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난 후 롯데의 후반기 기세가 심상치 않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5안타를 때려내며 3-0으로 승리했다. 이틀 연속 선발 투수의 호투에 힘입어 짜릿한 팀 완봉승을 따낸 롯데는 올림픽 휴식기 이후 3번의 시리즈를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7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38승1무46패).

롯데는 3회 1사2루에서 선제 적시 2루타를 때린 추재현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호연은 팀에서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전날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의 7이닝 무실점 역투가 돋보였던 롯데는 이날도 선발투수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깔끔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2014년 데뷔 시즌 이후 무려 2678일 만에 통산 두 번째 승리이자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최영환이 그 주인공이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최영환이 역투하고 있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최영환이 역투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화의 강속구 유망주, 2년 만에 롯데로 이적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한 KBO리그는 2014년부터 신인 드래프트의 1차지명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롯데는 첫 해부터 1차지명 부활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지역 내 최대어로 꼽힌 개성고의 좌완 심재민(kt 위즈)을 10구단 kt가 신생구단 우선지명으로 데려가 버렸기 때문이다(당시 심재민은 고2때부터 고교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불린 특급 유망주였다). 

'최대어' 심재민을 놓친 롯데는 차선으로 두 유망주를 주목했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동아대의 우완 최영환과 나이답지 않게 뛰어난 경기 운영능력이 돋보이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경남고의 좌완 김유영(롯데)이었다. 자고로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이 있을 때는 한 살이라도 어린 선수를 먼저 지명하는 것이 신인 지명의 국룰. 롯데는 (빠른) 1992년생의 대졸투수 최영환 대신 1994년생의 고졸투수 김유영을 선택했다.

2차지명으로 나온 최영환은 2차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당시 한화는 훗날 메이저리거가 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국가대표 잠수함 고영표, 호타준족 외야수 배정대(이상 kt), 거포 내야수 양석환(두산) 등을 제치고 즉시전력감으로 불리던 우완 강속구투수 최영환을 선택했다. 그리고 입단하자마자 김응용 감독의 눈에 들어온 최영환은 루키 시즌부터 1군 투수로 활약했다.

최영환은 루키 시즌 1군에서 50경기에 등판해 64.2이닝을 던지며 1승2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7.10을 기록했다. 하지만 입단 당시 최영환의 재능을 알아보며 1군에서 중용했던 김응용 감독은 2014 시즌을 끝으로 물러났고 한화에는 '야신' 김성근 감독(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 카운셀러)이 부임했다. 최영환은 프로 두 번째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투구폼을 수정하며 김성근 감독의 특별관리를 받았다.

하지만 최영환은 2015년 여름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그렇게 최영환은 수술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2015년 12월 고향팀 롯데에서 육성선수로 전환된 최영환을 영입했다. 그렇게 한화는 1라운드 출신의 강속구 유망주를 허무하게 잃었고 롯데는 연고지 출신의 강속구 투수를 큰 출혈 없이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프로 입단 8년 만에 감격의 첫 선발승

입단 2년 만에 고향팀으로 이적한 최영환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마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를 선택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후 부산 기장군과 창원 진해구에서 복무를 한 최영환은 2018년 1월 소집 해제 후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최영환은 전역 첫 시즌 2군에서만 2경기에 등판했을 뿐 1군 경기에는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최영환은 2019년 5월 3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마운드에 올랐고 그 해 15경기에 등판해 6.4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최영환은 작년 시즌에도 6경기에 등판했지만 1패6.30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10월 28일 NC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해 3.1이닝(6실점2자책)을 소화한 것이 최영환에게는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올해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최영환은 불펜 투수로 출발했지만 서튼 감독은 6월중순부터 최영환을 선발투수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경기에서 공교롭게도 '친정' 한화를 상대한 최영환은 4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고 선발 전환 후 4번의 등판에서 18.2이닝8자책(평균자책점3.86)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치며 롯데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최영환은 18일 키움전에서 '인생투'를 선보였다. 6이닝 동안 20명의 타자를 상대한 최영환은 2피안타2사사구3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탈삼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6회까지 투구수가 69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최영환은 한화 시절이었던 2014년 4월 19일 LG전 구원승 이후 무려 2678일 만에 통산 2승째를 따냈다. 

최영환은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면서 중견투수로 불릴 만한 나이와 연차가 됐지만 프로 데뷔 후 통산 선발 등판이 6경기에 불과할 만큼 아직 선발 투수로는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입단 8년 만에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최영환이 롯데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해 준다면 후반기 롯데의 대반격에 아주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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