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여러모로 어려움 속에서 후반기를 출발한 NC 다이노스에 외야수 정진기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5월 21일 SSG 랜더스와의 2:1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김찬형을 떠나보낸 NC는 내야수 정현과 외야수 정진기를 품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젊은 내야수를 내준 것에 대한 NC팬들의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그러나 막상 시간이 흐르자 NC가 원했던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SSG로 간 김찬형도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유니폼을 바꿔입은 세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고 있는 선수는 단연 정진기다.  

정들었던 인천과 작별한 정진기, 그를 필요로 했던 NC
 
정진기 2점 홈런 8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8회 말 1사 1루 상황 NC 9번 정진기가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인사하고 있다.

▲ 정진기 2점 홈런 8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8회 말 1사 1루 상황 NC 9번 정진기가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3라운드 23순위로 입단한 정진기가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데뷔 첫해부터 2013년까지 3년간 1군 출전 경기 수가 24경기에 불과했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백이 길어졌다.

다시 팀으로 돌아온 정진기는 2017년 팀 내 외야수들과 경쟁을 벌이면서 1군에서 90경기에 출전했고, 이듬해도 96경기나 나서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백업' 꼬리표를 떼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9년과 2020년 역시 큰 성과가 없었다.

올 시즌 정진기의 행보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이적 이전까지 SSG 유니폼을 입고 1군 경기를 소화한 게 딱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러던 중 NC의 부름을 받은 정진기는 트레이드 당일에 1군 경기에 나서는 등 곧바로 팀 전력에 가세했다.

이적 첫날부터 6월까지 정진기의 기록은 24경기 59타수 13안타(2홈런) 6타점 타율 0.220 OPS 0.631로 아쉬움이 남았다. 게다가 그때만 해도 NC 외야진은 이명기, 권희동, 알테어, 나성범 등 주전급 선수들로 가득 찼던 상태였다. 현실적으로 확실하게 풀타임으로 뛸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술자리 파문'으로 이명기와 권희동이 한순간에 이탈하면서 야수진이 전체적으로 헐거워졌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팀은 전반기에도 정진기를 필요로 했지만, 후반기를 앞두고 그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상승세, 생애 두 번째 만루포까지 기록한 정진기

물론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정진기가 선발로 기용되진 않았으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지난 8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경기서 대타로 출전한 정진기는 8회말 최준용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후반기 맹활약의 서막을 알린 경기는 8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이날 정진기는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펼쳤다. 그동안 백업으로 나선 시간이 더 많았다면, 한화전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9월만 놓고 보면 5일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그가 확실하게 응답했다. 지난 7일 한화와의 홈 경기서 7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 만루포를 터뜨리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정진기의 만루포에 힘입어 NC는 한화에 16-4로 대승을 거두었다.

8일 현재 정진기의 후반기 성적은 30타수 13안타(3홈런) 10타점 타율 0.325로, OPS가 무려 0.961에 달한다. 많은 경기에 출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표본이 크진 않더라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팀도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는 시즌이 처음이지만, 정진기의 입장에서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전 선수들 뒤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던 정진기가 남은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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