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자신감을 찾은 듯한 호잉의 활약과 함께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자신감을 찾은 듯한 호잉의 활약과 함께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 kt 위즈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생존한 외국인 타자는 총 여섯 명으로, 나머지 네 명의 타자는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한 채 KBO리그를 떠나야 했다. 최하위로 밀려난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구단은 가을야구 경쟁을 위한 전력 강화 및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즌이 재개된 지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고, 대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팀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불투명한 활약 여부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대체로 팀의 후반기 레이스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KBO리그 경력이 있는 제라드 호잉(kt 위즈)은 경기에 나설수록 공-수 양면에서 제 기량을 맘껏 뽐내는 중이다. 순조롭게 리그에 적응한 윌 크레익(키움 히어로즈), 에르난 페레즈(한화 이글스)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아직 단 한 팀, LG 트윈스만 외국인 타자 교체 효과를 보지 못했다.

걱정 사라진 세 팀...교체 카드 확실하게 적중했다

각 팀마다 두 장의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주어지지만, 시즌 도중에 결단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몇몇 팀들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지키고 있던 kt 위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버티는 외국인 원투펀치와 함께 강력한 국내 선발진을 구축했고, 불펜 역시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일하게 흠이 있었다면, 코너 외야에 대한 안정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지난 겨울 kt가 야심차게 영입했던 조일로 알몬테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몸상태도 100%라고 할 수 없었다. 수비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시즌 개막 이후 현실이 되면서 kt는 발빠르게 대체 외국인 타자 영입에 나섰다.

이미 2년 이상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서 뛰었던 호잉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후반기 일정 돌입 이후 2주가 지나자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왔고, 9월 4경기에서는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5일 LG전에서는 1회말 홈런성 타구를 낚아채는 호수비를 선보이는 등 수비도 여전히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반기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키움 윌 크레익-한화 에르난 페레즈

후반기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키움 윌 크레익-한화 에르난 페레즈 ⓒ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들의 이탈 등으로 악재가 겹친 키움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는 선수, 윌 크레익도 예열을 마쳤다. 8월에는 매 경기 꾸준하게 안타를 기록하면서 국내 투수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던 크레익이 9월 들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3안타 활약을 펼치는가 하면, 5일 경기에서는 KBO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수비에서의 불안함을 지우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타격에 대한 의문부호를 떼어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크레익과 마찬가지로 기복이 그리 크지 않은 한화의 에르난 페레즈는 '빅리그 통산 홈런 69개' 라이온 힐리의 공백을 지워버렸다. 9월 5경기에서 홈런은 없었으나 세 차례의 멀티히트 활약으로 완벽하게 리그 적응을 마쳤음을 증명해 보였다. 비록 최하위이긴 하더라도 페레즈의 활약에 탄력을 받은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터질 듯 말 듯...보어의 침묵이 깨지기만을 기다리는 LG

외국인 타자 걱정을 씻어낸 팀들을 볼 때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LG의 상황은 한마디로 '기다림의 연속'이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저스틴 보어의 부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달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이틀 뒤에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KBO리그 데뷔 첫 2루타를 만들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보어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없다.

5일 경기까지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9 1홈런 8타점 OPS 0.469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류지현 감독은 보어가 심적인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게끔 타순을 조정하기도 했으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LG는 지난 주말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또 다른 팀, kt와 2연전을 치렀다. 보어는 두 경기 내내 무안타로 침묵한 반면 호잉은 이틀 연속으로 장타를 생산하면서 2연전 싹쓸이를 이끌었다. 결과 만큼이나 대조적이었던 외국인 타자의 활약 여부에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보어를 전력에서 제외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LG로선 보어가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기약없는 기다림에 빨리 마침표를 찍어야 선수도, 팀도 희망을 갖고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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