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캐스트 E채널 예능 <노는언니> 시즌 2가 도쿄올림픽을 빛낸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하는 뒷풀이 토크로 유쾌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노는언니2> 2회에서는 지난 회에 이어 박세리-한유미-정유인-서효원-김자인이 호스트가 되어 다양한 종목의 여성 체육인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고 즐거운 수다를 나누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복싱 오연지, 다이빙 김수지, 배드민턴 안세영을 비롯해 12년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로 호평받은 '여자농구 대표팀' 전주원 감독과 김단비, 강이슬, <노는 언니>의 반고정멤버이자 여자농구 해설위원 김은혜가 출연했다.

세계랭킹 2위의 오연지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여자복싱 최초 한국 올림픽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16강에서 아쉽게 조기탈락했다. 오연지는 첫 올림픽 출전소감에 "긴장안하고 평소 시합처럼 뛰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며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못했다. 오연지는 올림픽을 마친 이후 SNS에 "크고 값진 결과를 위한 복싱보다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발전시키는 복싱이 하고 싶다"고 다짐하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

배드민턴의 안세영은 '도쿄올림픽 최연소 배드민턴 국가대표'가 됐다. 안세영은 올림픽에서 무릎 부상에도 분전했으나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안세영은 "후회없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코치 선생님께 죄송했다"고 아쉬워했다. 맏언니 박세리는 "앞으로는 올라갈 것밖에 없다며 격려했다. 드라마 <라켓소년단> 실제 여주인공 모델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안세영은 "조금은 (제 캐릭터)가 들어간 것 같다"며 고등학생때 시합에서 이기고 귀여운 백팩댄스 세리머니를 했던 장면을 수줍게 재연하며 언니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다이빙 김수지는 생애 두 번째로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다이빙 최초로 첫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상황. 김수지는 부상의 위험이 많은 다이빙의 특성상 "(선수들이) 맨날 무섭다"고 고백하며 선수들의 고충을 드러냈다. 수영 선수인 정유인은 지상훈련이 많은 다이빙 선수들의 차원이 다른 복근 훈련을 설명하며 멤버들을 놀라게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하여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오연지는 "관중이 없어서 긴장은 덜 되었을지 몰라도 올림픽만의 열기를 느끼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밝혔다. 김수지는 올림픽을 통하여 배구의 염혜선 등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가 생긴 것을 인상깊은 기억으로 꼽았다. 안세영은 "스무살이 되기전에는 올림픽 출전이 부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관심받는 것을 즐기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세리와 한유미는 "요즘 젊은 선수들은 떨지 않는다"며 젊은 MZ세대의 당당함에 감탄했다.

두 번째 손님으로 여자농구대표팀이 등장했다. 전주원 감독과 강이슬, 김단비 등은 감독과 선수의 관계라기보다는 큰 언니와 막내동생들 같은 친근한 케미를 뽐냈다. 배구 한유미와는 현역 시절 같은 현대가 계열사 스포츠단(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 소속으로 만났던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전주원 감독의 작전타임 어록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전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10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10분 남았는데 10점차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게 못하더라도 자신이 하고싶은 걸 하고 나와야 한다"며 선수들을 끝까지 독려했다.

강이슬과 김단비는 "그 작전타임 이후 20점차로 더 벌어졌다"며 반전의 자폭개그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전주원 감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웃긴게, 우리가 대회 끝나고 올림픽 시합 이야기를 여기서 처음한다"며 민망해했다.

전주원 감독은 도쿄올림픽 여자대표팀이 첫 감독 경험이었다. 전 감독은 "도쿄에 가기전, 게임 전날, 게임 시작전까지 긴장됐다. 손도 시리고, 다리로 후들거렸다"고 고백하며 "올림픽 한번했는데, 감독 10년을 한 것 같더라"고 대표팀 감독의 무게와 고충이 만만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농구 전주원과 골프 박세리, 두 전설의 첫 만남이 성사됐다. 실제로는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신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세리가 "고생하셨다"고 인사를 건네자, 전주원은 박세리의 어깨를 친근하게 두드리며 "마음같지 않지?"라며 화답하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노는 언니>에서는 항상 카리스마 맏언니였던 박세리가 처음으로 대선배 체육인을 만나 동생 취급을 받으며 쑥쓰러워하는 모습으로 다른 동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전주원은 올림픽 준비과정이 어려웠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스페인, 세르비아, 캐나다 같은 강팀들과 한조에 편성됐다. 코로나19와 에이스 박지수의 합류문제로 올림픽을 앞두고 제대로 된 평가전 준비도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원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결국 3전 전패로 8강진출에 실패했지만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졌잘싸'라는 극찬을 받았다.

