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승리한 군산상고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승리한 군산상고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박장식

 
'역전의 명수'라 불리며 고교야구 황금기를 이끌었던 군산상업고등학교가 다시 결승의 문 앞에 올랐다. 군산상고는 3일 공주 시립 박찬호야구장에서 펼쳐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등학교를 7-1의 스코어로 누르고 결승전으로 진출했다.

군산상고의 위세는 대단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2학년 어린 투수와 3학년 '이도류' 선수가 호투를 펼치며 순항했고, 타선은 13안타를 몰아치며 일곱 점을 끌어올렸다. 군상상고는 이날 승리로 2016년 봉황대기 이후 5년만에 결승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군산상고가 만날 상대는 충암고등학교. 충암고등학교는 같은 날 열린 준결승전에서 덕수고등학교를 4-0으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지난 8월 있었던 대통령배 우승에 이어 청룡기까지 2연패를 노리는 충암고는 청룡기 첫 우승기를 노린다. 고교야구의 두 명가가 벌이는 마지막 결전은 4일 오전 10시 펼쳐진다.

'리드의 명수', 잡아낸 리드 끝까지 이었다

이날만큼은 군산상고가 '리드의 명수'였다. 경기 초반이었던 3회부터 선두타자 심주현이 실책으로 출루한 데 이어, 김범서가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선취점을 올린 군산상고. 군산상고는 이어진 4회부터 6회에 이르기까지 매 이닝 점수를 이끌어내며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4회에는 석 점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잡았다. 박기현과 이용일이 각각 볼넷과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하자 곽영광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와 3루에 보냈다. 해결사는 9번 타자 박규서였다. 박규서는 좌익수 옆을 스치고 펜스까지 굴러가는 짜릿한 2루타를 쳐내며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돌려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김도형까지 내야 가운데를 가르는 타구를 쳐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4회까지 석 점을 올린 군산상고의 스코어는 4-0. 단숨에 리드를 잡은 군산상고는 5회에도 추가득점을 기록했다. 2사 주자 1, 2루 상황 곽영광이 중전안타를 쳐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군산상고 김동준 선수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군산상고 김동준 선수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6회에도 군산상고의 위세는 대단했다. 선두타자 박규서가 안타를 쳐내며 깔끔한 시작을 알렸고, 김도형도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어 타석에 선 김범서는 희생번트로 주자를 모두 득점권에 보냈다. 그러자 다음 타자 김인범이 내야를 큰 바운드로 빠져나가는 타구로 득점권에 오른 주자를 두 명 모두 홈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는 동안 마운드 위는 2학년 영건 장세진이 지켰다. 장세진은 7회까지 103개의 공을 던지며 팀이 순항하는 데 일조했다. 6회 상대 박성재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한 점을 잃은 것, 공을 많이 던진 탓에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대신 8개의 삼진을 잡는 등 좋은 투구 내용으로 이날의 승리 투수를 가져갔다.

8회부터 9회까지의 경기의 대단원은 '군산의 오타니' 김동준이 잡았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쳐내며 쏠쏠한 활약을 펼친 김동준은 마운드 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김동준은 두 이닝동안 무려 4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용마고의 타선을 막아세우며 마운드 위에서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최종 스코어 7-1로 승리를 거둔 군산상고. 군산상고 선수들은 승리의 순간 모두가 마운드 위에 둥글게 모여 6년만의 전국대회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선수들은 2013년 봉황대기의 우승에 이어 8년만의 우승을 노린다.

한편, 군산상고에 앞서 준결승을 치른 충암고등학교는 덕수고등학교를 4-0으로 누르고 승리를 거두었다. 타선에서는 1회부터 강한 타격이 이어졌다. 1회부터 이사만루 상황을 만든 충암고는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첫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회 충암고는 3번 연속으로 사사구로 출루하면서 일사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김동헌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덕수고는 한 번의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4번 타자 이건희가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쳐내며 두 점의 추가 득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김선웅까지 우중간에 뚝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1회와 2회 넉 점을 올리며 4-0의 리드를 지킨 충암고는 '믿을맨' 이주형과 윤영철이 이날도 경기를 책임졌다. 이주형은 6.1이닝동안 60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2학년 윤영철은 경기의 마무리까지 4개의 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결국 4-0 영봉승으로 충암고가 승리했다.

"공주가 기운이 너무 좋네요"
 
 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리드를 잡은 군산상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3일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리드를 잡은 군산상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박장식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군산상업고 석수철 감독은 "공주가 기운이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석 감독은 "장세진이 오늘 경기를 너무 잘 던져줬고, 박규서가 필요할 때 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면서, "김동준 역시 그간 몸이 100%가 아니었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더 잘하니 좋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10년째 감독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는 석수철 감독. 그는 30년 전 군산상고를 다녔던 선수들의 '선배'이기도 하다. 그런 석 감독에게 5년만의 전국대회 결승 진출은 어떤 의미일까. "벌써 5년이나 흘렀다"며 말문을 뗀 석 감독은 "아이들이 열심히 따라줘서 5년만에 결승까지 오른 것 같다. 감회가 새롭다."며 웃었다.

"물론 맞붙는 충암고가 강한 팀이지만, 붙어봐야 안다"는 석 감독은 "지금 팀 분위기도 좋고, 선수들도 전체적으로 해 보고자 하는 좋은 자세"라면서, "꼭 이겨서 옛날 영광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마운드에서, 타석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동준 선수도 만났다. 김동준은 "어제부터 감독님이 준비하라 하셔서 긴장을 했었다"라면서,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도, 타석에서도 생각했던 대로 잘 된 것 같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군산의 오타니'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서도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롤 모델이라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투타겸업이 힘들었지만, 많이 적응되어서 투타 모두 자신이 있다"는 김동준 선수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면서, "목표까지 거의 다 온 것 같으니 잘 해내겠다. 결승전에서도 투타로 힘 쓸 자신이 있다"며 각오했다.

군산상고와 충암고의 청룡기 결승전 경기는 5일 오전 10시 공주 시립 박찬호 경기장에서 열린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오랜 부침을 이겨내고 짜릿한 역전의 기세를 누릴 수 있을지, 명실상부한 강팀 충암고가 올해 전국대회 2연패까지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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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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