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얼마 전 종영한 tvN <식스센스2>의 큰 성과는 예능인(?) 이상엽의 재발견이었다. 그동안 빼어난 연기력과 예능감으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해온 그였지만 출연 편수에 비해 예능 속 화제성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었다.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 <시베리아 원정대>(이상 2019년), <세 얼간이>(2020년), tvN <전국방방쿡쿡>(2021년) 등 전업 예능인 이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지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건 이들 예능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한 요인이었다.  

그런데 2021년, 이상엽은 제대로 합이 맞는 <식스센스2>를 거치면서 드디어 시청자들을 마음을 관통하는 주목도, 관심, 화제성을 단숨에 획득할 수 있었다.  

이번엔 <놀토> 등장... 각종 개인기 대방출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아래 '놀토')에선 <식스센스2>의 동료 이미주와 더불어 이상엽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온갖 성대모사 개인기를 쏟아내면서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미 각종 예능에서 자주 사용했던 특유의 장기였지만 <놀토> 가족들의 뜨거운 환호와 격려에 힘입어 더욱 완성도 높은 닮은 꼴 목소리를 표현해낸다. 

​"국밥 먹고 갈래요"라고 살짝 느끼한 톤으로 표현하는 정우성을 시작으로 원빈, 이정재 등의 각종 명대사를 쉼없이 쏟아내면서 힌트 획득에 성공한다. 후배 이미주의 표현처럼 <식스센스2>에선 "제발 그만 좀 해"라는 구박 쏟아지는 반응이었지만 <놀토>에선 신기한 듯 바라보는 고정 멤버들의 분위기에 심취해 누가 시키지도 않은 추가 개인기까지 총동원하면서 결국 힌트 획득에 성공한다.

뿐만 아니라 다소 기괴한 목소리로 들려준 가사 맞추기에서도 <식스센스2>를 통해 단련된 추리력을 총동원해 결국 정답을 구하는 과정에 큰 몫을 담당해준다. 단순히 신작 홍보를 위해 나오던 일반적인 배우들과 다르게 고정 예능 종영 후 출연한 그는 이날 만큼은 '예능인 이상엽'이었다.

<식스센스2>로 제대로 꽃피운 예능감
 
 tvN '식스센스2'의 한 장면.

tvN '식스센스2'의 한 장면. ⓒ CJ ENM

 
​이상엽이 <식스센스2>를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된 건 등장과 동시에 마련된 캐릭터의 힘이 크다. '엽상이', '삼겹' 등의 별명 획득과 더불어 그에게 부여된 역할은 구박받는 오빠이자 남동생 같은 역할이다. 기존 오나라-전소민-제시-이미주 등 유재석조차 두 손 두 발 다 든 자기 주장 강한 멤버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언제나 주눅 들고 위축된 존재이지만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정감어린 인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다.

또한 그간 여러 예능에서 자주 활용되었지만 이제는 식상한 코드로 인식되기도 하는 '러브라인'도 이상엽의 존재감을 제대로 부각시키는 데 보탬이 되었다. 기존 멤버 제시와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면서 마치 코믹 드라마 및 영화 속 커플을 연상시키는 좋은 호흡에 힘입어 매주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 수 있었다.

​늘 예리한 추리력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결과는 '꽝'으로 귀결될 만큼 낮은 적중률 (총 13번 출연 중 5회 금감 획득) 또한 허당 이미지를 그에게 입혀주는 데 큰 힘이 되어줬다. 다른 출연자들과 다르게 전담 카메라맨 없이 CCTV와 헬리캠이 담당해주고 있다는 유재석의 농담처럼 이상엽은 중심에서 한 발 벗어난 입장에 놓였지만 이를 통해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다.

각종 프로그램 거치면서 예능 능력치 향상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오랜 기간에 걸친 예능 출연은 배우 입장에선 대중들에게 친밀도를 키우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대신 이미지 소모라는 단점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엽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거의 매년 한 번씩 거쳐간 SBS <런닝맨>을 비롯해서 다양한 프로그램 게스트로 조금씩 예능의 맛을 느꼈던 그는 유재석, 이수근, 김종민, 김준호, 차태현 등 내로라하는 예능 고수들과의 고정 출연을 통해 자신의 능력치를 꾸준히 업그레이드시켜 왔다.  

우연한 기회에 빵 터지는 상황 연출에 힘입어 깜짝 스타로 탄생하는 사례와는 대비되는 이상엽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눈 여겨볼 만하다. KBS <한번 다녀왔습니다>, SBS <굿캐스팅>(이상 2020년), MBC <미치지 않고서야>(2021년) 등 꾸준히 드라마 출연도 병행하면서 고른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기에 최근 활약상은 눈부시게 다가온다.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늘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성장해온 이상엽은 그런 점에서 올해 tvN을 빛낸 예능 인재 중 한 명으로 손꼽을 만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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