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KBS 1TV <시사직격> 특집으로 '직격을 직격하다'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 1년간 <시사직격>에서 방송된 것을 토대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과 함께 <시사직격>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9년 10월 4일 '칼잡이, 칼끝에 서다' 편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시사직격>은 우리 사회 크고 작은 문제를 시의성 있고 균형감 있게 담아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사직격>의 지난 2년과 앞으로 계획 등이 궁금해 '직격을 직격하다' 편을 연출한 정범수 <시사직격> 팀장과 지난 8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정 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즉각적으로 열광하게 만드는 방식 아닐 수 있지만..."
 
 <시사직격>의 한 장면

<시사직격>의 한 장면 ⓒ KBS

 
- 지난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KBS 1TV <시사직격>에서 '직격을 직격하다' 편이 방송되었어요. 지난 방송을 모아보는 방송이라 이전에 하던 방송과 다를 것 같은데.
"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 관통했던 주요한 의제들을 저희가 1년 내내 다뤄 왔는데요. 그것을 방송의 날을 맞이해서 조금 더 큰 맥락으로 돌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면 당시 부분적으로만 보였던 개별 사안들을 하나의 인과관계나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해서 방송했습니다."

- 1년 되돌아보니 어땠어요?
"보니까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더라고요. 공영방송이라는 것이 어떤 것들을 다뤄야 하나가 항상 고민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진영이 많이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의 의견을 수렴할 공론장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고요. 저희가 수신료를 기본재원으로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의견을 수렴해야 되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끝까지 가져가야 될 이슈들은 있지 않나 해요. 그것들은 때로는 한쪽의 입장에 부합해서 또 어느 한쪽에서 공격받을 수 있는 이슈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가야 되겠죠."

- 가장 먼저 검찰 등 권력기관 문제로 시작하셨던데 이유가 있나요?
"우리가 민주주의 시대를 살며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땐 검찰과 국정원 등이 특수성이 있죠.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는 개인정보나 개인의 이력 같은 것들을 합법적으로 살펴볼 수가 있죠. 이것은 정의구현이나 안전 보장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만 엄격하게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우리 사회가 부여한 권능일 거예요. 그러나 '공공의 목적으로만 사용할 해야 된다'라는 당위적이고 선의에 가까운 이야기만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에 의문이 있습니다.

