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9회 극적인 역전극으로 한화를 꺾고 4위 자리를 사수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 원정 2연패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두산은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게 3-9로 패한 5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61승5무56패).

두산은 선발 최승용이 1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지만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영하가 1.1이닝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고 9회를 막은 마무리 김강률은 18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8회까지 1-3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두산은 9회 마지막 기회에서 대타작전이 주효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의 9년 차 외야수 김인태가 대타로 출전해 극적인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승리를 견인한 것이다.

두산의 탄탄한 외야, 백업 선수들에게는 독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오재일(삼성), 오재원, 허경민, 김재호로 이어지는 탄탄한 내야진도 견고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공수를 겸비한 외야 라인 역시 상당히 강했다. 특히 2007년부터 이어진 이종욱(NC다이노스 작전·주루코치)과 김현수(LG트윈스),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정수빈, 임재철로 구성된 두산의 외야 라인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3 시즌이 끝나고 이종욱이 스승인 김경문 감독이 있는 NC로 이적하고 2015 시즌이 끝난 후에는 타선의 핵심이었던 김현수마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여전히 정수빈과 민병헌이 건재했지만 핵심선수였던 이종욱과 김현수의 잇따른 이탈은 두산으로서도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산은 주전 2명의 이탈을 전화위복으로 만들며 2016년 더욱 강력한 외야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두산은 2016년 뛰어난 장타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기 포지션을 찾지 못해 대타요원을 전전하던 김재환이 좌익수로 변신해 타율 .325 37홈런124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새로운 4번타자로 떠올랐다. 2015년 타율 .342를 기록하며 차세대 주전 외야수 자리를 예약했던 유망주 박건우 역시 주전 도약 첫 해 타율 .335 20홈런83타점95득점17도루로 친구 정수빈의 자리를 빼앗았다.

김재환-박건우-민병헌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외야진은 민병헌이 FA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한 2017년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민병헌이 떠난 2018년 외야수 부재로 고전하는 듯 했지만 그 해 가을 정수빈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자리가 채워졌다. 이처럼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친 젊은 외야수들이 5~6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백업 외야수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민병헌이 떠난 2018년 주전 경쟁을 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정진호(한화)와 조수행은 정수빈 전역 후 곧바로 자리를 내주고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장타력을 갖춘 스위치히터로 주목 받았던 국해성도 한정된 기회 밖에 얻지 못했고 민병헌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백동훈은 이적 후 4년 동안 100경기도 채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산의 강한 외야 때문에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핵심 유망주 김인태도 마찬가지였다.

친스에 강한 김인태, 두산 살린 역전 대타 홈런

천안북일고 시절 4할대 타율과 뛰어난 장타율을 겸비하며 고교 야구 최고의 외야수로 군림하던 김인태는 전면 드래프트로 실시된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이종욱, 정수빈 등 두산의 좌타 외야수들이 대부분 장타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현수가 FA로 팀을 떠날 경우 김인태는 장기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는 유망주로 꼽혔다.

실제로 김인태는 루키 시즌을 2군에서 보내고 곧바로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일찌감치 병역의무를 마쳤다. 하지만 김인태가 복귀했을 때 두산의 외야는 김재환, 박건우, 민병헌, 정수빈 같은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었다. 결국 김인태는 전역 후 4년 동안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117경기에서 타율 .231 5홈런2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산의 차세대 간판 외야수가 될 거라는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프로에서 8년의 시간을 보낸 김인태는 올해도 백업 외야수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전반기 정수빈의 극심한 부진과 부상을 틈 타 주전 출전 기회를 늘려 나갔다. 김인태는 전반기 70경기에서 타율 .275 5홈런24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정수빈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김인태는 다시 백업외야수 및 왼손대타요원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자칫 주전 자리를 내주고 위축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인태는 웜업존에서 배트를 휘두르며 다시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김인태는 6일 한화전 9회말 2사1,2루의 동점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대타 로 출전하며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김인태는 올 시즌 단 하나의 피홈런도 없었던 강재민의 6구째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진 김인태의 시즌 8호 홈런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김재환(24개)과 외국인 선수 호세 페르난데스(14개)를 제외하면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좌타자가 없다.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시즌 8개의 홈런을 때려주고 있는 김인태의 장타력이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 .357와 대타타율 .400을 기록하고 있는 김인태의 가치는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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