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연예인+매니저의 특별한 케미를 전달해주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가 지난 25일 방송에선 조금 특별한 인물을 초대했다.  최근 개봉중인 영화 <기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배우 이수경과 일일 매니저로 등장한 소속사 사장님이 예상 밖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선배 배우이기도 한 김남길.  

최근 연예기획사를 설립하고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가 <전참시>의 트레이드 마크인 '매니저 티셔츠'를 입고 화면에 등장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거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굳이 사장님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현장에 그가 함께 출연하게된 목적은 이미 예상한 바 대로 홍보 때문이다.  단 한명 뿐인 소속 연기자 및 출연한 작품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발벗고 뛰어다니게 되었다.  

신예 소속배우 일일 매니저 자처한 김남길​
   
백상예술대상(영화 부문 조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영화팬들에겐 일찌감치 연기 잘하는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이수경이지만 흥행 대작에 등장한 경험은 없다보니 아직 많은 TV 시청자들에겐 낯선 존재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예능 프로그램에선 얼굴 조차 내민 적이 없다보니 부담반 긴장반의 심정이 <전참시> 화면에서도 목격되곤 했다.  

​쉽지 않은 지상파 예능 첫 출연의 떨림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준 건 바로 '사장님' 김남길이었다.  예능 단골 등장 인물은 아니지만 tvN <시베리아 선발대>, <바닷길 선발대> 등 긴 호흡을 갖고 이뤄지는 관찰형 야외 프로그램을 연달아 소화하면서 김남길은 드라마, 영화와는 사못 다른 환경에도 일찌감치 적응한 선배 답게 <전참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기 시작한다.

​영상 콘텐츠물 촬영을 위한 사전 인터뷰부터 영화 홍보 행사 현장에 이르는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는 등 고된 하루가 이어졌지만 틈틈히 나누는 각종 대화를 통해 사장님 vs 소속 연예인 대신 편안한 선배와 후배의 모습을 <전참시> 속 절반 넘는 시간 동안 보여주며 쏠쏠한 재미를 제공해준다.  비록 예상치 못했던 대스타의 등장에 잠시 이수경의 존재가 가려진 부분도 살딱 존재하긴 했지만 '일일 매니저'가 있어준 덕분에 예능의 부담감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모든게 돈, 돈, 돈...만만찮은 회사 경영
   
이번 <전참시>에서 흥미를 유발한 지점은 김남길의 사장님으로서의 일과였다.  본인과 이수경, 단 두명 뿐인 소속 연예인을 거느린 신생 기획사의 대표로서 각종 경비 지출과 관련된 서류 결재는 그동안 화면에서 봐왔던 배우와는 사못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각종 업무 하나 하나마다 크고 작은 돈이 쓰여지다보니 사장의 입장에선 꼼꼼히 신경써야할 부분이 산더미 마냥 쌓이게 되는 것이다. 

​"멀리 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 라는 나름의 경영 철학을 피력하지만 이내 "직원들이 빵이나 음료수 마실때 그거 네 돈으로 사 먹는거니?"라고 되묻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는 등 <전참시>는 마치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로의 방향 선회도 엿보였다.  

​이를 두고 함께 자리한 MC와 패널 연예인들은 애교섞인 질책도 건냈지만 기획사를 운영중인 MC 송은이 만큼은 공감을 표시한다.  "김남길이 잘 하고 있다"라고 칭찬의 말을 건낸 그녀는 "작은 걸 아껴서 티 나게 쓰는 게 좋다. 뭔가를 써도 더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하고 기분 좋은 것"이라고 선배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곁들여 조언을 건낸다.

적극적인 홍보였지만 거부감 '제로'로 만든 이유​
   
여타 프로그램도 그러하지만 예능과 인연이 없던 배우들이 갑자기 출연하게되는 1순위 이유는 바로 신작 홍보 때문이다.   작품의 이름부터 내용을 많은 시청자들에게 작게나마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예능 출연이고 이수경 또한 그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전참시>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스타 사장님까지 일일 매니저라는 직함을 달고 나서다 보니 일부 시청자의 눈에는 영화 뿐만 아니라 신예 배우를 소개하는 노골적인 홍보로도 비춰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날의 <전참시>는 우려감을 뒤로 한채 모처럼 유쾌한 시간을 제공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마련해줬다.  앞서 지난 6월 출연했던 형돈이와 대준이의 매니저 상황극에 비유할 만큼 "일일 매니저로 나선 톱스타"라는 인위적인 설정이 가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참시>는 촬영 내내 편안하게 화면을 장식해준 김남길의 존재에 힘입어 거부감을 제로로 만들면서 큰 힘을 얻었다.  

​자신 또한 예능 고수는 아니었지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능숙하게 소속 연예인이자 후배 배우 이수경을 이끌면서 시청자에게 눈 여겨볼 배우 한명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준다.  그리고 2019년 SBS <열혈사제>이후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 김남길에 대한 갈증도 상당부분 해소시켜줬다.  또한 다양한 작품 속 카리스마 강한 인상과는 전혀 다른 소탈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을 해소시킨 점은 이번 <전참시>가 거둔 예상 밖 수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