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가 후반기가 시작과 함께 치열한 순위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노메달 참사는 물론 '코로나 술판', 송우현(키움에서 방출)의 음주운전, 브룩스(KIA에서 퇴단)의 대마초 반입 시도 등 대형 악재가 겹쳐 야구 팬들의 관심이 크게 사그라져 우려를 사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 참가 6개국 중 4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참사를 상징하는 사건은 소위 '강백호 껌 논란'이다. 동메달 결정전이었던 도미니카전에서 강백호(kt)가 더그아웃에 몸을 기대어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순간 KBS 박찬호 해설 위원이 "이러면 안 됩니다"라고 비판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6-10으로 역전패하자 국민적 분노는 강백호에게 집중되었다. '한국 야구의 정신력 부재가 강백호의 껌 씹기로 입증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강백호는 도쿄 올림픽에서 홈런 없이 4타점 OPS 0.746으로 기대치와는 거리가 먼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회 시작과 함께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던 그의 부진이 대표팀의 노메달에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논란을 야기한 '껌 사건'은 강백호가 좀 더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쿄 올림픽에서 이름값에 못 미쳐 부진했던 강백호

도쿄 올림픽에서 이름값에 못 미쳐 부진했던 강백호 ⓒ kt위즈

 
하지만 도쿄 올림픽 노메달 참사의 최대 책임이 경기에 부진했으며 껌을 씹은 강백호 개인에만 있는 듯한 분위기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13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한국 야구가 왜 노메달에 그쳤는지 냉철한 원인 분석이 '강백호 껌 논란' 속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첫 경기 대만전에 1-2로 패한 뒤 졸전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국제 대회 심판들의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뒤따랐다. 

하지만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서서히 다시 좁아졌고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타자들은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바깥쪽과 높은 쪽 스트라이크에 대한 가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KBO리그 심판들이 로봇 심판 도입을 앞두고 고과 산정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좁고 엄격한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 불똥이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노메달로 튀고 말았다.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구성은 물론 김경문 감독의 선수 기용도 문제투성이였다. '코로나 술판'에 가담한 박민우(NC)의 자진 사퇴와 최주환(SSG)의 부상으로 대표팀은 전문 2루수 없이 대회를 치렀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요코하마 구장에서 우타 거포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 대표팀 우타자 중 누구도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4위로 노메달에 그친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

도쿄 올림픽에서 4위로 노메달에 그친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 ⓒ WBSC

 
불펜 투수로는 소속팀에서 마무리를 맡는 오승환(삼성), 조상우(키움), 고우석(LG)만이 승선한 가운데 엔트리에 전문 셋업맨은 한 명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조상우가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하는 최악의 혹사에 내몰린 이유였다. 선발 투수들을 많이 데려가 불펜에 투입해 긴 이닝을 맡긴다는 김경문 감독의 애당초 구상은 완전히 어긋났다. 

돌이켜보면 2010년대를 기점으로 한국 야구는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가 정예 대표팀을 결성해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았다. 2015 프리미어 12에 우승했으나 2019 프리미어 12에서는 일본에 2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2013 및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는 모두 1라운드에 탈락했다. 도쿄 올림픽 노메달은 새삼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2010년대 이후 줄곧 부진했던 국제 대회 성적의 연장 선상에 불과하다. 

'강백호 껌 논란'에 이어 곧바로 KBO리그가 후반기에 돌입하면서 도쿄 올림픽 노메달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 야구가 향후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KBO(한국야구위원회)를 비롯해 야구계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 야구가 실력과 인기를 모두 되찾기 위해서는 원점에서부터 치열한 논의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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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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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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