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시즌을 시작한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보란듯이 우려를 불식시켰다. 남부럽지 않은 원투펀치를 구축한 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닉 킹험이 그 주인공이다.

후반기 들어 나란히 네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랐던 두 투수는 모두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전반기에도 훌륭한 투구를 선보였던 카펜터는 여전히 위력을 뽐냈고, 잠시 주춤했던 기억을 지워버린 킹험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덕분에 선발진도 안정감을 찾은 모양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후반기 한화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3.71로 10개 가운데서 LG 트윈스(2.83), kt 위즈(3.65)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왼쪽부터) 한화 외국인 투수 카펜터-킹험

(왼쪽부터) 한화 외국인 투수 카펜터-킹험 ⓒ 한화 이글스

 
흠 잡을 게 안 보이는 카펜터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카펜터가 거둔 승수는 단 5승에 불과하지만 다승 이외의 기록을 보게 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실제로 30일 오전을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8위(2.98), 탈삼진 2위(129개) 등 다른 개인 지표에서는 대체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96cm의 큰 키를 활용한 효과적인 투구로 시즌 초반부터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해 나갔고, 5월에만 세 차례나 7이닝을 소화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화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6월 한 달간 5경기 25.2이닝 1승 4패 ERA 7.01로 부진하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부진이었다. 6월 26일 kt전이 끝나고 나서 열흘 이상 휴식을 가졌고, 7월 이후 5번의 등판에서는 30이닝 2승 ERA 0.30을 기록했다. 특히 자책점을 단 한 점밖에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실점 행진을 멈춘 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의 투구 내용도 무결점에 가까웠다.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타선의 득점 지원이 받쳐줬다면 충분히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가끔씩 사사구를 남발하면서 무너지는 경기가 종종 나왔고, 후반기 첫 경기였던 1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5개의 사사구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후반기 3경기에서 나온 사사구 개수는 총합 3개로, 제구에 안정감을 더한 모습이었다. 더 이상 흠 잡을 만한 게 보이지 않을 정도다.
 
 후반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킹험

후반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킹험 ⓒ 한화 이글스

 
건강한 킹험은 정말 다른 선수였다

이미 KBO리그 경력이 있었던 킹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손을 잡았다. 당시만 해도 지난 시즌 팔꿈치 통증 때문에 SSG 랜더스와 끝까지 동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몸상태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어있던 게 사실이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전의 구위를 회복했다고 자신한 한화는 건강한 킹험의 위력에 기대를 걸었다.

올해도 킹험의 여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5월 21일 광배근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복귀 첫 1군 등판에서도 부진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것 같았지만, 7월이 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7월 7일 KIA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전반기를 마친 킹험은 100%의 몸상태로 후반기를 맞이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시즌이 재개되자 정말 다른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후반기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최근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QS(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올 시즌 두 번째 7이닝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NC 타선을 무력화했다. 나성범, 양의지 등 주축 타자들의 장타를 억제한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팀은 비록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상승세는 아직 40경기 넘게 남아있는 한화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화도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2년여 만에 복귀했습니다. 야구팬 여러분과 함께 2021시즌을 즐겁게 보내고 싶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