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2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초보 보호자들을 위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켄넬 훈련, 목줄 훈련, 산책 훈련, 규칙 훈련 등 '초보용 커리큘럼'을 담았다. 이번 주 고민견은 스탠더드 푸들이었다. 스탠더드 푸들은 체고가 약 45~60cm 정도로 덩치가 커 대형견에 속한다. 기본적으로 푸들은 지능이 높아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훈련하게 쉬워 반려견으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강형욱 훈련사는 스탠더드 푸들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드문데, 그 이유는 미용비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더드 푸들은 주기적인 미용은 필수인데 워낙 덩치가 커서 한번에 50만 원 정도의 미용비가 든다고 한다. 하루 만에 미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스탠더드 푸들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반월이(수컷, 14개월)는 평소에는 순하고 귀여운데, 그분(?)이 오시면 돌변해 무분별한 입질을 했다. 마치 사냥하듯 보호자들에게 달려들었다. 키가 77cm로 보통 스탠더드 푸들보다 큰 녀석이 점프하니 무서울 만했다. 보호자들은 애초에 입양을 결심했을 때는 푸들이라 작은 체구의 귀여운 개를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사람 키만 해서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놓았다. 

개를 키우는 게 처음이라 어색한 보호자들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개를 키우는 게 처음이라 엄마 보호자와 형제 보호자는 모든 게 어색했다. 산책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반월이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혼자 뛰쳐나갔고, 목줄이 끊어져라 입질을 했다. 엄마 보호자는 가끔 그 힘을 못 이겨 목줄을 놓칠 때도 있다고 했다. 통제를 벗어나 사고가 날까 두려워 했다. 다른 동물들을 보면 흥분해 공격성을 보인다는 점도 문제였다. 

제일 큰 문제점은 역시 입질이었다. 반월이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딱' 소리를 내며 입질했다. 강형욱은 극한 흥분 상태일 때 그리한다고 설명했다. 보호자에게는 공포의 소리였다. 동생 보호자는 물릴까봐 강하게 제지하지 못했고, 반월이는 기세 좋게 짖어댔다. 통제보다는 피하기 바빴다. 형 보호자가 대신 제지했지만, 반월이는 좀전보다 더 크게 이빨 소리를 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강형욱은 문제를 단정지어 상담하기보다 반려견을 키운 지 얼마 안 된 사람들, 이른바 '개알못'을 위한 교육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반월이의 문제보다 보호자들의 경험 부족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현관에서 외부인과 인사하는 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낯선 사람만 보면 소변을 보는 건 개의 입장에서는 '선물'과 비슷하지만, 고쳐야 할 행동이었다. 

그렇다면 딱딱 소리를 내며 무는 건 왜 그럴까. 강형욱은 반월이가 어렸을 때 충분히 놀지 못했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했다. 만약 어릴 때 충분히 놀거나 뛰며 시간을 보냈다면 나쁜 습관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반월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양질의 산책이다. 보호자들은 하루에 두 번씩 산책을 나가고 있다고 했지만, 강형욱의 기준에는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 

"입질 훈련은 당장은 안 할 거예요. 주차 단속을 하려면 주차장을 만들어줘야 됩니다. 내가 혀가 쪽 빠질 정도로 뭔가 해주고 난 다음에 '이 장난은 안돼!'라고 말할 권리가 생겨요."

어릴때 투정 많이 들어줘야 한다고 한 이유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강형욱은 '1일 4산책'을 제시했다. 대형견의 운동량은 보호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라는 의미였다. 강형욱은 당장 입질 훈련에 돌입하지는 않을 거라며 일단 땀을 먼저 흘리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호자가 반려견의 에너지를 해소해 주고 난 다음에야 야단도 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반월이는 왜 입질을 하는 걸까. 위협하려는 의도일까, 정말 공격성이 있는 걸까. 반월이는 주로 놀아주려고 할 때 입질을 했는데, 강형욱이 그 순간 목줄을 잡아채자 깜짝 놀라 시무룩해졌다. 반월이는 그 이후 계속해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보호자들이 달래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굉장히 소심했다. 이경규도 반월이와 같은 개는 처음본다며 신기해했다. 

강형욱은 개가 어렸을 때 투정을 많이 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아기에 다양한 감정 표현을 하면서 교감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월이는 그런 표현을 하지 못한 채 자랐을 가능성이 높았다. 쉽게 의기소침해지는 건 그래서였다. 보호자들은 어렸을 때 많이 외로웠을 반월이를 생각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심하고 여린 반월이의 속내를 알게 돼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이제 산책을 나갈 차례이다. 강형욱은 대형견과의 산책은 어때야 하는지 몸소 가르쳤다. 반월이가 목줄에 입질을 하는 까닭은 단지 놀고 싶어서였다. 강형욱은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보호자들을 안심시켰다. 다만, 제멋대로 뛰쳐나갈 때는 죽을 툭 하고 잡아당겨 제지할 필요는 있다. 대신 좀 빨리 걷거나 뛰면서 반월이의 에너지 레벨에 맞춰줘야 했다. 

산책 중에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강형욱은 "친절한 보호자가 친절한 개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산책 중에 주변에 사람들에 나타나면 혹시 불편하지 않은지 세심하게 살피라고 조언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였다. 충분한 산책을 하게 된 반월이는 점차 보호자들의 통제에 적응했고, 문제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 보호자들은 반월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보호자들의 경험 부족'이라는 강형욱의 지적에 깨달음을 얻었다. 강형욱은 보호자들에게 리더의 역할과 태도, 책임감을 전수하며 반월이와 훨씬 더 좋은 관계를 맺도록 도왔다. 많은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을 '고민견'이라 여기지만, 그스로 보호자로서 경험이 부족하지 않은지 리더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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