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기반으로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된 팀 중 하나인 kt 위즈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50승 고지를 선점했다.

kt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5-4 한 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2위 LG 트윈스와 3위 삼성 라이온즈의 추격을 뿌리치고 가장 먼저 50승에 도달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했던 kt는 지금의 페이스라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도 있다. 역대 5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0%(20/31)로,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80%에 달한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진 경우도 절반이 넘어 확률상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20일 경기 승리로 올 시즌 가장 먼저 50승 고지를 밟은 kt 위즈 선수단

20일 경기 승리로 올 시즌 가장 먼저 50승 고지를 밟은 kt 위즈 선수단 ⓒ kt 위즈

 
엄상백까지 가세, 이보다 탄탄한 선발진 갖춘 팀은 없다

그렇다면, kt 위즈가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정규시즌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역시나 강력한 선발진에 있다.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투수들은 물론이고 국내 선발 투수들의 힘이 다른 팀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군 문제를 해결한 고영표는 매 경기 기본 6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배제성과 소형준도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여기에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엄상백이 합류하게 된 점도 kt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기록을 통해서도 kt의 선발 야구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QS(42회)를 기록했고, 선발 평균자책점은 3.88로 10개 구단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4점대 중반을 나타내던 지난 2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현재 선발 투수들을 제외하더라도 스윙맨 경험이 있는 김민수 등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들이 꽤 있다. 남은 시즌뿐만 아니라 3~4명의 투수들 정도만 로테이션을 돌아도 충분한 가을야구에서도 탄력적인 투수 기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창단 첫 가을야구가 단 4경기 만에 막을 내린 지난해에 비하면, 마운드 사정이 나아졌다. 

확실히 두꺼워진 선수층

두 번째 원동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두꺼워지는 선수층이다. 가장 늦게 KBO리그에 입성한 팀이다 보니 기존에 있던 9개 구단과 시즌 내내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게 쉽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9년까지도 한계를 느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kt는 완전히 달라진 팀으로 거듭났다. kt 팬들이 그토록 잠재력을 터뜨리길 기다려왔던 배정대와 심우준 등 원래 팀에 있던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주전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백업 멤버들까지 힘을 보탰다.

그 결과 몰라보게 선수층이 두꺼워졌고, 장기간 상위권에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올시즌을 치르는 과정에 있어서도 내야수 황재균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하더라도 크게 공백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서도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개인사를 이유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나 다른 팀에 비해서 외국인 투수로 인한 공백이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kt를 강팀으로 부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격 1위' 강백호, 데뷔 첫 우승반지는 결코 꿈이 아니다

마지막 이유는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 중인 강백호의 존재감이다. 시즌 초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간 강백호는 전반기 종료 직전까지 3할9푼 이상의 타율을 유지했고, 일찌감치 타격왕을 예약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전한 올림픽에서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전반기 일정이 끝나고 진행된 도쿄올림픽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껌 씹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부 팬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최근 2경기에서 안타 없이 침묵하긴 했으나 만약 올 시즌 강백호가 이렇게까지 활약하지 못했다면, kt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장담하기에는 어렵다. 타자들의 고른 활약과 더불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준 강백호가 역대급 시즌을 보내면서 팀의 선두 수성에 크게 기여한 게 사실이다.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은 물론이고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반지를 끼는 것도 결코 꿈은 아닐 듯하다. 2021시즌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하고 싶은 강백호, 그리고 kt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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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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