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 19 팬데믹 만 2년 만에 영화제다운 모습을 부산 해운대에서 만날 수 있었다. 6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현장 객석을 채운 많은 관객과 영화 관계자와 함께한 행사로 진행됐다. 지난해 개막식과 폐막식 없이 오프라인 상영만 이뤄졌던 분위기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레드카펫 행사는 약 1200여 명의 관객과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주역인 임상수 감독과 배우 최민식, 박해일, 이엘, 임성재는 물론이고, 각 부문별 심사위원과 초청작 관계자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인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관객의 환호에 화답했다. 

"위로와 희망 줄 수 있었으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이 개막식 사회를 맡고 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이 개막식 사회를 맡고 있다. ⓒ 연합뉴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김규리가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돼 올해 2년만에 개최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70개국 286편 영화를 상영한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 김규리가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돼 올해 2년만에 개최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70개국 286편 영화를 상영한다. ⓒ 연합뉴스

 
사회를 맡은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 또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박소담은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영화계는 물론이고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가 위로와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하는 말씀을 들었는데 티켓팅이 아니라 '피켓팅'이라고 하더라. 그만큼 티켓 구하기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라며 영화제의 활기를 대신 전했다.

개막식에선 '한국영화 공로상'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 가수 한대수의 영상 축하 공연, 개막작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등 평년과 다르지 않은 행사로 채워졌다.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자로는 제작사 씨네2000, 그리고 영화인회의 이사장을 역임해 온 고 이춘연 대표가 선정됐다. 고 이춘연 대표는 <여고괴담> 시리즈 등 숱한 기획 상업 영화를 만들어 오며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끈 인물.  

고인 대신 모친과 함께 무대에 오른 아들 이용진씨는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오시지 않는 영화제에 오는 게 생소하다"며 "손주를 업고 해운대 바다를 걸으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그만큼 가정적이신 분이셨다. 앞으로 평생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감동을 안고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 또한 아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임 감독이 무대에 오르며 수상 소감을 밝히는 동안 객석에 앉아 있던 모든 배우와 영화인들이 기립해 박수를 치고 경청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 이후 지금까지 102편의 영화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은 "아직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작품을 찍어 보질 못했다. 이제는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 생전 그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싶다"면서도 "그럼에도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를 한평생 찍으며 살아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행복하게 생각한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남다른 소외 전한 최민식
 
 배우 최민식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에 참석하고 있다.

배우 최민식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무대 인사 자리에서 최민식은 "너무도 보고 싶었다. 이 말 외에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 주변엔 부산 시민을 비롯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휴대폰으로 레드카펫 참석 배우들을 촬영하며 박수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함께 개막식 현장을 멀찍이서 관람하던 한 관객은 "미국 뉴욕에 있다가 영화제 기간에 맞춰 한국에 왔다"며 "지난해엔 오프라인 행사가 없어서 못왔는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는 게 너무 좋다, 전반적으로 초청작들도 훌륭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산책 중에 걸음을 멈추고 레드카펫 행사를 보던 또다른 관객 역시 "유명인들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기에 오프라인 행사가 더 좋긴 하다"며 "코로나 백신을 대부분 2차까지 맞은 상황이라 크게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객은 "개인적으로는 부산영화제가 잘 나가다가 몇 년전부터 부산시가 개입해서 파국이 있었는데 지금은 점점 나아지는 흐름"이라며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좌석 거리두기 3단계 지침에 따라 각 행사마다 전체 좌석의 50%에 해당하는 관객을 채우게 됐다. 공식 상영작은 70개국 223편이며, 부산국제영화제가 태동한 남포동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비프 행사가 진행되고, 부산 지역 곳곳에서 동네 상영회 또한 이어진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총 63편, 올해 신설한 '동네방네비프'는 14개 지역에서 많은 영화들이 상영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 송중기 박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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