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전북 현대 모터스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전북 구스타보가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전북 현대 모터스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전북 구스타보가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북 현대가 외국인 공격수 구스타보의 맹활약을 앞세워 포항 스틸러스를 제압하고 5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렸다.
 
전북은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7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북은 24경기, 승점 46을 기록, 2경기를 더 치른 1위 울산(26경기, 승점 51)과의 격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
 
일류첸코 조기 부상, 교체 출전한 구스타보가 끝냈다
 
전북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일류첸코, 2선은 송민규-김승대-문선민을 내세웠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류재문-최영준, 포백은 최철순-김민혁-홍정호-이유현,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포항 역시 4-2-3-1로 맞섰다. 원톱 이승모를 중심으로 강상우-고영준-권기표가 2선에서 받치는 형태였다. 더블 볼란치는 오범석-신광훈, 포백은 전민광-그랜트-권완규-박승욱,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다.
 
초반부터 두 팀은 거칠게 응수했다. 최철순과 권기표가 충돌하는 장면이 나왔다. 전반 4분에는 오범석이 이유현의 다리를 밟는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갔다. 전북은 전반 16분 일류첸코가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강현무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다. 포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2분 이승모의 슈팅이 옆그물을 맞았다. 전반 34분에는 송민규가 친정팀 포항의 골문을 노렸지만 강현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북에게 악재가 찾아온 것은 전반 44분. 주전 골잡이 일류첸코가 큰 부상을 당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일류첸코를 대신해 구스타보가 최전방을 맡았다. 포항도 오범석, 권기표 대신 이수빈, 임상협이 들어갔다.
 
오히려 전북은 구스타보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후반 4분 오른쪽 측면에서 최영준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몸을 날려 발리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후 전북은 류재문 대신 한교원을, 포항은 고영준 대신 크베시치를 교체 투입했다.
 
흐름은 전북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마침내 후반 26분 한 골을 추가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중볼 경합 도중 한교원이 그랜트에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가 오른발로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포항은 수비수 그랜트 대신 김륜성을 넣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2선 자원 김승대를 불러들이고, 이승기를 투입해 지키기로 전환했다. 포항은 전북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구스타보마저 살아난 전북의 무서운 상승세
 
전북은 김상식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전반기 동안 시원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울산에게 선두 경쟁에서 뒤쳐졌다. 이에 전북은 올 여름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포항으로부터 송민규를 영입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진출한 김진수를 다시 친정팀 전북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군에서 제대한 문선민까지 합류하면서 화려한 선수진을 구성하게 됐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수원FC전에서 패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후 대구, 광주, 서울에 3연승을 거두며 순항을 이어나갔다. 아쉬움이라면 지난 주말 열린 성남전에서 0-0으로 비겨 연승에 제동이 걸린 점이다. 그래서 이번 포항전은 중요한 고비처였다. 특히 일류첸코, 송민규, 김승대, 최영준 등 전직 포항 출신 선수들이 전북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며 큰 관심을 모았다.
 
정작 승부에 영향을 끼친 선수는 구스타보였다. 구스타보는 일류첸코의 부상으로 대신 교체 출전해 2골을 잡아냈다. 육중한 피지컬, 위치선정, 골 결정력을 두루 겸비한 구스타보의 존재감은 포항 수비진들이 막아설 여력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포항에서 이적한 일류첸코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린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에는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만 놓고 보면 구스타보의 퍼포먼스가 일류첸코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후반기 6경기에 출전해 무려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전반기 5골 2도움에 버금가는 수치다.
 
일류첸코, 구스타보라는 K리그 정상급 골잡이 2명을 보유한 전북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북은 최근 5경기 연속 무패로 순풍에 돛을 달았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은 올 시즌에도 정상에 오를 경우 사상 초유의 5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울산이라는 쟁쟁한 라이벌이 버티고 있어 5연패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현재 전북은 울산에 밀린 2위에 머물러 있다. 지키는 자가 아닌 쫓는 자의 입장이다. 선두 자리를 탈환하려면 매 경기 꾸준하게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은 승리 DNA가 굳건한 팀이다. 최근 후반기 보여주고 있는 페이스는 왜 전북인지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27라운드 (전주월드컵경기장, 2021년 8월 25일)
전북 2 - 구스타보 50' 70'
포항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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