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4명이 빠진 6위 NC가 선두다툼을 하는 2위 LG의 덜미를 잡았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20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11안타를 터트리며 8-3으로 승리했다. 올림픽 휴식기 동안 전력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후반기 9경기에서 4승2무3패로 선전하고 있는 NC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게 2-3으로 패한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단숨에 6위에서 4위로 뛰어 올랐다(41승4무38패).

NC는 6회 선두타자로 나와 LG선발 손주영에게 솔로 홈런을 터트린 나성범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며 개인 통산 200홈런을 터트렸고 김기환과 박준영, 강진성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5회 2사 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영규가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낸 가운데 원종현 대신 NC의 새 마무리로 낙점된 FA투수 이용찬이 19일 SSG전에 이어 이틀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훨씬 추웠던 이용찬의 첫 FA시장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두산에서만 14년 동안 활약한 이용찬은 2020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부상만 없다면 선발과 불펜, 마무리로 모두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된 투수였던 이용찬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무리 FA 시장이 위축됐다 해도 원소속팀 두산을 비롯해 여러 구단들로부터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알짜배기 투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FA대박'을 노리던 이용찬의 꿈은 팔꿈치 부상과 함께 무산되고 말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이용찬은 작년 시즌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8.44라는 민망한 성적을 남기고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으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FA로이드'를 노리고 무리해서 출전을 강행했던 것이 이른 시점에서의 수술과 시즌아웃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용찬은 FA 등록일수를 채웠지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최악의 부진과 함께 부상까지 당한 이용찬이 명예회복을 위해 'FA재수'를 선택할 거라 전망했다. 실제로 2019년까지 52승47패90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3.73을 기록했던 엘리트 투수 이용찬에게 8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FA를 신청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이용찬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많은 야구팬들의 예상을 깨고 FA를 신청했다.

작년 FA시장에서는 통산 110승 투수 차우찬(LG)이 인센티브 14억 원이 포함된 2년 총액 20억 원, 8년 연속 10승에 빛나는 '느림의 미학' 유희관(두산)이 인센티브 7억 원이 포함된 1년 총액 1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FA시장에서 각 구단들이 섣불리 지갑을 열기 꺼려 했다는 뜻이다. 특히 당해 년도 성적이 좋지 않았던 베테랑 투수에 대해서는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로 대우가 야박했다.

이는 2021년이 되면 한국 나이로 33세가 되는 이용찬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이용찬은 2020시즌 1승에 8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크게 부진했을 뿐 아니라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젊은 투수들 중에서는 팔꿈치 수술 후 구속이 증가하는 사례도 종종 있지만 팔꿈치 수술 후 재활과정도 끝나지 않은 베테랑 투수에게 거액을 배팅할 구단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가을야구 23경기의 경험, NC에 녹여낼까

이용찬에게 야박했던 것은 원소속팀 두산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의 여파에다 모기업 사정도 어려웠던 두산은 이용찬에게 거액을 제시할 사정이 되지 못했고 결국 이용찬은 시범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유일한 FA 미계약자로 남았다. 이용찬은 제주도와 모교인 장충고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구단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결국 이용찬은 두산과 재계약을 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용찬은 대학팀, 그리고 독립리그 구단과의 연습경기 등판을 통해 빠른 공을 시속 147km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지난 5월20일 이용찬은 두산이 아닌 '디펜딩 챔피언' NC와 3+1년 최대 27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이호준(NC타격코치)과 박석민, 양의지 등 야수들만 영입했던 NC가 창단 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투수 FA가 바로 이용찬이었다. 이동욱 감독은 올 시즌 이용찬을 불펜투수로 활용할 거라 밝혔다.

자체 청백전과 퓨처스리그를 통해 구위를 점검한 이용찬은 지난 6월17일 kt 위즈를 상대로 NC에서의 데뷔전을 가졌다. 1이닝1볼넷 무실점으로 NC 데뷔전에서 홀드를 기록한 이용찬은 전반기를 5.1이닝2실점(2홀드,3.38)으로 마쳤다. 이용찬은 후반기에도 마무리 원종현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 역할을 맡았지만 원종현이 후반기 5경기 중 2경기에서 실점을 하면서 컨디션이 좋은 이용찬에게 마무리 기회가 왔다.

19일 SSG와의 경기에서 8-5로 앞선 다소 여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한 이용찬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두산의 마무리를 맡았던 2017년 9월 12일 NC전 이후 1437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용찬은 20일 LG전에서도 팀이 8-1에서 8-3으로 추격을 당한 9회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타 김용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무리 변신 후 2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한 이용찬은 후반기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찬은 두산 시절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도 했다. 주전 야수 4명이 시즌 아웃된 NC는 정규리그의 남은 61경기에서 마운드의 힘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리고 NC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며 올해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룡군단의 새로운 수호신이 된 이용찬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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