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2> 포스터

<베놈2> 포스터 ⓒ 소니 픽처스 코리아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어벤져스'의 퇴장 이후 MCU는 다시 세계관을 성립하고 확장시켜야 하는 임무를 받게 되었다. 기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대신할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는 히어로 중 하나가 스파이더맨이다. 최근 스파이더맨 신작이 멀티버스 세계관을 통해 3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을 한자리에 모을 예정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마니아층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바 있다.
 
스파이더맨의 세계관 확장에 따라 주목받는 캐릭터가 있다.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그 성격은 완전히 다른, 빌런 히어로 '베놈'이다.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가 인간의 몸에 기생하면서 생성된 이 괴물은 추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핵심적인 반동 캐릭터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베놈이란 캐릭터 자체를 확립할 필요가 있었고 2018년 첫 솔로무비가 등장했다.
 
<베놈>의 평은 그리 좋지 못했으나 기대할 포인트는 충분했다. 기자 에디의 몸에 심비오트가 들어가면서 다소 혼란스런 인물의 내면처럼 스토리가 산만해 베놈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베놈과 대립하는 메인 캐릭터가 약했다는 점 등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이후 쿠키 영상을 통해 베놈의 상대역으로 클리터스 캐서디/카니지가 등장할 것을 암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베놈2> 스틸컷

<베놈2> 스틸컷 ⓒ 소니 픽처스 코리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감독을 앤디 서키스로 교체하고 아카데미 촬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로버트 리차드슨을 합류시키며 전작에서 보여줬던 아쉬움을 달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에디 브룩과 베놈 사이의 관계가 1편을 통해 자리 잡히면서 좀 더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능해졌다는 점 역시 포인트다. 이 포인트는 베놈은 물론 카니지의 캐릭터 역시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이들의 충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제는 서로가 한 몸을 공유하는 걸 인정하게 된 사이인 에디와 카니지는 마치 부부 같은 케미를 선보인다. 서로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애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코믹함을 유발한다. 거침없는 입담과 과격한 면모를 보여주는 호탕한 아빠 같은 베놈과 그런 베놈을 어르고 달래다 어떨 때는 같이 화를 내는 엄마 같은 에디는 환상(또는 환장)의 호흡을 보여준다. 상남자로 유명한 톰 하디의 이런 면모는 반전매력을 준다.
 
여기에 도입부부터 연쇄살인마 캐서디와 슈릭의 과거를 보여주며 생소할 수 있는 빌런 캐릭터들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다. 캐서디 캐릭터의 경우 베놈과 같은 힘을 얻어 카니지가 된 뒤 살인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섬뜩함과 함께 재미를 부여한다. 같은 능력임에도 숙주에 따라 억제하고자 하는 베놈과 분출하는 카니지는 대립각을 이룬다. 캐서디 역의 우디 해럴슨은 <올리버 스톤의 킬러> 때 선보였던 살인마 캐릭터의 매력을 약 30년 만에 다시 꺼낸다.
  
 <베놈2> 스틸컷

<베놈2> 스틸컷 ⓒ 소니 픽처스 코리아

 
전편이 액션에 있어 인상적인 장면이 카체이싱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베놈 대 카니지의 대결로 크리처물의 매력을 더한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카니지의 탈옥장면이다. 몸에서 튀어나오는 촉수는 물론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위력을 선보이며 베놈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자신이 지닌 엄청난 능력'이 무엇인지 그 파괴력을 제대로 실감하게 만든다. 파괴력 있는 두 크리처가 만나니 쾌감이 두 배로 상승한다.
 
아쉬운 점은 단순한 플롯이다. 에디와 베놈의 갈등은 물론 캐서디가 카니지가 되는 과정 역시 정직하게 일직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해당 장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가능할 만큼 플롯이 주는 매력이 적다. 이로 인한 단점은 후반부 서스펜스와 비장미의 부족함이다. 베놈과 카니지가 극적으로 엮이거나 두 크리처의 대결을 긴박하게 만들만한 이야기적인 매력이 부족하다 보니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베놈' 시리즈가 지닌 근원적인 문제는 여전히 어떻게 풀어나가야 좋을지 남은 숙제다. 베놈 캐릭터의 흉폭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등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 캐릭터가 지닌 본연의 매력을 완전히 담아내기 위해서는 다소 수위 높은 표현이 필요하다. 마블의 불량영웅 '데드풀' 시리즈처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시도하는 게 좋아 보이지만 그럴 경우 시리즈의 흥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고민으로 남는 지점이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전작에 비해 베놈이란 빌런 히어로의 가능성을 확연하게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에디와 베놈의 호흡이 자리를 잡았으며 액션 장면에 있어 파괴력을 더했다. 여기에 쿠키 영상을 통해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센스를 더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베놈'은 스파이더맨의 일부가 아닌 '베놈' 그 자체의 시리즈로 기억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 개인 블로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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