전주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세르비아전을 꼽았다. 전주원은 "많은 이들은 스페인전을 아쉬워했지만, 세르비아전은 우리 선수들이 평소의 80%만 했어도 10점차로 이길수 있는 경기였다. 모든 플레이가 잘되었는데 슛이 안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강이슬은 경기가 끝나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고백했다. 강이슬은 "연습때는 감이 좋았는데 시합에서는 슛이 하나도 안들어갔다. 저 때문에 진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전주원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의 단체 구기종목 여성 감독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주원은 "시작할 때부터 올림픽까지만 맡기로 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농구계에서 여성 지도자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주원은 "앞으로 여성 지도자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은혜는 전주원의 디테일한 선수파악 능력을 극찬하며 올림픽 감독 발탁 소식에 많은 농구인과 후배들이  적극 환영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모두 국가대표 출신답게 올림픽을 보며 울컥했던 순간을 꼽았다. 박세리는 "잠깐 지나가는 장면을 봐도 달랐다. 뭔가 뭉클하고 혼자 TV를 보다가도 눈물이 났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메달에 상관없이 모두가 영웅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전주원 역시 "올림픽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이야기하며 공감했다.

<노는 언니>는 평생 운동만 하며 살아왔던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한국 스포츠 각 종목을 대표하는 전-현직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화려한 라인업으로 9월부터 시즌2에 돌입했다.

종목은 다르지만 같은 운동선수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다양한 경험담이나 국제대회에서 겪게 되는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매력중 하나다. 특히 '올림픽 특집'으로 꾸려진 이번 방송에서는 비인기종목이나 메달리스트가 아닌 출연자들을 등장시킨 선택이 돋보였다.

농구, 배드민턴, 다이빙, 복싱 등은 이번 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올림픽은 특성상 인기종목이나 메달 효자종목 위주로 관심이 편중될 수밖에 없었고, 방송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일 <노는 언니>라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다루기 어려웠을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고충, 선수들이 직접 증언하는 올림픽에서의 아쉬운 장면과 숨겨진 뒷이야기들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공감대를 자아냈다.

선수들의 시각에서 직접 증언한 올림픽 중계의 차별 문제에 대한 지적도 생각해볼만하다. 클라이밍 김자인은 후배 서채현이 올림픽에서 선전했음에도 인기종목에 밀려 중계가 안 된 장면을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드민턴의 안세영도 남자단식 허광희가 세계랭킹 1위인 모모다 겐토를 이기기도 중계가 되지 못했던 장면을 언급했다.

전주원과 박세리가 같은 '감독이자 선배의 입장'에서 느끼는 고충에 대하여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전주원은 "감독하다보면 다시 선수하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박세리는 "그렇지는 않다. 다만 후배들을 보면 지금 마음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경기장 밖에서는 왜 그것도 못하냐고 하는데, 바로 선수들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하기를 가장 원한다. 저도 그 심정을 잘 아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전주원도 "누가 농구를 못하고 싶겠나. 결국 보여지는 것은 선수들이다"라며 못한다고 지도자가 선수들이 못 한다고 탓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타팀코치이고 대표팀에서 만난 선수들은 타팀 선수들이다. 이들 모두 각 소속팀의 주축이니까, 다치지 않고 건강히 돌려보내야 한다"며 후배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스포츠를 성적과 결과지상주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익숙한 세상의 시선에 대하여, '과정의 중요성'과 후배들의 상처를 걱정하는 '선배의 진심'을 보여준 두 레전드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노는 언니>라는 프로그램이 단순히 예능을 떠나,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현실과 진솔한 속내를 들을 수 있는 창구로서 왜 소중한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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