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엠넷(Mnet) 댄서크루 서바이벌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아래 스우파)의 첫 탈락 크루가 결정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스우파> 4회에서는 케이팝 4대천왕 미션의 승자와 프로그램 최초의 탈락크루를 가리는 데스매치가 진행됐다.

<스우파>의 이번 미션은 보아, 제시, 현아, CL 등 4명의 여성 솔로 가수의 곡으로 두 팀씩 무대를 꾸려서 맞대결을 펼치는 미션이었다. 파이트 저지 점수와 글로벌 대중 투표 점수를 합산해 점수를 산정하고 지난주 '계급미션'을 통하여 선정된 메인댄서 가산점와 워스트댄서 감점이 합산되는 방식이었다.

최초의 탈락크루 나온 데스매치

프라우드먼과 웨이비는 CL의 곡으로 미션 대결에 나섰다. 계급미션에서 웨이비 리더 노제에게 워스트댄서로 지목당했던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는 복수를 선언했다. 노제와 웨이비 멤버들도 항상 자신들을 얕보는 프라우드먼에 불편한 감정을 숨긱지 못했다.

'원곡자 피드백' 코너를 통하여 원곡자가 본 공연 이전에 두 크루의 사전 안무 연습 영상을 보고 평가한 뒤 승자에 1표를 부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CL은 "프라우드먼은 잘 안 맞는다. 흥분하고 자신들의 느낌이 많이 들어간 게 느껴진다"며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보였다"고 호평한 웨이비의 손을 들어줬다. 리더 노제를 중심으로 순조롭게 진행된 웨이비에 비하여 프라우드먼은 연습 과정에서 실수가 속출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리더 모니카가 팀원들을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본 공연 영상이 공개되자 분위기는 창의적이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프라우드먼 쪽으로 기울었다. 파이트저지 보아는 "힙합 특유의 'Hi-hat' 소리를 잘 살렸다"고 극찬했다. 파이트 저지 3인 점수에서 프라우드먼은 370-230으로 웨이비를 압도했다.

두 번째 대결은 현아의 곡으로 훅과 코카앤버터가 맞붙었다. 불균형한 인원수 문제로 잠시 갈등을 빚었던 두 팀은 코카앤버터의 극적인 양보로 합의에 성공했다. 미션속의 미션인 '안무카피챌린지' 구간에서는 두 팀의 전혀 다른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코카앤버터는 플로어를 넓게 활용하는 파워풀한 걸스힙합 안무를 선보였다면, 훅은 익살스러움이 돋보이는 귀여운 무브를 구사하며 서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본 공연에서 코카앤버터는 리더 리헤이가 지난 댄스배틀에서 당한 무릎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악재 속에서도 특유의 강렬한 무대를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훅은 '아이키의 원맨팀'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하여 팀원들이 모두 분홍색 가발을 맞춰쓰고 일체감과 군무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아는 "실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몇몇 댄서들을 커버하면서도 돋보이게 했다. 가발을 써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게 한 전략도 좋았다"며 훅의 팀워크에 높은 점수를 줬다. 파이트저지 점수에서는 375-225로 훅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어 라치카와 홀리뱅이 제시의 곡으로 격돌했다. 두 개의 안무카피 구간에서 양팀은 모두 '어떤X'이 있는 A파트를 원했다. 합의에 나선 양팀은 홀리뱅 리더 허니제이의 '장유유서' 공격에도 굴하지 않은 라치카 가비가 특유의 현란한 입담으로 허니제이를 구슬리며 결국 원하는 파트를 쟁취하는 데 성공했다. 안무카피 과정에서는 라치카가 모자를 이용한 안무를 제시한 것을 두고, 서로의 해석차이가 발생하며 은근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원곡자 피드백 코너에서 원곡 가수인 제시는 라치카의 손을 들어줬다. 제시의 소속사 사장이기도 한 싸이는 "라치카는 좀 더 상업적, 홀리뱅은 예술적"이라는 표현으로 두 팀의 차이를 정리했다. 파이트저지는 314-286으로 근소하게 라치카의 승리를 선택했다.

마지막 보아의 곡으로 YGX와 원트가 대결했다. 두 팀은 노리스펙 댄스배틀과 계급미션-워스트댄서 선정 등에서 지속적으로 악연이 있었다. 안무카피 챌린지에서 YGX는 비장의 무기인 'B걸' 예리를 앞세운 고난도 비보잉 테크닉을 잇달아 선보이며 원트를 당황하게 했다. 원트는 로잘린이 브레이킹 파트를 맡아 자신들만의 색깔로 소화해냈다.

파이트저지는 396대 204로 YGX의 완승에 손을 들어줬다. 보아는 "원트가 짠 안무인데도 YGX가 눈에 들어온다. 명확한 YGX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대중투표 점수를 합산한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라치카, 프라우드먼, 훅, YGX가 모두 이변없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패배한 홀리뱅, 웨이비, 코카엔버터, 원트는 탈락후보가 됐다. 이 중 최하위 총점을 기록한 코카앤버터가 탈락배틀로 직행하고, 남은 한 팀은 총점 1위팀인 YGX에서 선택할 권한이 주어졌다. YGX는 고민 끝에 웨이비를 선택했다.

