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이하 한국 시각)까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시즌 25경기에 선발로 등판했고, 12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1위에 올라있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과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11승 그룹에는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지난 해 KBO리그에서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이 있다.

그런데 류현진과 콜, 배싯 3명의 다른 지표들을 보면 차이점이 있다. 류현진이 143.2이닝, 콜이 142이닝을 던졌으며 배싯이 151이닝을 던졌다. 여기서 평균 자책점이 제일 뛰어난 투수는 콜인데, 콜은 142이닝 동안 191탈삼진을 잡아내는 압도적인 구위로 평균 자책점 2.92를 기록하고 있다.

배싯은 151이닝 동안 154탈삼진을 기록하며 평균 자책점 3.22를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143.2이닝 동안 115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데, 류현진이 어깨 수술 이후 탈삼진보다는 범타 유도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평균 자책점이 3.88로 다소 높다.

류현진, 3점 대 ERA 시즌은 어땠나

KBO리그 통산 98승 52패 2.80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3점 대 ERA를 기록했던 시기는 총 3번 있었다. 2008년(26경기 165.2이닝 14승 7패 3.31), 2009년(28경기 189.1이닝 13승 12패 3.57) 그리고 2011년(24경기 126이닝 11승 7패 3.36) 3번의 시즌이다.

여기서 변수를 감안하자면 2008년에는 올림픽 출전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2008 시즌 초반에도 다소 부진했고, 올림픽 이후 등판했던 6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했던 2경기에서 4이닝 5실점, 5이닝 3실점으로 부진하는 등 다소 기복이 있었다.

2009년은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피로가 시즌 초반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팀도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수비도 도와주지 않고 승운까지 따르지 못하면서 13승 12패로 최다패 공동2위(봉중근)를 기록했을 정도였다.

2011년의 경우 2010년 후반기에 있었던 부상이 영향을 미쳤다. 1점 대 ERA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9월 1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실패했고 휴식 후 등판했던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다소 부진했다. 이 부상 여파로 2011년도 시즌 중 재활군에 다녀 올 정도였고 시즌 24경기 등판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첫 해 류현진의 평균 자책점은 정확히 3.00이었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았다면 2점 대 ERA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으나, 시즌 마지막 등판이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인 162번째 경기였고, 포스트 시즌 등판 준비를 위해 4이닝만 던졌다는 점이 아쉬웠다.

2014년 시즌 류현진의 ERA는 3.38이었는데, 이 해에는 어깨와 둔근 부상 등으로 정규 시즌에 3번이나 자리를 비우면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152이닝). 2015년은 어깨 관절경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2016년은 복귀하여 1경기를 던진 후 팔꿈치 건염으로 다시 시즌을 마감했다.

2017년의 ERA 3.77은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첫 풀 타임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후 류현진은 2018년 비록 부상으로 중반을 쉬긴 했으나 1.97의 ERA를 기록했고, 2019년은 풀 타임 ERA 2.32로 메이저리그 타이틀을 수성했다.

투수들의 무덤에 뛰어든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첫 해인 2020년에 류현진은 평균 자책점 2.69로 아메리칸리그 4위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으로 류현진은 아시아 선수 처음으로 왼손 투수에게 주어지는 워렌 스판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하여 메이저리그 전체가 팀당 60경기만 진행된 단축 시즌이었다. 때문에 다른 시즌의 풀 타임 성적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그 지표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물론 블루제이스의 경우 홈 경기장인 로저스 센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트리플A 경기장인 버팔로의 세일런 필드와 더니든의 스프링 캠프 경기장을 활용했다는 변수도 있었다. 캐나다의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인하여 블루제이스는 2021년 8월이 되어서야 로저스 센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일단 류현진에게 있어서 '162경기' 시즌 기준으로는 2021년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첫 시즌인 셈이다. 지난 해에는 아메리칸리그 팀도 동부지구 팀들만 만났으나, 올해에는 아메리칸리그의 14팀을 모두 상대하는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내셔널리그에 비해 아메리칸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기다. 투수 타석에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벌 수 있는 내셔널리그에 비해 아메리칸리그의 타자들을 상대하기 어려운 편이다. 아메리칸리그로 옮긴 투수가 평균 자책점이 다소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 내셔널리그로 옮긴 투수가 평균 자책점이 하락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전통의 강호들이 몰려있는 동부지구는 투수들에게는 잔인한 무덤이나 마찬가지다. 양키스와 레드삭스 그리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 경기장은 타자들에게 유리한 경기장이며, 탬파베이 레이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 경기장은 시설이 상대적으로 노후한 돔 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성적의 기복이 심한 2021년

