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삼성을 완파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터트리는 타격쇼를 펼친 끝에 17-8로 승리했다. 추석연휴 마지막날을 맞아 5058명의 관중이 모인 영남 라이벌전에서 삼성을 완파한 롯데는 공동 5위 NC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히며 5강 경쟁을 위한 희망을 이어갔다(52승 3무 58패).

롯데는 선발 이승현이 4.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6회에 등판한 3번째 투수 구승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승째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손아섭이 3안타 4타점 4득점, 딕슨 마차도가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리그 정상급 우타 외야수 전준우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인 6타점을 폭발하며 롯데의 승리를 이끌었다.

3년 연속 3할 치고도 4년 34억 원 계약
 
역전 적시타 치는 전준우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더블헤더 1차전. 롯데 4회초 1사 만루에서 3번타자 전준우가 좌익수 앞으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 역전 적시타 치는 전준우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더블헤더 1차전. 롯데 4회초 1사 만루에서 3번타자 전준우가 좌익수 앞으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 연합뉴스

 
야구 선수들은 프로 입단 후 1군 진입 첫 시즌과 FA를 앞둔 시즌의 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1군 진입 첫 시즌의 활약에 따라 향후 꾸준한 1군 잔류 여부가 결정되고 예비 FA 선수들은 FA를 앞둔 시즌의 성적에 따라 노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FA를 앞둔 선수들이 평소 같으면 결장을 해야 할 부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무리해서 경기출전을 강행해 조금이라도 좋은 성적을 내려 하는 이유다. 

실제로 KIA타이거즈의 최형우는 두 번째 FA를 앞둔 작년 시즌 타율 .354 28홈런 115타점 93득점의 성적으로 생애 두 번째 타격왕에 등극했고 39세 시즌을 앞두고 KIA와 3년 총액 47억 원이라는 좋은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 반면에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던 LG트윈스의 좌완 차우찬은 35세 시즌을 앞두고 인센티브 14억이 포함된 2년 총액 20억 원에 FA계약을 맺었다(차우찬이 4년 전 LG로 이적할 때 받은 금액은 4년 95억 원이었다).

손아섭과 함께 오랜 기간 롯데의 외야 한 자리를 지켰던 전준우 역시 꾸준함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실제로 전준우는 롯데의 주전 자리를 차지한 2010년부터 매년 3할 언저리의 타율과 100개 이상이 안타, 두 자리 수 홈런, 60개 이상의 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꾸준함을 자랑한다. 군 전역 시즌이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세 자리 수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고투저가 절정을 이루던 2018년 전 경기에 출전한 전준우는 타율 .342 33홈런 90타점 118득점의 성적으로 최다안타왕과 득점왕,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타고투저가 지나치게 심해졌다고 판단한 한국야구위원회에서는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춰 투타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2019 시즌 타자들의 장타력이 크게 떨어졌다.

전준우 역시 직전 시즌에 비하면 타격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그 와중에도 타율 .301 22홈런 83타점 85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간판타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롯데는 2019 시즌이 끝난 후 FA 내야수 안치홍 영입에 열을 올리느라 30대 중반에 접어든 전준우에게 만족스런 액수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팀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전준우는 4년 총액 34억 원의 조건에 롯데에 잔류했다.

득점권 타율 .427, 이런 FA 또 없습니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허문회 감독은 수비력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전준우에게 1루와 외야를 병행시킬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전준우는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에 적응하지 못했고 작년에도 좌익수로만 출전하며 외야에 전념했다. 전역 후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전준우는 작년 타율이 .279로 떨어졌지만 26홈런 96타점 95득점으로 여전히 롯데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롯데의 새 주장으로 선임된 전준우는 후배들을 이끌어 롯데를 4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작년 주춤했던 타격 성적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2가지 목표가 있었다. 전준우는 올해 전반기 77경기에서 타율 .328 4홈런 51타점 51득점을 기록하면서 떨어졌던 성적을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홈런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롯데 타선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 활약했다.

전준우는 후반기에도 타율이 .305로 다소 떨어졌지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롯데 5강 도전의 선봉에 서고 있다. 특히 8월 16경기에서 타율 .217 6타점 6득점으로 부진했던 전준우는 9월 20경기에서 타율 .380 2홈런 18타점 13득점으로 성적을 대폭 끌어 올렸다. 팀의 주장으로서, 그리고 중심타자로서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후반에 성적이 좋아진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전준우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삼성을 상대로 5000명의 홈 관중들 앞에서 4개의 안타로 6타점을 쓸어 담는 화끈한 타격쇼를 선보였다. 1회 첫 타석부터 중전 적시타로 동점 타점을 기록한 전준우는 3회에도 1사 만루에서 주자 3명을 불러 들이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6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전준우는 8회에도 득점권에서 안타 하나를 추가했지만 타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날 득점권에서만 4개의 안타를 추가한 전준우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427, 만루시에는 무려 .692(13타수9안타)라는 놀라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수가 줄었다고 해서 전준우가 올 시즌 부진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56억의 정수빈(두산 베어스, .242), 47억의 최형우(KIA, .238) 등 고액 FA들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34억의 전준우는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가성비FA'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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