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 선수들이 이영복 감독을 행가레하고 있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 선수들이 이영복 감독을 행가레하고 있다. ⓒ 박장식

 
한 해에 두 개의 대회를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나선 충암고등학교, 그리고 5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군산상업고등학교가 청룡기 결승에서 만났다. 코로나19의 범유행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나은 기량을 갈고닦아 결승까지 오른 선수들이었다.

충암고등학교는 5일 오전 10시 공주 시립 박찬호 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군산상업고등학교를 7-3의 스코어로 꺾고 우승기를 차지했다. 충암고등학교는 이날 경기의 승리로 청룡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전국고교야구대회 2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전국고교야구에서 2연패를 달성한 학교가 나온 것은 2019년 유신고등학교가 황금사자기, 청룡기 석권하며 나왔던 2연패 이후 2년 만이다. 충암고는 변함없이 마운드를 지켜주었던 원투펀치 이주형과 윤영철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 그리고 야수들의 집중력이 맞물려 역사의 고지에 새로이 올랐다.

첫 타자가 터뜨린 홈런... 그대로 지킨 리드

충암고의 선발투수는 이주형이었다. 이주형은 1회 초를 삼진 하나를 섞은 삼자범퇴로 경기 초반의 문을 열었다. 이어진 첫 번째 충암고의 공격에서 불이 뿜어졌다. 선두 타자 송승엽이 그 주인공이었다. 1회 말 선두타자로 들어선 송승엽은 상대 강민구 선수의 초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위기가 이어졌다. 이건희와 김선웅이 연달아 안타를 쳐낸 것. 강민구는 백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실점만으로 첫 이닝을 마쳤다. 이어진 2회 초에서는 이주형이 KKK, 삼진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달성했다. 이주형은 상대 김동준, 박기현 그리고 이은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2회 말 충암고가 한 점을 더 기록했다. 우승원과 조현민이 볼넷을 얻어낸 이후, 송승엽까지 볼넷으로 차례차례 출루해 일사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군산상고의 마운드가 임영주로 바뀌었다. 한 타자를 삼진으로 막아낸 임영주였지만, 다음 타자 김동헌에게는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잃었다.

군산상고 역시 두 회 동안 이어진 범퇴를 끊고 공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곽영광이 1루수 머리 위를 스치는 안타를 뽑아냈다. 희생번트, 땅볼로 3루까지 나아간 곽영광은 상대의 폭투를 틈타 홈까지 돌아오며 한 점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회 말 충암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선웅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우승원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쳐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난 것. 충암고는 상대의 실책, 도루 저지 과정에서의 포구 실책, 홈에서의 송구 실책에 힘입어 석 점을 더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는 5-1.

군산상고도 4회 초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3회부터 마운드를 책임진 '이도류' 김동준이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도 올라섰다. 타석에 선 김동준은 이주형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는 홈런을 때려내며 한 점을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는 5-2, 석 점 차이였다.

하지만 4회 말에도 상대의 실책을 힘입어 충암고가 달려나갔다. 견제 상황 공이 빠지며 볼넷으로 나간 김선웅이 한 루를 더 달려나갔고, 이어 공을 쳐낸 이충원의 타구를 1루수가 포구하지 못하며 김선웅이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조현민까지 중견수 앞 안타를 쳐내며 이충원까지 홈에 들어왔다. 

이주형, 윤영철 듀오가 지킨 두 번째 우승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순간, 충암고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순간, 충암고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다섯 점 차이가 된 경기. 충암고는 여전히 '에이스' 이주형이 마운드를 지켰다. 군산상고 역시 기회를 잡으려 했다. 6회 초에는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김도형의 2루타에 이어 김범서의 안타까지 터지며 1사 1, 3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병살타가 나오며 이닝이 아쉽게 종료되었다.

7회에도 군산상고가 기회를 잡았다. 대타로 들어선 이용일이 이주형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한 것. 그러자 충암고의 마운드가 바빠졌다. 이영복 감독은 87구를 던진 이주형을 내려보내고 2학년 선수를 마운드 위에 올렸다. 지난 대통령배에서도 3승을 책임지며 우승을 이끈 윤영철 선수였다.

윤영철 선수는 이은기와 곽영광을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는 새로운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윤영철은 이어진 8회에서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내보내는 위기에 빠졌지만, 이어진 세 타자를 상대로 모두 아웃카운트를 벌어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9회 초. 군산상고 역시 '역전의 명수'라는 면모를 살리려 애썼다. 대타로 나온 선두타자 강민제가 3루타로 출루한 데 이어 이은기가 적시타를 쳐내며 한 점을 따라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넉 점 차는 너무 컸다. 