올해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상대하는 팀에 따라 성적의 편차가 다소 있다. 가장 많이 만나는 동부지구 팀들을 중심으로 보면 먼저 전통의 강호 양키스를 상대로는 3경기 1승 무패 ERA 3.00(18이닝 6자책)을 기록했다. 다저스 시절부터 양키스를 만나면 부진했으나, 승운은 없어도 지난 해 마지막 등판에서 양키스 울렁증을 극복한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강호 레드삭스를 상대로는 4경기 2승 1패 ERA 4.57(21.2이닝 11자책)로 기복이 심한 편이다. 승리했던 경기에서는 7이닝 무실점과 6이닝 무실점으로 압도적이었으나,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는 5이닝 4실점(패전)과 3.2이닝 7실점 조기 강판(노 디시전)으로 편차가 심했다.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을 차지했던 레이스를 상대로는 운이 없다. 지난 해 와일드 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도 조기 강판을 당했고, 올해 처음 만났을 때에는 3.2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중 부상으로 인하여 조기 강판을 당했다. 다행히 5월에 다시 만났을 때에는 6.2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동부지구 최하위 오리올스를 상대로는 3경기 등판에서 모두 이겼다. 3전 전승에 ERA 2.89(18.2이닝 6실점)를 기록했는데, 2경기에서는 1실점이었으나 나머지 1경기에서 6.2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이 경기도 6회까지는 2피안타 62구로 위력적인 투구를 보이다 7회에 갑자기 흔들렸던 점이 아쉬웠다.

올해는 시기에 따른 격차가 유난히 심하게 드러난다. 4월에 ERA 2.60, 5월에 ERA 2.64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6월에 5경기 2승 2패 ERA 4.88로 부진하면서 시즌 ERA가 3점 대로 상승했다. 7월 ERA 2.73으로 다시 나아지는 듯 했으나, 8월 5경기 중 7실점 경기가 2번이나 되면서 2승 2패 ERA 6.51로 크게 부진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

블루제이스는 올해 8월부터 캐나다의 방역 정책이 다소 완화되면서 비로소 로저스 센터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은 블루제이스 이적 후 1년 반 만에 로저스 센터 마운드에 올랐으며, 8월 5경기 중 4경기를 홈 경기로 등판했다.

물론 아직 4경기만 등판했기 때문에 앞으로 로저스 센터에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지만, 블루제이스의 홈 경기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적응을 완료해야 한다. 일단 현재까지 로저스 센터 4경기 성적은 2승 1패 ERA 6.75(21.1이닝 16실점)로 영 좋지 않은 편이다.

하필이면 부진한 타이밍이 로저스 센터로 옮긴 첫 달이라는 점이 걸린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7이닝 2실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2경기가 하필이면 모두 7실점 경기였던 영향으로 올 시즌 로저스 센터 ERA가 6.75까지 치솟은 것이다.

로저스 센터는 2019년 홈런 팩터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경기장인 쿠어스 필드(콜로라도 주 덴버)를 넘어선 적도 있을 정도로 타자들에게 유리한 경기장이다. 개폐형 돔 구장이라 지붕을 닫으면 타구의 공기 저항도 적고, 토론토의 기후가 상대적으로 춥기 때문에 인조 잔디를 사용하여 타구가 굴러가는 속도도 빠르다.

게다가 류현진은 어깨 수술을 받은 이후 빠른 공의 평균 속도가 이전보다 하락했고, 경우에 따라 시속 145km(약 90마일)에 미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의 체인지업의 제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날이면 한 이닝에 대량 실점이 나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블루제이스는 126경기에서 66승 60패로 승률 0.524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지구 3위 레드삭스와의 승차도 5경기 반이나 된다. 물론 동부지구의 상위권 승률이 다른 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포스트 시즌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올 시즌 포스트 시즌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류현진에게는 2점 대 평균 자책점 시즌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6월과 8월의 부진으로 올해는 현실적으로 3점 대 평균 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도 다소 어려워졌다. 9월에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더라도 실점이 많으면 3점 대 시즌도 어렵다.

27일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들쑥날쑥하면서 로저스 센터에서의 경기 결과도 매번 극과 극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도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류현진의 9월 첫 등판 일정은 다행히 올 시즌 3경기 모두 승리한 동부지구 최하위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가 될 예정이다. 류현진이 노출된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로저스 센터에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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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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