왜냐면 그것이 끼칠 영향력이 너무나 크죠. 요즘 검찰수사가 정치 영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영이 극심하게 나누어져 있고 어려운 정치적 문제들조차도 정치권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 수사에 다 내맡기고 있는 한심하기도 한 형국입니다. 싫든 좋든 검찰의 힘이 너무 많이 비대해져 있는데 이것을 과연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죠. 물론 우리가 제도적 장치라는 걸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의혹이 있는 부분은 언론이 견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은 개인에게 치명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조직인데요.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서 예컨대,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나 정치 관여라든지 무엇보다 자기 조직이나 개인이 공격을 받는 상황이 오면 정보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까 해요. 특히나 검찰 같은 경우는 선거를 통해서 바뀌는 조직도 아니고 그 자체로 영속성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죠. 그래서 설령 잘못을 저질러도 잘 드러나지 않는 구조이다 보니 더욱 그런 의혹을 받을 수 있죠. 그래서 언론 같은 외부에서 계속 견제를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난 세월, 이 검찰개혁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굉장히 많은 비용을 치렀던 것 같습니다.  한쪽에서는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수술'을 밀어붙여야만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고 있는 검찰의 수사를 막기 위한 외압이라는 프레임이 팽팽하게 맞서왔습니다. 그 갈등이 너무 과열되고 장기화되면서 정작 권력기관 권한남용의 위험성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지 건설적으로 논의하는 공론의 장은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본질을 다시 환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지난 사건들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 검찰 문제가 정치적 쟁점화가 되다 보니 조심스러울 거 같은데.
"저희가 쉬운 아이템 다룬 적이 별로 없었어요(웃음). 개인의 인권 문제를 다루고 사회의 사각지대를 다루는 이슈나, 검찰같이 큰 권력을 가진 이야기를 다루는 편이나 저희에게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자문은 계속하죠. 이것을 저희가 다루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다음에 모두를 공론의 장으로 불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지, 최선의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가 공영방송이다 보니까 무엇보다 신중하게 다루죠. 그래서 아주 시원하게, 꼭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을 한다기보다는 주변을 둘러싼 실체적인 진실을 고르게 취재하고, 균형있게 다루려고 하니까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은 쪽에서 보자면 즉각적으로 열광하게끔 만드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방송에 나가는 것은 한 시간이지만 최선의 검증과 확인을 하려고 그거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서 그 이면과 양쪽의 얘기를 다 듣고 그중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뽑아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검찰 문제도 그 원칙에 따라 만들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 <시사직격>에서는 언론 문제도 심도 깊게 다룬 게 인상적인 거 같아요. 언론 문제는 내부 문제라서 어렵지 않았나요?
"최근에 언론 중재법 이슈가 커진 상태에서 이 문제를 다시 직격 한다는 게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만 저희는 언론 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징벌적 손배법이 이슈지만, 저희는 비단 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가 그럴 만한 근거가 있는가? 우리의 뭔가 미리 세워놓은 독선이 아닌가, 자꾸 믿고 싶은 것을 믿는 편협함이 우리에게 있지 않은가 그런 것들을 지금까지 무엇보다 경계했었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폭 넓게 인정되어야 함은 지지하더라도, 우리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지금 우리가 진실을 방송하고 있다는 믿음이 항상 필요했던 것이죠.

사실 어떤 법이 더 강화된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진실 보도를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항상 그것을 두려워하고 체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저희가 방송을 준비하면서 여러 사안들을 다룰 때 저희 또한 가짜뉴스들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 대신 때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로 갈등을 증폭시켜서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정작 본질이 가려지게 하는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세상에서 언론은 권력을 가진 쪽에 가깝습니다. 언론 자체로도 권력이 있죠. 그 힘을 잘 써야 되고 그 힘이 선용되지 못했을 때 어떠한 사회적 부작용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서 취재하면서 너무 많이 느꼈기 때문에 가짜뉴스 또한 우리의 취재 대상이 되었습니다."

"건강한 프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

- <시사직격>은 음주 운전 등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었잖아요.
"우리 사회의 안전성과 건강성 등은 언론이 항상 관심을 가져야 되고 특히 KBS에서는 항상 관심을 가져야 되는 문제죠. 어떤 가치와 맞바꿀 수 없는 문제입니다. 비록 그것이 더 소수의, 또 힘이 약한 사람들만의 문제일 수도 있고, 현재로선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은 문제라 하더라도 그것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창호법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이 잊고 있었던 사건이기도 하고 오래됐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잊죠. 그렇지만 그걸 잊지 않게 계속 리마인드 시켜주고 다시 한 번 더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언론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예를 들자면, 탄소 중립이라는 건 매우 중요한 지상과제입니다만 그 과정에서 또 더 반환경적이거나, 그 사이에서 뭔가 다른 고려 때문에 어느 한쪽에 부당한 희생을 강요한다든지 그런 부분들도 우리가 또 챙겨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사안을 추진할 때 항상 너무 크게 얘기하는 당위적인 명제들 이런 속에서 차마 얘기하지 못하고 희생되거나 드러나지 않는 소수의 목소리도 우리는 잘 다루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시사직격>이 2019년 10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해서 10월이면 어느덧 2년인데 2년을 뒤돌아보면 어떠세요?
"사실 저희가 <시사직격>이라는 이름을 새로 만들어서 역사를 2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추적 60분>, 또 < KBS 스페셜 >이라는 오랜 명성을 가진 프로그램이 그저 없어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속상하기도 합니다. <시사직격>은 <추적 60분>의 탐사 보도 노하우와 < KBS 스페셜 >의 정통 다큐멘터리의 기획력을 결합하여 재탄생시킨 욕심이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제작진도 대부분 과거 <추적 60분>과 < KBS 스페셜 >을 같이 했었고요.

