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트레블'의 주인공 GS칼텍스가 컵대회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1(25-20, 25-19, 17-25, 25-20)로 꺾었다. 인삼공사가 어깨부상이 있는 이소영을 쉬게 해준 반면에 GS칼텍스는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안혜진 세터와 오지영 리베로를 사실상 풀타임으로 활용한 끝에 인삼공사를 꺾고 대회 2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GS칼텍스는 '삼각편대'로 출전한 강소휘와 유서연, 최은지가 나란히 15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으로 GS칼텍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안혜진 세터는 무려 6개의 서브득점과 함께 날카로운 서브를 통해 인삼공사의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특히 GS칼텍스와 인삼공사의 컵대회 개막전은 지난 4월 23일 맞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은 최은지와 박혜진의 첫 번째 맞대결로 배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42%의 성공률과 15득점으로 GS칼텍스 승리 견인
 
 최은지는 자신의 4번째 팀 GS칼텍스에서 가진 첫 경기에서 직전 소속팀 인삼공사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었다.

최은지는 자신의 4번째 팀 GS칼텍스에서 가진 첫 경기에서 직전 소속팀 인삼공사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배구연맹

 
2010년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최은지는 2016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로 이적했다가 2017-2018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었다. 전해 연봉 1억 원 미만으로 보상 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는 B등급 FA였던 최은지는 2018년 연봉 8000만원의 조건에 인삼공사와 FA계약을 체결했다. 인삼공사로서는 2007년의 김사니(기업은행 코치) 이후 11년 만에 영입한 외부FA였다.

최은지는 이적 후 첫 공식대회였던 컵대회에서 인삼공사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인삼공사를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컵대회 정상으로 이끌었다. 특히 GS칼텍스와의 결승전에서는 무려 32득점을 쏟아 붓는 원맨쇼를 펼치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최은지는 여자부 선수들의 연봉 3억 원 시대가 열린 V리그에서 1억 원도 채 되지 않은 연봉을 받는 선수였지만 효율 만큼은 그 어떤 선수 못지 않게 뛰어났다.

인삼공사에서 세 시즌 동안 활약한 최은지는 V리그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83경기에 출전해 860득점을 올리며 인삼공사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챔프전 MVP' 이소영을 영입했고 포지션이 겹치는 최은지는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은지는 지난 4월 인삼공사와 8000만원에 FA계약을 체결한 후 박혜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했다.

최은지는 23일 친정 인삼공사와의 컵대회 개막전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인 윙스파이커가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오른쪽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서브리시브 부담 없이 공격에만 전념한 최은지는 42.42%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15득점을 올렸다. 3세트에서 기복을 보이며 문지윤과 교체되기도 했지만 승부처가 된 4세트에서는 다시 5득점을 올리며 높은 공격효율과 함께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최은지는 이번 컵대회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꾸준히 주전으로 나설 확률이 높다. 하지만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가세한다면 다시 윙스파이커로 돌아가 유서연과의 주전경쟁을 벌여야 한다. 따라서 최은지가 지난 시즌 컵대회, V리그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에서 주전 자리를 따내려면 이번 컵대회에서 더욱 인상적인 활약이 필요가 있다.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커리어 하이' 폭발
 
 박혜민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경기'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득점과 함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박혜민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경기'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득점과 함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 한국배구연맹

 
고교 시절 선명여고와 청소년대표팀의 주장을 역임했던 박혜민은 2018년 GS칼텍스 입단 후 프로에서 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주아, 인삼공사의 박은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정지윤이 프로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사이 박혜민은 V리그를 기준으로 세 시즌 동안 50경기에서 116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여전히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성장속도는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181cm, 65kg으로 선천적으로 마른 체구를 가진 박혜민은 공격수로 대성하기엔 파워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따라 다녔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서브리시브와 수비에서는 꾸준히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그렇다고 리베로로 변신하기엔 신장이 너무 크다. 박혜민은 프로 입단 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GS칼텍스의 붙박이 주전 윙스파이커인 '쏘쏘자매' 이소영과 강소휘의 자리를 넘보기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팀에서 가장 믿고 따르던 선배 이소영이 인삼공사로 이적했고 박혜민은 GS칼텍스에서 더욱 외로운 존재로 전락하는 듯 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했던가. 박혜민은 이소영이 팀을 옮긴지 열흘 만에 최은지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로 전격 이적했다. 게다가 인삼공사에는 이소영뿐 아니라 박혜민의 선명여고 동기 박은진과 이예솔, 1년 후배 정호영 등 친한 학교 동문들이 수두룩하다.

도쿄 올림픽을 치르고 온 이소영은 어깨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컵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고 박혜민은 절친한 선배의 빈자리를 매울 중책을 안고 23일 '친정' GS칼텍스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비록 경기는 인삼공사가 1-3으로 패했지만 풀타임으로 활약한 박혜민은 팀 내 가장 높은 35.77%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며 블로킹2개를 포함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19득점을 기록했다. 19득점은 박혜민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종전 14득점)이기도 하다.

박혜민은 이적 후 첫 공식경기에서 자신을 이적시킨 GS칼텍스를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박혜민이 V리그 개막 후에도 컵대회 개막전에서 보여준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고의정, 이선우 등과 벌이고 있는 '이소영 파트너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코트 밖에서 절친으로 유명한 이소영과 박혜민이 코트 안에서도 '단짝'이 된다면 인삼공사의 FA영입과 트레이드는 대성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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