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즐라탄 김현이 10년도 더 된 까마득한 기록지 속 승리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 주었다. 190cm나 되는 큰 키의 골잡이가 몸을 180도로 돌려 차는 유연한 터닝 슛을 아름답게 성공시킨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김현의 골이 터질 때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8일(수)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K리그1 성남 FC와의 홈 게임에서 키다리 골잡이 김현의 아름다운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6위(9승 6무 9패 27득점 32실점)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렸다.

인천 유나이티드 승리의 파랑새, '김현'

이 게임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성남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근래에 좋은 기억들이 많다. 지난 4월 21일 탄천종합운동장에 가서 3-1로 완승을 거둔 것부터 시작하여 지난 해 9월 27일 6-0으로 크게 이긴 것, 2019년 10월 19일 1-0으로 이긴 것까지 성남 FC가 1부리그에 있는 최근 기록만으로도 어웨이 게임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자주 챙겨왔던 것이다. 

그런데 유독 성남 FC와의 홈 게임 승리 기록은 아득히 먼 일이었다. 무려 10년도 더 된 일이어서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문학경기장(인천월드컵)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4월 17일에 당시 성남 일화(시민구단 이전 클럽 명칭)를 2-1로 이긴 것이 가장 가까운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홈 게임 승리 기록이다.

거의 1년 전 2020년 8월 9일의 불편한 기억이 인천 유나이티드 FC 구성원들을 감싸고 돌았다. 지금은 FC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나상호에게 2골을 내주며 0-2로 완패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준비하고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로서는 1년 전 나상호보다 무서운 기세로 성남 FC의 연승을 이끌고 있는 최장신 골잡이 뮬리치가 골칫거리였다. 이기기 위해서는 뮬리치에게 골을 내주지 않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조성환 감독은 '델브리지-김광석-오반석' 세 수비수에게 특명을 내렸고 그 1차 목표를 틀림없이 이뤘다. 

그래도 뮬리치는 능력자였다. 74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필드 플레이어 4명을 따돌리는 유연한 드리블 기술은 보는 이들 모두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뮬리치의 마지막 슬라이딩 슛을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은 김광석이 몸을 아끼지 않고 막아냈기에 그 뜻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80분에 뮬리치의 실질적인 유효슛이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입장에서 다행스럽게도 그 슛은 오랜만에 골문을 지킨 이태희 골키퍼 정면으로 뻗어가 잡혔다. 후반전 추가 시간 2분에도 동점골을 노리는 뮬리치의 오른발 슛이 나왔지만 바로 앞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노련한 수비수 오반석이 양손을 뒤로 묶고는 온몸으로 막아낸 것이다. 뮬리치를 겨냥한 로빙 크로스는 대부분 호주 출신 센터백 델브리지가 잘 이겨내주었다.

이렇게 뒷문을 단단하게 잠근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결승골을 뽑아냈다. 33분 50초에 교체 선수로 들어간 미드필더 아길라르가 3분 31초만에 기막힌 어시스트 패스 감각을 뽐냈고 이 로빙 패스를 받은 김현이 성남 FC의 오프 사이드 함정을 허물며 아름다운 골을 터뜨렸다. 김현은 부드러운 오른발 인사이드 터치 순간부터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의 유명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몸을 왼쪽으로 180도 돌리며 때린 오른발 슛까지 완벽했다. 바로 앞에 노련한 골키퍼 김영광이 몸을 내던졌지만 김현의 탁월한 감각과 슛 타이밍은 그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이 덕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성남 FC를 상대로 홈 게임 승리 기록을 실로 오래간만에 찍어냈다. 2011년 4월 17일(문학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2-1 성남 FC) 이후 3777일만에 이룬 일이어서 놀랍다. 

김현의 이 결승골은 개인 통산 시즌 4호골인데 그의 골 기록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모두 승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3월 17일 수원 FC와의 홈 게임 4-1 승리, 4월 21일 성남 FC와의 어웨이 게임 3-1 승리, 7월 3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4-1 승리 기록 모두 김현이 골을 넣은 게임이다.

특히 성남 FC와의 두 게임 모두 김현의 골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어서 한 달 뒤 그곳에서 다시 만나는 기회(9월 19일 인천 전용, 인천 유나이티드 FC-성남 FC)를 더 기다리게 만드는 승리의 파랑새다.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21일(토) 오후 6시 강원 FC와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나며, 성남 FC도 같은 날 1시간 뒤 탄천종합운동장으로 2위 전북 현대를 불러들인다.

2021 K리그 1 결과(8월 18일, 왼쪽이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 1-0 성남 FC [득점 : 김현(38분,도움-아길라르)]
- 인천 전용(무관중)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무고사(68분↔송시우), 김현(88분↔강민수)
MF : 강윤구, 박창환(34분↔김도혁), 이강현(68분↔네게바), 구본철(34분↔아길라르), 오재석
DF : 델브리지, 김광석, 오반석
GK : 이태희

성남 FC 선수들
FW : 강재우(16분↔정석화), 뮬리치
MF : 박수일(46분↔서보민), 이스칸데로프, 이규성(46분↔마상훈), 안진범(77분↔홍시후), 이태희
DF : 권경원, 리차드(77분↔부쉬), 이종성
GK : 김영광

★ FC 서울 0-1 제주 유나이티드 [득점 : 김봉수(6분)]
- 서울 월드컵(무관중)

2021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4게임 45점 12승 9무 3패 38득점 26실점 +12
2 전북 현대 22게임 42점 12승 6무 4패 42득점 23실점 +19
3 수원 블루윙즈 24게임 34점 9승 7무 8패 32득점 27실점 +5
4 대구 FC 23게임 34점 9승 7무 7패 27득점 27실점 0
5 포항 스틸러스 23게임 34점 9승 7무 7패 25득점 24실점 +1
6 인천 유나이티드 FC 24게임 33점 9승 6무 9패 27득점 32실점 -5
7 수원 FC 24게임 31점 8승 7무 9패 33득점 38실점 -5
8 제주 유나이티드 24게임 28점 5승 13무 6패 27득점 29실점 -2
9 강원 FC 24게임 27점 6승 9무 9패 26득점 29실점 -3
10 성남 FC 23게임 25점 6승 7무 10패 21득점 28실점 -7
11 FC 서울 23게임 24점 6승 6무 11패 21득점 27실점 -6
12 광주 FC 24게임 22점 6승 4무 14패 21득점 30실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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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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