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홍정호 전북의 수비수 홍정호가 서울전 결승골을 터뜨려 팀 승리를 확정한 직후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 전북 홍정호 전북의 수비수 홍정호가 서울전 결승골을 터뜨려 팀 승리를 확정한 직후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의 승리 DNA가 빛난 경기였다. 주장 홍정호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서울에 4-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50점(14승 8무 5패)을 기록, 1위 울산(승점 54)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은 승점 25점으로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난타전으로 펼쳐진 명승부

홈팀 서울은 파격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을 바탕으로 4-2-3-1을 가동했다. 양한빈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이태석-오스마르-이한범-윤종규가 포백에 포진했다. 허리는 여름-김진성, 2선은 권성윤-백상훈-조영욱, 원톱은 신재원이 맡았다.

전북도 4-2-3-1로 맞섰다.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포백은 박진성-김민혁-홍정호-최철순으로 구성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류재문-백승호, 2선은 쿠니모토-김승대-한교원, 최전방은 일류첸코가 맡았다.

젊은 피를 대거 내세운 서울의 경기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으로 전북의 빌드업을 억제했고,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은 전반 2분 이태석의 크로스에 이은 이한범의 헤더로 기선을 제압한 뒤 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조영욱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북은 이러한 서울을 상대로 적잖게 고전했다.

그러나 전북은 한 번의 역습을 골로 매듭짓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30분 일류첸코가 측면으로 내주고, 최철순이 올린 크로스를 쿠니모토가 마무리지었다.

불의의 일격을 허용했지만 서울도 곧바로 점수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38분 조영욱이 박진성의 태클에 걸려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가 성공시키며 전반을 1-1로 마감할 수 있었다.

후반에는 치열한 난타전 성향을 띠는 흐름이었다. 두 팀 모두 공격 지향적인 전술로 맞대응을 펼치며 라이벌전 다운 경기를 선보였다.

전북은 후반 8분 김승대, 한교원 대신 구스타보, 문선민을 투입하며 공격진을 재편했다. 후반 10분 전북이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최철순이 권성윤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일류첸코의 페널티킥 득점이 터지면서 전북이 손쉽게 승리하는 듯 보였다.

평소와는 달리 서울은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15분 권성윤, 김진성, 신재원이 빠지고 박정빈, 기성용, 가브리엘을 투입한 박진섭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돋보였다. 후반 19분에는 백상훈 대신 팔로세비치까지 넣으며 총력전으로 나섰다.

서울은 단숨에 2골을 잡아냈다. 후반 22분 조영욱의 헤더가 송범근 골키퍼에 막히고 흐른 공을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1분 뒤 홍정호의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가브리엘이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한 공은 각도가 적었다. 하지만 걷어내려고 골문으로 달려간 홍정호의 발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기록은 가브리엘의 득점으로 인정됐지만 홍정호의 자책골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장면이었다. 

이번에는 전북이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후반 27분 이승기의 절묘한 프리킥 슈팅으로 점수는 3-3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오른쪽을 파고든 문선민이 낮게 패스한 공을 홍정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국 승점 3은 전북의 몫이었다.

지옥과 천당 오간 홍정호

전북과 서울 모두 갈 길이 바쁜 상황이었다. 전북은 최근 4경기에서 1승 2무 1패에 머물며, 선두 울산에 7점차로 뒤진 2위였다. 서울은 더욱 다급한 처지다. 11위 성남에 2점이 모자른 최하위. K리그1 최하위는 2부리그 강등을 의미한다.

전북의 '전'과 서울을 한 글자로 줄인 '설'을 딴 '전설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대부분 전북의 압승을 점쳤다. 그러나 서울은 22세 이하 선수 6명을 출전시키며 전북에 맞섰다. 역동적인 서울은 전북을 패배 직전으로 몰고갔다. 특히 후반 23분 경험 많은 수비수 홍정호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서울에게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K리그 4연패이자 디펜딩 챔피언답게 전북은 승리 DNA를 갖고 있었다. 해결사는 주장 홍정호였다. 후반 추가 시간 공격에 가담한 홍정호는 문선민의 패스를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해 서울 골망을 갈랐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간 순간이었다.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우승 전선에서 크게 밀려나는 상황이었다. 서울전 승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이었다. 이로써 울산과의 격차를 4점으로 줄이며,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전북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울산과 최종 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우승을 노리는 전북, 리그 잔류를 노리는 서울. 향후 두 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서울월드컵경기장, 2021년 9월 5일)
서울 3 - 가브리엘(PK) 41' 조영욱 67' 가브리엘 68'
전북 4 - 쿠니모토 30' 일류첸코(PK) 56' 이승기 72' 홍정호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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