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 클럽의 조직력은 예상했던 대로 놀라웠다. 첼시 FC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빅 이어를 들어올린 뒤 점점 더 강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연고지 라이벌 팀 토트넘 홋스퍼의 안방에서 마음껏 자랑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A매치 출장 중 부상을 당했던 손흥민이 돌아와 풀 타임을 뛰었지만 6만59명 홈팬들 앞에서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첼시 FC가 한국 시각으로 20일(월) 오전 0시 30분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FC와의 어웨이 게임을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리버풀 F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승점(13점)으로 흥미진진한 선두권을 이루게 됐다.

첫 골과 마무리 골을 수비수가 넣은 첼시 FC

홈 팀 토트넘 홋스퍼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다행스럽게도 부상을 털고 돌아온 손흥민을 맨 앞에 세우고 해리 케인을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에 두는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다국적 쓰리백 '안토니오 뤼디거(독일)-티아구 시우바(브라질)-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덴마크)'이 중심을 잡은 첼시 FC의 수비벽을 허물지 못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33분에 결정적인 선취골 기회를 잡았다. 지오반니 로 셀소의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받아 첼시 FC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고 빠져들어갔지만 왼발 끝으로 찔러넣으려는 마무리가 각도를 줄이며 과감하게 달려나온 첼시 FC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선방에 잡히고 말았다. 

이 순간을 포함하여 토트넘 홋스퍼가 기록한 슛 기록은 모두 8개였는데 그 중 2개만 유효슛으로 남았다. 나머지 유효슛 하나는 64분에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해리 케인의 오른발 중거리슛이었다. 반면에 라이벌 첼시 FC는 무려 20개의 슛을 날렸고 그 중 절반인 10개의 유효슛으로 3골을 만들어내 기분 좋은 완승을 거뒀다.

이처럼 대표적인 공격 지표만 놓고 봐도 어웨이 팀 첼시 FC가 압도한 게임이었다.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을 떠나 첼시 F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벨기에 국가대표 골잡이 로멜루 루카쿠가 맨 앞에 나섰지만 그에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상대 수비수들이 좀처럼 감당하기 힘든 다양한 공격 전술이 돋보였다. 한 마디로 첼시 FC가 펼치는 공격 흐름은 공 줄 곳이 많이 보이는 축구였다. 게임을 펼치는 선수들도 재미있어 보였고 보는 이들은 덩달아 축구 특유의 박진감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내고 이어진 후반전 4분만에 첼시 FC의 코너킥 세트 피스 첫 골이 터졌다. 마르코스 알론소가 왼쪽에서 감아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티아구 시우바가 이마로 내리찍어 성공시킨 것이다. 바로 앞에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델리 알리가 같이 떠올랐지만 티아구 시우바의 위치 선정이 탁월했다.

첼시 FC의 두 번째 골은 운도 따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메이슨 마운트 대신 달려들어간 귀요미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57분에 오른발로 찬 중거리슛이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몸에 맞고 방향이 살짝 바뀌어 오른쪽 기둥 하단에 맞고 굴러들어갔다. 

사실 토트넘 홋스퍼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슈퍼 세이브들이 아니었다면 적어도 5-0 이상의 점수판이 만들어졌을 게임이었다. 75분에도 첼시 FC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가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는데 니어 포스트 방향으로 마중나가며 돌려넣으려고 한 티아구 시우바의 헤더 슛을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기막히게 쳐냈다. 5분 뒤에도 은골로 캉테의 역습 패스를 받은 후반전 교체 선수 티모 베르너가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역시 위고 요리스의 침착한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이 이어지면서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홈팬들이 실망감을 안고 빠져나갔고 90+2분에 또 한 명의 수비수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티모 베르너가 오른쪽 끝줄 방향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꺾어서 준 컷 백 크로스를 안토니오 뤼디거가 오른발로 차 넣은 것이다. 

이처럼 '골 넣는 수비수'라는 말이 현대 축구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첼시 FC는 그러한 수비수들 말고도 4명의 미드필더(마르코스 알론소, 마테오 코바치치, 조르지뉴,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와 2명의 세컨드 스트라이커(카이 하베르츠↔티모 베르너, 메이슨 마운트↔은골로 캉테)에 이르기까지 여럿이 어울려 정확하면서도 경쾌한 패스 플레이로 보는 이들에게 축구의 맛을 다양하게 느끼도록 해 주었다.

맨 앞에 선 로멜루 루카쿠는 주로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는 보조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유기적인 조직력이 어떤 축구를 만들어내는지 2016-2017 시즌에 이어 5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첼시 FC가 잘 말해주었다.

이제 첼시 FC는 25일(토) 오후 8시 30분 스탐포드 브리지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게 되며, 토트넘 홋스퍼는 27일(월) 오전 0시 30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아스널 FC와 또 하나의 더비 매치를 펼친다.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
(9월 20일 오전 0시 30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 런던)

토트넘 홋스퍼 0-3 첼시 FC [득점 : 티아구 시우바(49분,도움-마르코스 알론소), 은골로 캉테(57분,도움-마테오 코바치치), 안토니오 뤼디거(90+2분,도움-티모 베르너)]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현재 순위표
1 첼시 FC 13점 4승 1무 12득점 1실점 +11
2 리버풀 FC 13점 4승 1무 12득점 1실점 +11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3점 4승 1무 13득점 4실점 +9
4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12점 4승 1패 7득점 4실점 +3
5 맨체스터 시티 10점 3승 1무 1패 11득점 1실점 +10
6 에버턴 10점 3승 1무 1패 10득점 7실점 +3
7 토트넘 홋스퍼 9점 3승 2패 3득점 6실점 -3
8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8점 2승 2무 1패 11득점 7실점 +4
9 브렌트포드 8점 2승 2무 1패 5득점 2실점 +3
10 아스톤 빌라 7점 2승 1무 2패 8득점 7실점 +1
11 왓포드 6점 2승 3패 6득점 8실점 -2
12 레스터 시티 6점 2승 3패 5득점 8실점 -3
13 아스널 FC 6점 2승 3패 2득점 9실점 -7
14 크리스탈 팰리스 5점 1승 2무 2패 5득점 8실점 -3
15 사우스햄튼 4점 4무 1패 4득점 6실점 -2
16 울버햄튼 원더러스 3점 1승 4패 2득점 5실점 -3
17 리즈 유나이티드 3점 3무 2패 5득점 12실점 -7
18 뉴캐슬 유나이티드 2점 2무 3패 6득점 13실점 -7
19 번리 1점 1무 4패 3득점 9실점 -6
20 노리치 시티 0점 5패 2득점 14실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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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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