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을 타고났다.'

최근 KBL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부러움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팀이 있다. 다름 아닌 수원 KT 소닉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5년간 KT의 드래프트 운은 그야말로 KBL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1, 2순위를 독식한 데 이어 2018년 1순위, 2019년 7순위, 2020년 2순위, 그리고 올해 2순위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드래프트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2019년이 다소 아쉬울 법하지만 해당 연도는 5년간 가장 선수층이 얇은 드래프트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기간을 통틀어 최고의 1번 허훈, 최고의 3번 양홍석에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정도면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 등을 쓸어 담으며 '인삼신기'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던 안양 KGC와 역대 최고 신인드래프트 행운을 다툴 만하다.

KT 신인드래프트 신화는 프랜차이즈 스타 조성민 트레이드부터 시작됐다. 당시 KT는 조성민이 노쇠화가 왔다고 판단하고 LG 김영환과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2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2017년 허훈에 이어 양홍석까지 지명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조성민은 LG에서 부활하지 못하고 은퇴를 했고, 김영환은 지금까지도 뛰고 있다. 결과적으로 KT는 조성민을 보내면서 김영환, 양홍석이라는 신구 최고 3번 자원을 모두 확보하게 된 셈이다.
 
 연이은 드래프트 대박행진으로 KT의 우승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

연이은 드래프트 대박행진으로 KT의 우승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 ⓒ 수원 KT

 
위기도 있었다. KT 서동철 감독은 2018년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고려대 포워드 박준영(25·195㎝)을 뽑는다. 박준영이 나쁜 선수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동국대 가드 변준형(25·185㎝)을 예상하고 있었던지라 KT팬들의 반발은 엄청났다. '같은 고려대 출신이라고 뽑은 것 아니냐?'는 학연픽 논란까지 있었다.

이같은 논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박준영도 좋은 선수로 차분히 성장하기는 했지만 변준형은 첫해, 평균 19분 2초를 뛰면서 8.3점, 2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 중 한 명으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2017년 이재도와 김승원을 내주고 김기윤과 김민욱을 받고, 2018년 박지훈을 내주고 한희원과 김윤태를 받은 KGC와의 맞트레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비난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KGC는 리빌딩 상황에서 KT로 인해 이재도, 변준형, 박지훈 등을 줄줄이 수혈할 수 있었고 일약 가드 왕국으로 발돋움한다. 이를 지켜보는 KT팬들의 마음이 아팠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KT의 가드난은 2020년 2순위로 연세대 장신 가드 박지원(23·191㎝)을 뽑으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다. 박지원은 외곽슛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당찬 플레이를 펼치며 허훈의 백업가드 혹은 파트너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허훈, 양홍석을 보유하고도 팀이 삐걱거릴 수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드래프트 운이 따라준 것이다.

이같은 KT의 드래프트 운은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 시즌 KT는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위 3개팀을 모두 제치고 2순위 행운을 얻어냈다. 결과는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22·203.5㎝)로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대로 천운의 연속이다.

계속된 드래프트 운에 힘입어 KT는 허훈, 박지원, 양홍석, 박준영, 하윤기라는 젊고 탄탄한 국내 멤버를 구축하게 됐다. 거기에 김영환, 김현민, 김민욱, 김동욱 등 경험 많은 베테랑 라인도 건재하다. 그야말로 우승 라인업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KGC가 오세근을 얻으며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듯 KT 역시 하윤기를 얻음으로써 완전체가 되었다는 평가가 팬들 사이에서 쏟아져 나온다. 외국인 선수 역시 검증된 캐디 라렌(31‧204cm)을 선택하며 방점을 찍은 상태다. 허훈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생기기는 했으나 시즌 중 돌아올 것인지라 풍부한 선수층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버틸 만하다는 분석이다,

KT는 전신 광주 나산 플라망스, 여수 골드뱅크 시절부터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첫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확실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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