윤영철 선수가 마지막 타자를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승리를 이끈 순간, 충암고 선수들은 지난 대통령배 우승 못지 않게 기쁨을 누렸다.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우승을 축하했다. 충암고등학교가 청룡기 첫 번째 우승에 이어, 전국대회 2연패를 기록하며 2021년 고교야구가 '충암고의 해'로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 밝은 마음으로 경기 임해줘"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 이영복 감독(왼쪽)이 상대로 만났던 군산상고 석수철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 이영복 감독(왼쪽)이 상대로 만났던 군산상고 석수철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박장식

 
3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동안 충암고 야구부의 지도를 맡아온 이영복 감독이라지만, 청룡기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2연패를 기록한 것은 본인에게도, 학교 역사에서도 처음이었다.

이영복 감독은 밝은 목소리로 "선수들이 나에게 2연패라는 좋은 선물을 줬다"며, "선수들에게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선수들을 위해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감을 말하면서, "청룡기도 학교 창단 이래 우승이 없었는데, 이번에 이뤄내 영광이다. '4대 전국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할 수 있게 되어 감회도 새롭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공주가 너무 좋다. 공주에 방 하나라도 만들어둬야 겠다"며 너스레를 떤 이 감독은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나온 것 같다. 운동장을 열어주신 덕분에 수도권이 4단계였음에도 선수들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선수들이 감독 말을 따라준 덕분에 이번 대회도 우승할 수 있었다"는 이 감독은, "고등학생다운 활기찬 야구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해준 덕분이다. 봉황대기에도, 내년에도 우리 팀이 올해와 똑같은 '고등학생다운 야구'로 힘 합쳐서 좋은 성적 내겠다"라고 향후 각오를 말했다.

"마지막 대회, 2관왕 해서 꿈같아요"
 
청룡기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주형 선수와, 이날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쳐낸 송승엽 선수는 입을 모아 "청룡기 첫 우승, 그리고 2관왕까지 하게 되어 꿈만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주형 선수는 "처음으로 한 해에 전국대회 상을 두 번 받아봤다. 경기장 바깥에서 마음 졸이며 보셨을 부모님께 상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송승엽 선수 역시 "지금까지 충암 아이들과 함께한 덕분에 우승했다.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까 영철이랑 주형이가 잘 던진 덕분에 특히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대통령배 때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윤준혁(kt) 선배와 최대성 코치님께 연락했는데 '너 자신을 믿고 해보라'고 하시더라. 그런 조언 덕분에 결승전에서 홈런도 쳐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야구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두 선수. 왼쪽이 충암고 송승엽 선수, 오른쪽이 이주형 선수.

고교야구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두 선수. 왼쪽이 충암고 송승엽 선수, 오른쪽이 이주형 선수. ⓒ 박장식

 
우승 비결에 대해 이주형 선수는 "올해 유독 팀워크가 좋았다. 타자도, 투수도 할 일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 전했고, 송승엽 선수도 "훈련할 때부터 서로 함께한 덕분"이라며 팀워크를 꼽았다. 그러며 송승엽 선수는 "주형이가 '내가 잘 던져야 한다'고 욕심을 많이 내더라"라며 우스갯소리도 했다.

가장 고마운 동료 선수로 이주형 선수와 송승엽 선수는 '안방마님' 이건희를 꼽았다. 송승엽 선수는 "중요할 때마다 쳐줘 고마웠다"며, 이주형 선수는 "타격도 잘 해줬고, 포수로서 잘 이끌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송승엽 선수는 "투구 수 관리도 잘 하고, 이닝도 잘 이끌어줬다"며 이주형 선수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주형 선수는 마지막으로 "올해 초 코로나19 확진도 받았을 정도로 좋지 못했는데, 이렇게 대회를 모두 마치니 실감 나지 않는다"며, "힘들 때마다 가족들이 다독여주신 덕분에, 코치님이 조언해주신 덕분에 두 대회에서 가장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간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러며 이주형 선수는 "특히 후배 영철이가 내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잘 막아준 것이 너무 고맙다. 코로나 확진 되었을 때도, 내가 경기 나설 때도 많이 도와줬다"며 윤영철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프로에 가면 1군에 올라 잘 던져 국가대표도 가고 싶고, 충암고 선배님들과도 함께 잘 활약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송승엽 선수 역시 마지막으로 "언북중학교 때 곽채진 감독님이 충암에 보내주신 덕분에 두 번의 우승도 한다"면서, "코치님들 덕분에, 그리고 부모님과 누나가 잘 다독여준 덕분에 힘이 났다"고 감사를 전했다. "3학년이 끝나 아쉽기는 하지만, 우승을 했기 때문에 좋은 기억만 남기는 것 같다"는 송승엽 선수는 "내가 졸업하면 훈련이 힘들어질 것 같은데, 화이팅 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에게 메시지도 남겼다.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던 공주에서의 두 대회였다. 모든 3학년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전국대회'로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경기로 기억에 남게 되었고, 특히 충암고는 대통령배와 청룡기까지의 두 대회 모두 우승하며 최고의 성과를 낸 대회로 모두의 마음 속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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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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