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좌완에 강한 화이트삭스 타선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3.2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경기는 에이스 류현진이 4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면서 토론토가 후반 맹추격에도 7-10으로 패했다.

류현진은 27일 화이트삭스전에서 시즌 13승 고지를 밟으면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13승 도전 경기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홈런(3개)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만들고 말았다. 후반기 들어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는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12승 7패가 됐고 3.54였던 평균자책점은 3.88로 크게 올라갔다.

2사 후 3피홈런에 흔들린 류현진
 
 3회 루이스 로베르트에게 2점 홈런 내준 류현진

3회 루이스 로베르트에게 2점 홈런 내준 류현진 ⓒ AP/연합뉴스

 
토론토는 26일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4.5경기 뒤져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양키스가 최근 11연승으로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에 토론토는 아직 그 정도의 연승행진을 시작하지 못했다. 어느덧 시즌도 종반으로 향해가는 만큼 토론토 역시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서는 '양키스급 질주'가 필요하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27일 경기에서 주전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빼고 루키 케빈 스미스를 8번 좌익수에 배치했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포수가 주포지션인 알레한드로 커크가 선발 출전하는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토론토가 화이트삭스의 선발인 좌완 로돈을 맞아 8명의 우타자를 배치한 것처럼 화이트삭스 역시 류현진을 상대로 7번 우익수 브라이언 굿윈을 제외한 8명의 우타자를 선발 출전시켰다.

토론토의 승리,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선두 등극을 위해 홈구장 로저스센터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팀 앤더슨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1사 후 루이스 로버트가 받아친 초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2사를 잡아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타점 1위(96개) 호세 어브레유마저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첫 이닝을 끝냈다. 

토론토는 1회말 공격에서 마커스 시미언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1회부터 득점지원을 얻은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일로이 히메네스를 3루 땅볼로 잡아냈다. 1사 후 앤드류 본을 삼진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2사 후 세자르 에르난데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좌타자 굿윈을 루킹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추가 피안타와 실점 없이 2회 투구를 마쳤다.

토론토는 2회말 공격에서도 로돈에게 볼넷 2개를 얻어냈지만 다시 앞서가는 점수를 만들지 못했고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레우리 가르시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후 세비 자발라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한 류현진은 2사 후 앤더슨에게 중전안타, 로버트와 아브레유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2회 동점 홈런을 시작으로 3개의 피홈런이 모두 2사 후에 나온 것이다.

시즌 첫 3피홈런 및 두 번째 7자책 경기

3회 백투백 홈런을 맞고 크게 흔들렸던 류현진은 4회 투구에서도 선두타자 본을 볼넷, 에르난데스를 안타로 출루시키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굿윈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자를 한 베이스씩 진루시킨 류현진은 가르시아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6점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2사 후 앤더슨에게 또 하나의 적시타를 허용하며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야구에서는 '이닝의 선두타자와 2사 후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특히 2사 후에는 투수가 심리적으로 마음을 놓고 방심하다가 뜻밖의 한 방을 허용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더욱 집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류현진의 피홈런 3개는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팀의 에이스로서 항상 긴 이닝을 염두에 두고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이 2사 후 빨리 이닝을 마무리하려고 던진 공이 뜻밖의 장타로 연결됐다는 뜻이다.

류현진의 3.2이닝 7자책 경기는 지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3.2이닝 7자책)이후 3경기 만이다. 10안타를 맞았던 보스턴전보다는 피안타(7개)가 다소 적었지만 7피안타중 3개가 홈런으로 연결됐고 3개의 피홈런 후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다승 단독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에서 시즌 7번째 패배를 당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9월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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