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잠실 원정에서 LG를 완파하고 6위로 올라섰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LG와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로 이어지는 5연전의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팀 완봉승을 거둔 SSG는 이날 kt 위즈와 4-4로 비긴 NC 다이노스를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57승11무58패).

SSG는 선발 최민준이 7이닝3피안타1볼넷2탈삼진 무실점의 '인생투'를 펼치며 시즌 3승을 따냈고 서진용과 신재영이 1이닝씩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1회 2사1,3루 기회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린 한유섬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최주환과 한유섬, 최지훈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팀 내 최고령 선수 '추추 트레인' 추신수는 4회 시즌 20호 홈런을 터트리며 KBO리그 역대 최고령 20-20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작년까지 52명 밖에 없었던 호타준족의 상징

잘 치고 멀리 치고 잘 달리는 타자는 모든 야구 선수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타자의 유형이다. 실제로 한 시즌에 많은 홈런과 많은 도루를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타자는 리그에서 더욱 가치 있는 선수로 인정 받는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 클럽도 KBO리그 역사에서 작년까지 단 52명 밖에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3할 타율이나 100타점 같은 기록보다 더욱 귀하게 나온 기록이다.

KBO리그에서 20-20 클럽에 가장 많이 가입한 선수는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과 '리틀 쿠바' 박재홍이다. 양준혁과 박재홍은 선수생활 동안 각각 네 번에 걸쳐 20-20 클럽에 가입했다. 양준혁은 2007년 만 38세의 나이에 최고령 20-20클럽에 가입했고 박재홍은 4번의 20-20클럽 중 무려 세 번이 30-30클럽이었다. KBO리그 역사에서 30-30 클럽은 총 8번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그 중 박재홍 혼자서 무려 3번이나 30-30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바로 '오리궁뎅이' 김성한이다. 프로 원년에는 3할 타율과 10승을 동시에 기록했던 '이도류' 선수였던 김성한은 정규리그가 120경기로 늘어난 1989년 타율 .280 26홈런84타점93득점32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하지만 당시만 해도 20-20 클럽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아 김성한의 20-20 클럽 가입은 다른 기록들에 비해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1996년과 1997년 2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LG 2군 타격코치)은 역대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하며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다. 1996년 25홈런57도루로 커리어 첫 20-20클럽에 가입한 이종범은 1997년 30홈런64도루로 2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30-30클럽을 달성했다. 이종범의 30홈런60도루 기록은 현재 이승엽의 56홈런 만큼이나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있다.

2001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했던 박경완은 24홈런21도루를 기록하며 포수로는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포수 20-20 클럽은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1999년의 이반 로드리게스를 제외하면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2015년 한국 생활 2년 차를 맞은 에릭 테임즈는 타율 .381 47홈런140타점130득점40도루를 기록하며 타격 4관왕과 함께 전인미답의 40-40클럽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복귀 첫 시즌부터 20-20클럽 가입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활약한 추신수는 4개 팀을 거치며 3번이나 20-20클럽을 달성했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의 강타자였다. 추신수가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 복귀를 결정했을 때 많은 야구팬들이 불혹이 된 추신수의 많은 나이를 걱정하면서도 여전히 건재할 추신수의 노련함과 변치 않은 기량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SSG 구단도 추신수의 기량을 인정해 27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의 연봉을 안겼다.

물론 단순히 연봉규모만 보면 올 시즌 추신수의 활약은 다소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많은 나이와 잔부상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지만 .258의 타율과 팀 내 3위(2.73)에 불과한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 등은 SSG가 추신수를 영입할 때 기대했던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SSG 역시 박종훈과 문승원 등 주력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 중위권에서 힘겨운 순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아쉬운 활약 속에서도 홈런과 도루 만큼은 시즌 내내 꾸준한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홈런 선두 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고 불혹의 나이에도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통해 꾸준히 도루를 적립해 나갔다.

10월 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20번째 도루를 기록한 추신수는 다음날 kt를 상대로 시즌 19호 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복귀 후 첫 20-20클럽 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리고 추신수는 5일 LG전을 통해 KBO리그 통산 54번째 20-20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첫 두 타석에서 삼진과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난 추신수는 팀이 3-0으로 앞서던 4회초 무사1루 세 번째 타석에서 LG선발 이민호의 초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20호 홈런을 터트렸다. 양준혁보다 10개월 늦은 39세2개월22일의 역대 최고령 20-20클럽 기록으로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올 시즌 리그에서 두 번째 20-20클럽 기록이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671안타218홈런157도루를 기록하며 화려한 커리어를 보냈지만 주로 약체팀에서 활약하는 바람에 가을야구 기록은 7경기가 전부다. 추신수 입장에서는 KBO리그 입성 첫 해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한국의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은 의지가 매우 강할 수밖에 없다. 역대 가장 늦은 나이에 20-20 클럽의 주인공이 된 추신수는 과연 올 시즌 SSG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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