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결국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PSG는 11일 메시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메시의 계약조건을 기본에 2년에 1년 연장 옵션, 연봉은 3500만유로(약 474억원)로 알려졌다.

메시는 불과 3일전 친정팀 FC바르셀로나를 떠나며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날 PSG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밝아진 표정으로 "우승하기 위해 왔다. 오래 뛴 팀을 떠난 것은 힘들었지만 파리에 도착한 순간부터 행복했다. 빨리 훈련을 시작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메시의 PSG 데뷔전은 오는 15일 오전 스트라스부르 리그앙 2라운드가 홈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시가 프로 무대에서 팀을 옮긴 것은 21년 만에 처음이다. 메시는 200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과 계약했고, 2004년 1군 무대에 처음 데뷔하며 지난 시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총 17시즌을 소화하며 정규리그 474골, UCL(유럽챔피언스리그) 포함 공식전 672골을 넣었고 정규리그 10회, 국왕컵 7회, UCL 4회 우승의 화려한 기록을 달성하며 바르셀로나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발롱도르도 역대 최다인 6회나 수상했다. 메시는 지난 7월에는 남미대륙선수권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하며 클럽과 달리 국가대표에서는 무관이라는 꼬리표도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메시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갈등을 빚으며 이적을 추진했지만 구단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잔류한 바 있다. 올해는 상황이 바뀌어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메시가 50% 급여 삭감까지 받아들이며 5년 재계약 제안에 합의했음에도, 이번에는 정작 바르셀로나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계약을 완료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제로 팀을 떠나게 됐다. 작별 기자회견에서 메시의 눈물은 많은 축구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갑작스럽게 시장에 등장하자 여러 빅클럽이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메시를 품은 최후의 승자는 바로 PSG였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손흥민의 토트넘 은사였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도 친숙하게 느껴진다.

프랑스리그의 평범한 팀이었던 PSG는 2011년 카타르 국영 기업인 카타르 투자청에서 인수한 후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영입해 일약 리그 최강팀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숙원인 빅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별칭)는 아직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9-2020시즌 결승전까지 올라갔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패하고 준우승에 머무른 게 최고 성적이었고, 포체티노 감독이 이끈 지난 시즌에는 준결승에서 맨체스티시티에 무너졌다.

메시의 영입으로 PSG는 그야말로 축구게임에서 나올법한 드림팀을 구축하게 됐다. PSG에는 이미 네이마르와 음바페라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다. 메시는 네이마르와 바르셀로나에서 이미 한솥밥을 먹으며 2014-15시즌 트레블(리그,UCL,FA컵 3관왕)을 함께한 바 있다. 메시와 네이마르는 사적으로도 절친한 사이도 알려져 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줄곧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달았는데, PSG에서는 네이마르가 이 번호를 달고 있기에 존중의 의미에서 등번호를 30번으로 바꿨다. 빅클럽에서 흔히 벌어지는 슈퍼스타의 공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장면이다.

음바페도 메시-호날두-네이마르의 차세대를 이끌 것으로 주목받는 세계적인 신성이다. 메시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47경기 38골 14도움을 기록했으며, 네이마르는 31경기 17골 11도움, 음바페는 47경기에서 무려 42골 11도움을 터뜨렸다. 프랑스리그가 유럽 4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보다는 한 수아래로 꼽히고, PSG에 마땅히 견줄만한 경쟁팀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무자비한 기록이 속출할 가능성도 높다. 벌써 축구팬들은 세 선수의 이름을 합쳐 'MSM 트리오'라는 애칭을 붙이며 역대급 삼각편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PSG의 사기적인 전력 보강은 메시의 영입으로 그치지 않는다. PSG는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이 만료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도 영입했다. 메시와는 스페인 시절 엘 클라시코(레알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 더비에서 여러 번 상대 공격수와 수비수와 맞붙어 으르렁댄 전력이 있는데 이제는 팀동료로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여기에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인 미드필더 조르지오 바이날둠까지 보강했다. 마침 이 선수들이 모두 FA 신분이어서 PSG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올스타급 선수들을 공짜로 영입할 수 있었다.

PSG발 드림팀이 구축되며 다음 시즌 리그앙은 PSG의 독주체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럽클럽대항전 판도에도 큰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첼시(지난 시즌우승팀)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토트넘 등이 잇달아 결승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등도 이른바 '레바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며 UCL의 단골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PSG가 각 구단을 대표하는 슈퍼스타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며 단숨에 다음 시즌 UCL의 강력한 우승 1순위로 떠올랐다.

한편 메시의 이적은 유럽 빅리그의 위상 변화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다. 그동안 유럽에서도 잉글랜드와 함께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위상을 지켜온 스페인이지만 최근 몇 년간 호날두-네이마르에 이어 이제는 메시까지 실력과 명성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슈퍼스타들이 잇달아 타 리그로 떠나며 그 뒤를 이을만한 새로운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7년 만에 리그 우승을 탈환하는 등 '양강'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전력과 화제성도 예전 같지 않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몇 년간 누적된 방만한 구단 운영으로 결국 팀의 상징이던 메시까지 떠나보내는 대형사고를 저지르며 구단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리그는 달라졌지만 '영원한 라이벌' 메시와 호날두의 우승 경쟁도 또 다른 볼거리다. 호날두는 2018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에서 2년 연속 리그 우승과 득점왕 등을 차지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UCL에서는 번번이 8강문턱을 넘지 못하며 정상등극에 실패했다. 유벤투스가 이미 호날두가 합류하기 전부터 리그를 연속 제패하고 있던 강팀이라 리그 우승도 그리 높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메시 역시 PSG의 리그앙내 위상을 감안할 때 자국리그 우승 정도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시도 네이마르-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했던 2014-15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UCL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라는 팀에서도 다시 한번 UCL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이번 이적의 역사적 평가를 좌우할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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