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기성용이 나란히 골맛을 봤지만 묘하게도 둘 다 오프 사이드 판정이 나오는 바람에 김이 빠져버린 게임이 되고 말았다. 최근 다섯 번의 경인 더비가 모두 1-0으로 끝났기에 이번 게임은 이전보다 더 많은 골들이 나올 분위기였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것 또한 축구였다.

안익수 신임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이 22일(수)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을 0-0으로 득점 없이 비겼지만 10위(30점 7승 9무 14패 30득점 38실점)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간발의 차, 오프 사이드

새 감독 효과로 바닥을 찍고 일어나기 시작한 FC 서울은 최근 3게임 연속 패배의 늪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상대로 연승을 노렸다. 그 의지 그대로 게임 시작 후 10분도 안 되어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을 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은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얼리 크로스를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바로 앞으로 찔러줬고 이 타이밍에 맞게 박주영이 빠져들어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FC 서울의 두 기둥이 합작한 골이라 더 특별한 순간이었지만 박주영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두 번째 선수보다 약간 앞서 있다가 공을 받으러 나간 것을 1부심의 올라간 깃발이 확인시켜 주었다.

FC 서울은 이보다 더 아쉬운 순간을 한 번 더 겪었다. 36분에 기성용의 시원한 오른발 중거리슛이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사람의 눈으로 판단하기에 곤란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순간이 그 앞에 있었다. 중거리슛을 성공시킨 기성용은 잘못이 없었지만 직전에 공을 주고받는 순간 박주영이 또 한 번 오프 사이드 포지션임을 VAR 시스템이 잡아낸 것이다. 

전반전 두 번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후반전 선수 교체로 결정타를 노린 양 팀은 '조영욱-나상호-팔로세비치'(이상 FC 서울)와 '무고사-네게바-송시우'(이상 인천 유나이티드)가 각각 중심에 서서 상대를 위협했지만 마무리 정확성이 조금 모자랐다. 조영욱과 나상호처럼 빠른 역습을 막아내기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는 발 빠른 수비수 김연수를 내세운 것이 효과를 발휘했고, FC 서울은 경험 많은 기성용을 이전보다 더 수비적인 미드필더로 뛰게한 것이 맞춤형 전술이었다.

그래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후반전 교체 선수 네게바와 송시우는 77분에 타이밍 적절한 2대 1 패스로 결승골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네게바의 오른발 칩킥이 홈 팀 골키퍼 양한빈의 세이브에 걸리는 바람에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야 했다.

한편, 이 게임보다 앞서 수원 빅 버드에서 열린 수원 FC와 성남 FC의 게임은 홈 팀 수원 FC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대구 FC와의 3위 싸움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68분에 성남 FC의 키다리 골잡이 뮬리치가 운 좋은 첫 골을 뽑아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로부터 7분 뒤에 수원 FC의 동점골이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로 나왔다. 뮬리치에게 먼저 골을 내줄 때 실수를 저질렀던 잭슨이 곧바로 동점골을 헤더로 성공시켰으니 그 감흥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자신감을 되찾은 수원 FC는 후반전 추가 시간에 믿기 힘든 골들을 더 넣으며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누린 것이다. 90+2분에 터진 역전 결승골도 세트 피스였다. 무릴로가 차 올린 측면 프리킥을 수비수 곽윤호가 헤더로 연결했고 후반전 교체 선수 정재용이 빠져들어가며 발리슛을 성공시켰다.

잠시 빌려쓰고 있는 빅 버드를 축구 극장으로 만든 수원 FC는 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지나서 성남 FC의 자책골까지 얻어내 뜻밖의 3-1 승리를 거두고,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을 1-0으로 이긴 3위 대구 FC(47점 13승 8무 9패 36득점)를 승점 3점 차(수원 FC 44점 12승 8무 10패 44득점)로 따라붙었다.

이제 FC 서울은 오는 26일 오후 3시 빅 버드에서 수원 블루윙즈를 만나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슈퍼 매치를 치르게 되며,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하루 전(25일, 토) 오후 7시 전주성으로 들어가 전북 현대를 만난다. 그리고 대구 FC와 수원 FC의 3위 싸움이 토요일 오후 7시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실제로 벌어지게 됐다.

2021 K리그 1 결과(9월 22일, 왼쪽이 홈 팀)

★ 제주 유나이티드 0-1 대구 FC [득점 : 에드가(82분,도움-김진혁)]

수원 FC 3-1 성남 FC [득점 : 잭슨(75분,도움-무릴로), 정재용(90+2분,도움-곽윤호), 박수일(90+5분,자책골) / 뮬리치(68분,도움-서보민)]

FC 서울 0-0 인천 유나이티드 FC

2021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30게임 58점 16승 10무 4패 49득점 33실점 +16
2 전북 현대 30게임 57점 16승 9무 5패 53득점 30실점 +23
3 대구 FC 30게임 47점 13승 8무 9패 36득점 34실점 +2
4 수원 FC 30게임 44점 12승 8무 10패 44득점 43실점 +1
5 수원 블루윙즈 30게임 39점 10승 9무 11패 38득점 38실점 0
6 포항 스틸러스 29게임 39점 10승 9무 10패 30득점 32실점 -2
7 인천 유나이티드 FC 29게임 37점 10승 7무 12패 32득점 38실점 -6
8 제주 유나이티드 29게임 35점 7승 14무 8패 31득점 33실점 -2
9 성남 FC 30게임 31점 7승 10무 13패 25득점 37실점 -12
10 FC 서울 30게임 30점 7승 9무 14패 30득점 38실점 -8
11 광주 FC 29게임 30점 8승 6무 15패 29득점 36실점 -7
12 강원 FC 26게임 27점 6승 9무 11패 28득점 33실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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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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