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가 재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8일까지 많게는 104경기를 치른 팀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100경기를 채우지 못한 팀도 6팀이나 된다.

kt 위즈가 1강 체제를 굳혀가는 가운데, 선두에서 멀어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2위 자리를 놓고 연일 자리 다툼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중하위권 5개 팀이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8일 경기 결과 4위로 올라선 SSG 랜더스, 삼성과 가까워질 듯 말 듯했던 키움 히어로즈 두 팀 모두 상위권 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었던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는 가을야구를 확신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혼돈 속에서 순위 경쟁의 변수로 등장한 8위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롯데가 대구 원정에서 삼성을 상대로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롯데가 대구 원정에서 삼성을 상대로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 롯데 자이언츠

 
삼성전 싹쓸이로 격차 줄인 롯데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맞이한 9월, 첫 시리즈부터 순조로웠다. 3일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를 치른 롯데는 프랑코와 서준원, 선발 투수들의 호투를 앞세워 2004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더블헤더 전승을 기록했다. 4일 열린 '경남 라이벌' NC와의 원정 경기서도 연승 가도를 달렸고, 한때 두산과 공동 7위에 오르기도 했다.

더블헤더를 포함해 무려 7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번주 역시 롯데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대구 원정에서 삼성을 만난 롯데는 첫날(7일) 불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와 데뷔 첫 멀티히트 활약을 보여준 '신인 포수' 손성빈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김진욱과 원태인, 영건 투수들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8일 경기의 승자도 롯데였다. 0-2로 끌려가던 6회초에 3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부를 뒤집었음에도 6회말 이인복의 백투백 홈런 허용으로 곧바로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7회초 안중열의 솔로포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고, 8회초 전준우가 좌완 투수 이승현과 11구 승부 끝에 1타점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신용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7회부터 안정감을 찾은 불펜 투수들은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으면서 5-4 한 점 차의 리드를 그대로 지켰다.

롯데는 삼성과의 2연전 싹쓸이로 7위 두산과의 격차를 0.5경기 차까지 줄였고, 4위 SSG와는 4경기 차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 수가 40경기 이상이라는 점, 또 최근 팀 분위기가 좋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롯데의 위치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남은 5연전도 흥미진진, 주말 끝나면 희비 엇갈릴 수도

이번주 7연전 가운데 고작 2경기가 끝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중위권 판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각 팀별로 남은 5연전 일정도 만만치 않아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순위 변동도 충분히 가능하다.

9~10일에는 중위권 경쟁에 뛰어든 5개 팀 가운데 무려 4개 팀이 만난다. 4위 SSG와 8위 롯데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치르고, 7위 두산과 6위 NC가 창원 NC 파크에서 만난다. 네 팀의 시리즈 결과에 따라서 주말을 조금이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할 팀이 결정될 수 있다.

11~12일에는 2연전이 아닌 3연전으로, 12일 전 구장에서 더블헤더가 치러진다. 특히 5위 키움과 8위 롯데의 사직 3연전에 많은 팀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일요일 성적 3승 1무 16패로 승률이 2할도 채 되지 않는 롯데의 '일요일 징크스' 극복 여부가 시리즈의 키를 쥐고 있다.

SSG의 경우 직전 3연전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kt를 수원 원정에서 상대해야 하고,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와의 3연전을 소화해야 한다. 맞대결이 없더라도 더블헤더라는 변수 역시 중위권 팀들이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번주 남은 5경기 결과가 각 팀의 정규시즌 최종 순위를 결정짓는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점점 빡빡해지는 일정 속에서 승수를 쌓지 못하면 셈법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더블헤더가 끝나는 9월 12일 저녁, 어느 팀이 웃으면서 한 주를 정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