<시사직격>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추적 60분>으로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의 병폐와 후진적인 모습들을 드러냈습니다만,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복잡해지면서 한두 가지의 사건들을 통해 단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들이 늘어났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큰 맥을 잡아 설명하기 위해서 사안들의 역사성까지 표현하고, 또 대안까지 모색해 보자는 큰 기획으로 <추적 60분>을 다큐멘터리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한 거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실 유튜브 등에서는 아직까지도 <시사직격>이란 이름보다는 <추적 60분>이란 이름이 붙은 영상이 올라오면 훨씬 더 조회 수가 올라가는 경향도 있어요. 그건 아무래도 사람들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알고 있으면서, 기대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을 것이란 신뢰가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시사직격>이 <추적 60분>을 뛰어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 프로그램들 또한 우리의 자산입니다. 이름을 굳이 지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 브랜드를 <시사직격>에 잘 서로 연결해 줄 수 있을지 생각하겠습니다. 또 <시사직격>을 보면서도 사람들이 아쉬워서 아직도 기대하고 있는 <추적 60분>의 도전정신이나 강자에게 억눌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야생 정신 같은 DNA를 <시사직격>에도 더 강하게 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그럼 <추적 60분>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시사직격>에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할까요?
"대한민국에 수백 개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중에서 몇십 년씩 해서 존재감을 전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각인돼 있는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중에 하나가 <추적 60분>이었던 거죠. 그만큼 큰 브랜드였던 거고 타사에서는 < PD수첩 >이라든지 <그것이 알고 싶다>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이고 저희만 그걸 바꾸는 과정인데 그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 거죠.

<시사직격>에 그게 진짜 없어서는 아닐 겁니다. 그만큼 아쉬운 마음의 표현이라는 반어적 의미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프로그램의 양식이 예전에는 몰래카메라도 많이 찍고 잠입도 하고... 우리가 지켜야 되는 대상과 지적해야 될 대상이 아주 단선적이고 들어야 될 답도 아주 간단한 때 그런 방식으로 할 수 있죠. 그러나 지금의 사회는 보다 훨씬 복잡다단해졌다는 겁니다. 몰래카메라 하나 가지고 얻어낸 답으로 전체의 윤곽을 그리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림으로 봤을 때는 <추적 60분> 같이 역동적인 그림만으로 채워지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진실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파이팅은 계속 멈추지 않겠습니다.

- <시사직격>의 강점은 뭐라고 보세요?
"굳이 프로그램을 맛에 표현하자면요. 조금 슴슴하지만 먹으면 그날에 필요한, 가장 건강한 우리 사회의 공론을 맛볼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은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고, 전문가 풀을 넓혀서 많은 조언을 듣고, 팩트 체크도 제대로 해야 되겠죠. 급하다고 단숨에 삼키게 할 순 없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제일 빠르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늦지 않게 건강한 프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 가장 또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안정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거니까요. 상시화된 안정적인 팀, 잘 만들어진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프로그램 이름까지 굳이 바꾸면서 이렇게 갔던 것은 시대의 변화상을 프로그램에 녹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필요한 구조적인 문제를 잘 드러내고 발전적인 대안까지 모색할 수 있게 충분한 고민을 녹여서 만들어야 되겠고 웰메이드 된 시사 탐사 물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의지가 다들 있는 거지요."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시사직격>이라는 프로도 <추적 60분> < KBS 스페셜 >만큼 인지도를 높여서 인정받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프로가 되려면 오래된 신뢰를 또 쌓아야 되겠죠. 신중하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할텐데요. 특히 앞으로 이벤트 중에 가장 중요한 게 2022년에 큰 선거들이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된 팩트체크와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서 정책 검증 등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를 통해 시청자들이자 유권자들께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드려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