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한화를 연파하며 선두 kt를 향한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3안타를 기록하며 2-0으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열린 한화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LG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한 선두 kt위즈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히며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55승 2무 41패).

LG는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는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가 2회 밀어내기 볼넷, 4회 1루 땅볼로 안타 없이 LG의 2타점을 모두 책임졌고 거포 유망주 이재원은 LG타선에서 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의 호투에 이어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기록한 2년 차 우완 이민호는 후반기 LG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열흘 로테이션으로 관리 받았던 루키 시즌
 
LG 이민호 7회 무실점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투수 이민호가 7회초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LG 이민호 7회 무실점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투수 이민호가 7회초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병규(LG타격코치)와 박용택(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뒤를 잇는 새 시대의 간판타자가 필요했던 LG는 2018년 고교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장충고의 외야수 박주홍(키움 히어로즈)을 주목했다. 박주홍은 고교무대에서 보기 힘든 '5툴 플레이어' 유형의 만능 외야수였고 LG팬들은 2020년 1차 지명 신인으로 박주홍이 선발되기를 기대했다. LG팬들 사이에서 박주홍이 '엘주홍'으로 불렸을 정도.

하지만 2019년 4월 6일 휘문고와 서울고의 주말리그 경기 이후 다른 선수가 급부상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서울고의 선발 라인업 9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운 휘문고의 에이스 이민호였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 유망주 이민호의 잠재력에 매료된 LG는 1차 지명권을 사용해 이민호를 선발했고 3억 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kt의 소형준(3억 6000만 원)에 이어 그해 두 번째로 많은 액수였다.

작년까지 LG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은 이민호를 루키 시즌부터 선발 후보군에 포함시키며 개막 엔트리에 넣을 정도로 이민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LG의 미래를 책임질 이민호가 루키 시즌부터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하며 혹사당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이민호가 루키 시즌 철저하게 열흘 로테이션을 지키며 정규리그에서 100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했던 이유다.

이민호는 작년 16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20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3.69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작년 10월 마지막 3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실제로 9월말 4.26까지 올라갔던 평균자책점은 10월 21.2이닝 4자책(평균자책점1.66) 호투를 통해 3.69까지 낮출 수 있었다. 꾸준히 경험을 쌓다가 마지막 달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신인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정규리그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이민호의 신인왕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지 않았다. 고교시절 라이벌이자 청소년대표 동료인 kt의 소형준이 정규리그에서만 13승을 기록하며 토종 선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민호는 신인왕 경쟁에서 소형준은 물론이고 중고신인이었던 팀 동료 홍창기에게도 밀리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만족했다.

한화전 4승 0.36 비롯해 후반기 3승 1패 2.59

100이닝 가까이 던진 선발 투수가 시즌 4승에 그친 것은 다소 아쉽지만 루키 시즌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은 이민호는 LG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LG구단도 루키 시즌 2700만 원이었던 이민호에게 올 시즌 7000만 원의 연봉을 안기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인상률 159.3%). 이민호 역시 프로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2년 차 시즌에는 더욱 믿음직한 활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류지현 감독 역시 이민호를 함부로(?) 혹사시키지 않았다. LG 선발진에는 두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정찬헌(키움), 차우찬, 임찬규, 김윤식, 이상영 등 선발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이민호를 굳이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용하는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전반기 12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4.63으로 루키 시즌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던 7월 말, LG는 2루수 서건창을 영입하면서 정찬헌을 키움으로 보냈고 차우찬도 올림픽 이후 부상이 재발하면서 후반기 선발진에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LG는 임찬규, 이민호 등 남은 선발 투수들의 등판간격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민호는 8월 18일 kt전에서만 3.1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 3승을 챙기면서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함께 LG의 선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이민호는 10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실제로 이민호는 최근 3연승을 포함해 후반기 5경기에서 3승 1패 2.59로 안정된 투구내용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는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기면서 25.1이닝 1실점(평균자책점0.36)이라는 무시무시한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이민호는 작년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선발로 낙점됐지만 3.1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민호로서는 작년 가을의 아픔을 씻기 위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투수 활약하고 싶을 것이다. 아직 시즌은 더 남았지만 현 시점에서 후반기 LG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이민호가 크게 부진하지 않는 한 가을야구 선발 합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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