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신곡  'You Can't Sit With Us'를 발표한 선미

지난 6일 신곡 'You Can't Sit With Us'를 발표한 선미 ⓒ 어비스컴퍼니

 
화려한 퍼포먼스와 예측불허 컨셉트를 담은 음악들로 늘 설레이게 만드는 선미가 3년 만에 미니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6일 발매한 <1/6>은 선미가 제대로 칼을 갈고 만든 6곡의 트랙들로 채워진 신작이다. '가시나', '주인공', '세이렌' 등 사랑의 복수극 3부작을 비롯해서 '보랏빛 밤', '꼬리' 등 레트로 감성 빛나는 댄스 팝 등 개성 넘치는 작품들은 "이런게 선미 팝!"이라는 찬사 속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아왔다.  

이번에 공개된 타이틀곡 'You Can't Sit With Us'를 비롯한 <1/6>의 수록곡은 기존 선미표 음악이 걸어온 노선의 유지 또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여기엔 좀비를 항해 총질하는 뮤직비디오 속 그녀의 충격적 모습도 강렬하다.

좀비와 싸우는 선미? 'You Can't Sit With Us'의 쾌감
 
 선미의 신곡 ' 'You Can't Sit With Us'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선미의 신곡 ' 'You Can't Sit With Us'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어비스컴퍼니

 
​편의상 복고 혹은 '레트로'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선미의 음악 답게 'You Can't Sit With Us'는 요즘 국내외 음악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1980년대 감성의 속도감 넘치는 팝음악으로 꾸며졌다. 간결한 느낌의 신시사이저와 잘게 박자를 쪼개는 베이스의 울림을 바닥에 깔고 선미는 그 어느 때 이상으로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감정을 맘껏 표출한다.  

​연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시종일관 'Forgive Me' (나를 용서해줘)라고 신호를 보내지만 그녀는 단호하고 직설적이다. 창밖을 향해 던진 화분을 맞은 남자는 어느 순간 좀비떼와 함께 선미와 친구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돌변한다. 

위기에 빠진 그들의 선택은 좀비와의 맞대결, 바로 총싸움이다. 영화 <부산행>, <킹덤>을 담당한 무술팀의 도움을 받아 뮤직비디오 속 선미는 호쾌한 쾌감의 액션 활극을 펼치면서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기묘한 반전이 이뤄진다. 화분이 머리에 꽂혀버린 남성은 미리 준비한 반지를 무릎 꿇고 그녀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선미는 이를 기꺼이 받는 것과 동시에 그와 포옹을 하며 뮤직비디오는 마무리된다. 경찰들의 포위 망을 뒤로 한채. 

​신곡 MV의 엔딩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공존할 만하다. 화내고 등 돌리긴 했지만 넓은 아량으로 그를 용서해준 것이라는 반응, 또는 또 한 번 남성의 달콤한 속삭임에 속절없이 넘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노래 속 인물의 의도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선미는 직접 전달하진 않는다.  

​대신 언제나 그렇듯 멋진 퍼포먼스와 고혹적인 목소리로 듣는 이들을 뮤직비디오 속 좀비 마냥 중독시킴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열쇠를 찾아보게끔 유도한다. 직설적 화법의 가사와 은유적 표현을 곳곳에 심어 넣은 영상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선미팝'은 멋지게 마법을 발휘한다.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두 걸음 더 다가온 선미의 작업물​
 
  지난 6일 신곡 'You Can't Sit With Us'를 발표한 선미

지난 6일 신곡 'You Can't Sit With Us'를 발표한 선미 ⓒ 어비스컴퍼니

 
'You Can't Sit With Us'의 뒤를 잇는 'Sunny' 에선 타이틀곡이 전달한 감성이 180도 달라진다. "이 하늘 아래 우린 Sunny Sunny / 날 꼭 안아줘 내 푸른 바다 / 난 너만 있으면 돼"라며 강렬한 태양이 비추는 여름 바닷가 속 사랑의 느낌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중력이 6분의 1인 달에서는, 근심의 무게도 6분의 1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는 음반의 동명곡 '1/6'는 그동안 선미가 지녔던 혼란스러운 감정의 탈출구로 활용된다. 시티팝 특유의 경쾌함과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복잡한 마음 속 생각이 담겨진 가사는 이번 음반 작업의 어려움 혹은 선미의 서른살 인생 고민거리를 동시에 감지하는 표시등으로 여겨볼 수 있겠다. 

이번 <1/6>은 그동안 선미, 그리고 그녀와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FRANTS의 곡은 후반부에 남겨두고 외국 작곡가들의 작업물을 전면 배치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BTS)를 만든 Melanie Fontana, Lindgren의 작품을 타이틀 곡으로 삼았다는 건 최근 해외 음악계의 흐름을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잠시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복고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제작진들의 변화는 역설적으로 이번 <1/6>을 우리에게 두 걸음 더 다가올 수 있게 만드는 효과를 선사한다. 데뷔 15년차를 맞아 자신의 색깔을 짙게 형성한 우리들의 '선미팝'은 뜨거운 여름날의 청량음료처럼 또 한 번 사람들을 사로 잡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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