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의 주역들이 작품의 따뜻한 성격을 강조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 시사에 임상수 감독을 비롯, 배우 최민식, 박해일, 이엘, 조한철, 임성재가 참석해 영화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고 한 <행복의 나라>는 <나의 절친 악당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임상수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이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으로도 알려졌다. 영화는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탈옥수 203(최민식)과 마찬가지로 난치병을 앓고 있는 병원 직원 남식(박해일)이 함께 큰돈을 수중에 넣게 되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독일 영화 <노킹 온 헤븐즈 도어>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임상수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장에선 돈과 재벌 등을 소재로 한국사화를 차갑게 비판하던 임상수 감독의 전작과 다르다는 평이 주였다. 임상수 감독은 "나이가 드다 보니 죽음에 대해 마주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 느낌을 갖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임 감독은 돈과 연관된 영화긴 하지만 확실하게 전작과는 다른 영화임을 인정했다. "남식 입장에선 비참한 상황에서 어렵게 삶을 사는데 203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는 게 기분이 좋고 따뜻한 느낌이었다"며 그는 "인생 목표를 아무리 세워도 달성하긴 어려운데 그 과정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감이 된 <노킹 온 헤븐즈 도어>처럼 두 남성이 중심이 된 서사지만 영화엔 주요 악당의 우두머리로 윤 여사(윤여정)와 그의 딸(이엘)이 등장하고, 203과 남식을 쫓는 경찰 무리에서 서장 역할 또한 여성(김여진)이다. 

임상수 감독은 "작은 역할인데 이엘씨가 수락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며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하는 입장에서 균형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직의 높은 역할, 경철서장, 그리고 203을 끝까지 추격하는 순경을 여성으로 묘사하면서 분위기를 달리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엘은 "분량이나 캐릭터를 떠나 임상수 감독님과 여러 선배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작품을 언제 해보겠나.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배우 조한철(왼쪽부터), 이엘, 임성재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조한철(왼쪽부터), 이엘, 임성재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처음으로 같은 작품에 출연한 최민식과 박해일은 서로를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최민식은 "그간 해일씨 작품을 많이 봐서인지 낯설지 않았다. (만나서 얘길 하다보면) 술병이 많이 쌓이곤 했다"며 "10번 중 8번 정도는 멀쩡하게 시작했다가 몽롱한 상태로 무슨 얘긴지 모를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만큼 익숙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최민식 선배님과 언제 한번 작품에서 뵐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이번 기회에 감독님, 이엘 배우, 조한철 배우 등 많은 분과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며 박해일은 "숙소를 구해놓고 최민식 선배님과 시나리오를 가지고 정말 치열하게 얘기한 기억이 있다. 그때 이미 캐릭터를 구축했고, 현장에선 (서로가) 빠른 기차처럼 달려나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남식은 제가 출연한 작품을 모두 포함해서 가장 사랑스럽고 꼭 껴안아 주고 싶은 캐릭터"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모습에 숙연해졌다"고 덧붙였다.

영화 <행복의 나라로>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난 후 정식 개봉을 추진할 예정이다.
행복의 나라로 부산국제영화제 최민식 박해일 임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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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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