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 AP/연합뉴스

 
선발 등판은 아니었어도 불펜 등판으로 디펜딩챔피언을 상대할 기회를 잡은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아쉬움을 남겼다.

세인트루이스는 8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2-7로 패배했다. 크네블을 시작으로 무려 9명의 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시즌 88승(51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선발 투수 J.A. 햅이 부진한 가운데, 연이틀 다저스에게 패배한 세인트루이스로선 5할 승률 사수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다저스 타자들을 마주한 김광현 역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쉬웠던 한방... 다저스 벽 넘지 못한 김광현

1-1로 맞서던 3회말, 세인트루이스는 놀란 아레나도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4회초 리드를 빼앗겼다. 햅이 5이닝만 소화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6회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2-5로 끌려가던 8회초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코디 휘틀리가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했고, 다저스는 투수 타석에 대타 맥스 먼시를 기용했다. 그러자 쉴트 감독은 좌완 투수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면서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은 먼시와의 4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쉴트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음을 증명했다.

문제는 9회초였다. 다저스를 이끌고 있는 강타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선두타자 코디 벨린저와 무키 베츠를 범타로 돌려세운 것까지는 좋았는데, 후속타자 트레이 터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다저스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2사 1루서 타석에 등장한 저스틴 터너가 김광현의 3구째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쐐기 투런포를 터뜨렸다. 오스틴 반스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지만, 김광현으로선 결정적인 투런포 한방을 허용함으로써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총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20구를 던진 김광현의 패스트볼 구속은 트레이 터너에게 안타를 허용했을 때 던진 공(91.2마일)을 제외하고 전부 90마일을 넘지 못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 수치로도 드러났다.

불펜 등판서 부진... 김광현의 입지 위태로워질까

지난 7일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발표한 게임 노트에 따르면, 김광현은 오는 10일 다저스와의 4연전 가운데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다. 경기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로테이션에 큰 변화 없이 김광현의 선발 등판은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다. 8일 다저스전을 앞두고 현지 매체에서 김광현이 보직을 전환하면서 이날 경기부터 불펜에서 대기하고, 김광현의 자리에는 제이크 우드퍼드가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다저스전 선발 등판도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3일 전 김광현은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1.2이닝만 소화하며 피홈런 1개를 포함해 7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강판됐고, 뒤이어 등판한 우드퍼드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광현을 대신해 우드퍼드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여전히 김광현이 팀에게 필요한 존재인 것은 맞지만, 선발 경쟁에서 밀려날 기미가 보인다는 점은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해야 하는 시기에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향후 행보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선발 등판에 이어 불펜 투수로 나선 경기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김광현이 남은 시즌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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