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일정이 재개된 지 어느덧 3주의 시간이 흘렀다. 그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요동칠 정도로 순위표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눈에 띄는 팀들은 분명 있었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팀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사이 중위권 경쟁의 열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하위권에 머무르던 팀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등 순위 경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린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불펜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인다. 순위 유지에 문제가 없던 팀 이외에도 약진이 두드러진 팀도 불펜의 활약이 큰 영향을 끼쳤다.
 
 후반기 8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전반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좌완 투수 김재웅

후반기 8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전반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좌완 투수 김재웅 ⓒ 키움 히어로즈

 
선두권 두 팀의 상승세 속에서도 불펜 활약 돋보였던 팀들

29일 경기까지를 기준으로 후반기 팀 불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팀은 놀랍게도 키움 히어로즈(2.82)였다. '술자리 파문' 이후 선발 자원 한현희와 안우진이 이탈했고, 마무리 투수 조상우 역시 올림픽 이후 관리를 받으면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투수들이 합심하여 위기를 헤쳐나갔다. 좌완 투수 김재웅(8경기)과 우완 투수 김태훈(7경기) 등 자책점을 한 점도 주지 않은 투수들이 꽤 많다. 전반기보다 제구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 '고졸루키' 장재영도 불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여전히 kt 위즈(3.07, 2위)와 LG 트윈스(3.33)가 견고한 불펜을 자랑하면서 선두권을 지키는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3.53)가 상위권에 위치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가을야구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던 롯데는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불펜만 놓고 본다면 역시 일등공신은 마무리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후반기 7경기 동안 7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6세이브를 수확했고, 자책점은 없었다. 2연투를 펼친 것이 세 차례나 됐지만, 끝까지 팀의 리드를 지켰다.

도쿄올림픽을 다녀와서 한 단계 성장한 좌완 신인 투수 김진욱의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7경기 5이닝 1승 3홀드를 기록했고, 역시나 김진욱 역시 단 한 점도 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휴식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좌완 투수 강윤구, 부상을 털고 돌아온 우완 투수 최준용도 팀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지난해 이적 이후 줄곧 두산 불펜의 한 축을 지켜왔던 홍건희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이적 이후 줄곧 두산 불펜의 한 축을 지켜왔던 홍건희가 흔들리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위태로운 순위 지키기...불펜이 야속한 팀들

이와는 달리 불펜 투수들 때문에 웃는 날보다 울상을 짓는 날이 더 많은 팀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두산 베어스다. 두산의 후반기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02로 8위까지 처졌다. 역시나 불펜의 핵심이었던 우완 투수 홍건희의 부진이 뼈아프다.

전반기 34경기 39.2이닝 3승 4패 6홀드 2세이브 ERA 2.27로 선전했던 홍건희는 후반기 6경기 4이닝 1홀드 ERA 18.00으로 전반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말 롯데와의 2연전에서는 두 번의 등판 모두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더 많은 승수를 쌓을 기회였던 두산으로선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4위로 전반기를 끝냈으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 6위 SSG 랜더스(후반기 팀 불펜 ERA 4.91, 7위)도 후반기 불펜의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피안타율만 본다면 0.287로,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김택형과 장지훈의 활약, 조요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우완 투수 김상수(5경기 5.2이닝 1홀드 ERA 11.12)와 서진용(5경기 4이닝 1패 ERA 9.00)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고, 믿었던 좌완 투수 김태훈(6경기 4.2이닝 1패 1홀드 ERA 5.79)의 흐름도 썩 좋지 못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홈런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9월 이후에도 불펜 싸움 중요한 이유

전반적으로 많은 팀들이 타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후반기 전체 78경기 중에서 절반이 넘는 46경기가 3점 차 이내로 끝날 만큼 자연스럽게 경기 후반까지 접전을 펼치는 상황도 많아지는 추세다. 무려 5개 구단의 8월 팀 타율이 2할5푼 이상을 넘기지 못한다.

불펜 싸움이 중요한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일정상의 변수다.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경기 등 하루에 많은 투수를 소비해야 하는 날도 점점 많아지고, 연장전 폐지에 따라 후반기에 최대 9연전까지도 치러야 하는 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만큼이나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불펜 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9월 이후에도 이들이 10개 구단의 희비를 가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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