코카앤버터와 웨이비의 탈락배틀은 5판 3선승제로 진행됐다. 1라운드 팀배틀, 2라운드에서 코카앤버터 가가와 웨이비 돌라, 3라운드 리헤이와 노제의 리더전까지 모두 3-0, 코카앤버터의 완승으로 끝났다.

<스우파> 최초의 탈락크루가 된 웨이비의 노제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패배를 가져가는 게 아니라 저희가 무언갈 해내고 왔다는 걸 가지고 가고 싶다. 항상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게 춤을 췄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다음 회 예고편에서는 살아남은 7크루가 참여하는 '메가크루 미션'을 예고했다.

탈락했지만 엄청난 관심 모은 노제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스우파>는 여성 댄서들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내세워 방영을 거듭할수록 뜨거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최고의 스트릿 댄스 크루를 찾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승부욕과 심리전은 물론이고 강해 보이는 댄서들의 의외의 반전매력과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첫 탈락크루가 된 웨이비는 이미 각 크루들의 사전 평가에서도 유력한 꼴찌 후보로 예상되었고 결국 최약체라는 예상을 뒤집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하지만 리더인 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엑소 카이 '음'의 백업댄서로 활동하며 연예인같은 미모로 이미 큰 화제가 되었던 노제는, <스우파> 출연으로 SNS 팔로워가 100만을 돌파하는 등 방송 내내 여러 유명 댄서들을 제치고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주목받았지만 노제는 계급미션을 통하여 각 크루의 쟁쟁한 리더들을 제치고 메인 댄서와 창작안무를 독차지하며 실력도 출중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력파 강자들이 넘쳐나는 <스우파>에서 나이, 경력, 지략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언더독' 이미지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스우파>는 엠넷표 서바이벌 답게 특유의 자극적인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이며 실력이나 미션 결과에 상관없이 이미지에 피해를 입게 된 몇몇 출연자들이 존재한다. 반면 노제는 팀의 조기탈락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묘사나 편집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댄서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순둥순둥한 캐릭터와 예상밖의 반전 춤실력으로 어필하며, 엠넷표 서바이벌 출연자로서는 정말 드물게도 인지도와 이미지 모두 수혜만 누린 '진정한 승자'로 남게 됐다.

한편으로 사실상 개인전에 가까웠던 지난 미션들에 비하여, 최초의 본격적인 팀전이라고 할 수 있었던 4대천왕 경연은 '대중성과 예술성',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놓인 댄서들의 고민이 드러난 회차이기도 했다. 대중적인 K팝 히트곡으로 무대를 구성해야 하는 이번 미션에서 승자인 라치카, YGX, 훅, 프라우드먼은 모두 트렌디하고 대중적인 안무를 짜는 데 더 익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구나 시청자들의 투표가 크게 반영되는 만큼 개개인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댄서들을 상대팀보다 더 많이 보유한 크루들은 시작부터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글로벌투표 점수에서 오히려 라치카를 크게 앞섰던 홀리뱅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모두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일방적인 승부였다. 원트와 웨이비는 경력이 짧거나 멤버들이 급조된 팀이었고 코카앤버터는 주로 언더씬에서 활동했던 팀이라 상대보다 여러모로 불리한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한편으로 이번 회차를 계기로 이미 프로그램 시작부터 제기된 심사위원(파이트 저지)들의 편향성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수 보아-태용, 안무가 황상훈은 모두 댄서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인물들이라지만, 모두 아이돌 출신이고 SM 관계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 모니카, 립제이, 허니제이, 효진초이 등 각 크루의 고참급 댄서들은 사실상 이런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섭외되었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경력과 실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국내 최고의 댄서들을 경쟁시키면서 정작 전문댄서이자 현역이라고 할 만한 인물을 한 명도 섭외하지 않은 데에 시청자들의 의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각 미션마다 파이트 저지들의 평가가 승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각기 다른 개성과 콘셉트를 갖춘 국내 최고의 댄서들을 자칫 SM이라는 특정 회사의 잣대로만 판단받는 모양새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보아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사실상 <스우파>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아가 손을 들어주는 크루나 댄서들은 무조건 승리한다는 공식이다. 3인의 파이트 저지 중에서도 편집상 유독 보아의 의견만 부각되고 황상훈과 태용은 존재감이 거의 없다. 편집상 보아가 평가를 주도하면 나머지 두 사람은 항상 맞장구를 치거나 비슷한 의견을 보태는 정도로만 묘사된다.

심사위원들이 보는 시각이 하나같이 비슷비슷하고 이견이 거의 없다는 것은, 평가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보아의 주관적 해석과 취향에 따라 크루간의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고 미션의 승패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가 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우파>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심사위원들을 비판하는 반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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