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퇴장 당하는 바람에 30분 넘도록 10명이 뛰어야 했지만 수원 FC는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2부 리그에서 올라온 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지켜낸 것이다. 결코 우연하게 상위권까지 올라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원 FC 선수들이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김도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28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벌어진 2021 K리그 1 전북 현대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61분에 골키퍼 유현이 퇴장당했지만 2-2로 비기며 3위(10승 8무 9패 39득점 40실점) 자리를 굳게 지켜냈다.

수원 FC의 놀라운 역습, 전주성 흔들다

이번 시즌 세 번째 '캐슬 더비'에서도 수원 FC는 물러서지 않았다. 홈 팀 전북 현대가 8월 4일에 당한 0-1 패배의 불편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수원 FC의 역습에 여러 차례 휘청거렸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수원 FC가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 자체가 8월 마지막 주 K리그 1 최고의 뉴스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만큼 수원 FC의 최근 기세가 매서웠다. 게임 시작 후 10분만에 이룬 역습 삼각 패스가 완벽했다. '라스 - 김승준 - 조상준'으로 이어진 패스 줄기가 조상준의 왼발 선취골로 완성될 때까지 전북 현대의 수비수들은 그 누구도 따라잡지 못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역습의 팀 대구 FC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 없는 속도와 정확도를 자랑했다.

수원 FC의 놀라운 역습은 34분에도 또 이루어져 김승준이 마크맨도 없이 전북 현대 골키퍼 송범근과 1:1로 맞서 왼발 슛을 날리기도 했다. 비록 추가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주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43분에 수원 FC의 역습 전개가 또 하나 맞아 떨어지며 믿기 힘든 2-0 점수판이 만들어졌다. 김승준이 왼쪽 옆줄을 따라 뻗어나가는 오른발 아웃사이드 스루 패스를 보내줬고 이 공을 잡은 라스가 전 소속 팀 골문을 향해 돌진했다. 라스의 1차 왼발 슛은 골키퍼 송범근에게 막혔지만 흘러나온 2차 슛은 한승규의 왼발 추가골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임대 신분인 한승규도 원 소속 팀이 전북 현대이기에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지만 전주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이 흐름대로라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수원 FC에게 2위 자리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했다.

홈 팀 전북 현대는 득점 랭킹 10위 안에 무려 4명이나 올라있는데 지난 게임에서 부상을 당한 일류첸코 말고도 구스타보, 한교원, 송민규 셋이 모두 스타팅 멤버로 나왔지만 수원 FC의 끈질긴 수비 조직력 앞에서 시원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후반전 초반에 수원 FC 골키퍼 유현의 퇴장 변수가 생기는 바람에 겨우 따라붙을 수 있게 됐다. 58분에 전북 골잡이 구스타보와 높은 공을 다투던 수원 FC 골키퍼 유현이 펀칭을 시도했는데 공을 쳐내지 못하고 구스타보의 머리를 때린 것이었다. 이에 김동진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 심판) 온 필드 리뷰 시스템으로 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유현에게 두 번째 옐로카드를 꺼내들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에 수원 FC 벤치에서는 하는 수 없이 공격수 김승준을 빼고 박배종 골키퍼를 들여보내는 결정을 내렸고 구스타보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그런데 75분에도 페널티킥 휘슬이 또 울렸다. 전북 날개 공격수 한교원이 과감한 드리블로 파고드는 것을 막던 수원 FC 수비수 김건웅이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서 2중 동작을 취하며 발끝을 들어올리는 바람에 페널티킥 판정이 나온 것이다.

이번에도 구스타보의 오른발 킥은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들어가 점수판이 2-2로 바뀐 것이다. 바로 이어진 수원 FC의 킥 오프가 또 하나의 기막힌 역습으로 뻗어가면서 라스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 하단에 맞고 골 라인 안쪽에 떨어져 벼락골이 나오는 듯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라스가 빠져나가는 순간 오프 사이드 판정이 확인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끝내 두 팀은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이로써 두 팀 사이의 올 시즌 캐슬 더비 결과는 수원 FC가 1승 2무(4득점 3실점)로 우위를 지켰다.

이제 수원 FC는 A매치 휴식기를 비교적 충분히 쉰 뒤 9월 12일 오후 7시 강원 FC를 빅 버드로 불러들인다. 반면에 전북 현대는 수원 FC보다 빠른 9월 1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게임을 뛰어야 한다.

2021 K리그 1 결과(8월 28일 오후 7시, 전주성)

전북 현대 2-2 수원 FC [득점 : 구스타보(63분,PK), 구스타보(77분,PK) / 조상준(10분,도움-김승준), 한승규(43분)]
- 경고 누적 퇴장 : 유현(61분)

대구 FC 3-1 성남 FC [득점 : 세징야(28분,도움-정승원), 세징야(40분,도움-에드가), 정치인(90+4분,도움-에드가) / 마상훈(90분,도움-이스칸데로프)]
- DGB 대구은행파크(관중 2988명)

포항 스틸러스 0-0 수원 블루윙즈
- 포항 스틸야드(관중 1894명)

2021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6게임 51점 14승 9무 3패 43득점 28실점 +15
2 전북 현대 25게임 47점 13승 8무 4패 46득점 25실점 +21
3 수원 FC 27게임 38점 10승 8무 9패 39득점 40실점 -1

4 대구 FC 26게임 37점 10승 7무 9패 31득점 32실점 -1
5 인천 유나이티드 FC 25게임 36점 10승 6무 9패 29득점 32실점 -3
6 포항 스틸러스 26게임 36점 9승 9무 8패 27득점 28실점 -1
7 수원 블루윙즈 27게임 35점 9승 8무 10패 33득점 33실점 0
8 제주 유나이티드 25게임 28점 5승 13무 7패 27득점 30실점 -3
9 광주 FC 26게임 28점 8승 4무 14패 25득점 31실점 -6
10 강원 FC 24게임 27점 6승 9무 9패 26득점 29실점 -3
11 성남 FC 25게임 26점 6승 8무 12패 22득점 33실점 -11
11 FC 서울 25게임 25점 6승 7무 12패 24득점 31실점 -7

2021 K리그 1  득점 랭킹 상위 10
1 라스(수원 FC) 14골 : 26게임(게임 당 0.54골)
2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13골 : 22게임(게임 당 0.59골)
3 구스타보(전북 현대) 11골 : 21게임(게임 당 0.52골)
4 일류첸코(전북 현대) 11골 : 24게임(게임 당 0.46골)
5 뮬리치(성남 FC) 10골 : 24게임(게임 당 0.42골)
6 이동준(울산 현대) 9골 : 22게임(게임 당 0.41골)
7 한교원(전북 현대) 8골 : 18게임(게임 당 0.44골)
8 임상협(포항 스틸러스) 8골 : 24게임(게임 당 0.33골)
9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 FC) 7골 : 14게임(게임 당 0.5골)
10 송민규(전북 현대) 7골 : 22게임(게임 당 0.32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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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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