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들어 선 장충고 최유빈 장충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청룡기 선수권 우승을 노리고 있다.

▲ 타석에 들어 선 장충고 최유빈 장충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청룡기 선수권 우승을 노리고 있다. ⓒ 김현희

장충고 야구부는 매년 좋은 중학교 인재들이 입학하면서 3학년들이 졸업해도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는 선순환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매년 우승 후보로 손꼽혀 왔지만, 이상하게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청룡기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우승 타령'을 이어오던 송민수 감독의 입가에 모처럼 웃음이 퍼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충고는 우승이 아니더라도 전국 4강 성적을 꾸준히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지만, 정작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일까? 송민수 감독도 섣불리 우승을 이야기하기 보다 언젠가부터 "그저 그라운드에서 행동으로,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라며 각오를 단단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지난해 장충고 중흥을 이끌던 유망주들이 대부분 2학년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3학년 진학 이후 더욱 농익은 실력을 과시하며 청룡기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하여 청룡기 대회가 연기되었지만, 그들은 광주일고와의 첫 경기에서 10-8로 역전승하며 황금사자기 1회전 탈락의 한을 풀었다. 그리고 그러한 장충고의 투-타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바로 좌완 에이스 박태강(18)과 4번 타자 최유빈(18)이다.

박태강 "아버지와 형들 몫까지 최선을!"

현재 장충고의 에이스로 마운드의 중심을 잡고 있는 좌완 박태강은 사실 집안 전체가 '야구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박태강의 두 형도 고등학교 시절, 4번을 쳤고(배명고 졸업생 박태양, 경기고 졸업생 박태산), 이들 3형제의 아버지는 충주 성심학교 감독을 역임했던 박상수(전 쌍방울 레이더스) 서울 학동초등학교 감독이다.

이미 자양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될성 부른 나무로 평가를 받았던 박태강의 진가는 오히려 두 형들이 먼저 인정할 정도였다. 두 형들도 고교 무대에서 중심 타선을 담당하며 범상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 형제보다 동생이 훨씬 더 잘 한다"라며 막내의 선전을 응원하기도 했다.
 
장충고 좌완 에이스 박태강 리틀 유희관이라 불리는 박태강은 좌완 에이스로서 컨트롤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박상수 학동초 감독의 3남이기도 하다.

▲ 장충고 좌완 에이스 박태강 리틀 유희관이라 불리는 박태강은 좌완 에이스로서 컨트롤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박상수 학동초 감독의 3남이기도 하다. ⓒ 김현희

 
실제로 송민수 감독도 박태강을 입학시킨 이후 1학년 때부터 그를 중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청룡기 선수권을 통하여 우수 투수상을 받으며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2학년 때 이미 이루어 놓은 것이 많지만, 정작 박태강은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다행히 올해부터 구속이 오르기 시작했다. 138km까지 나왔는데, 작년보다 3~4km 증가했다. 컨트롤에 자신이 있어서 동문이기도 한 유희관(두산)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조금 더 잘 해서 프로 지명도 받고, 청룡기에서도 2연패를 하고 싶다."

3학년 진학 이후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좌완 투수로 보여준 것이 많은 인재를 쉽게 놓치기도 어려운 법. 과연 그가 프로 입단과 청룡기 2연패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만하다. 프로 입단에 성공할 경우, 아버지에 이어 대를 이어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사례를 또 만들 수 있게 된다.

박태강이 마운드에서 모교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면, 타선에서는 1학년 때부터 장타력을 과시한 3루수 최유빈이 버티고 있다. 타자로서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내일이 더 기대되지만, 송민수 감독은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타자보다 오히려 투수를 더 잘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타 만능꾼으로 키워 보고 싶은 심정을 드러내 보였지만, 정작 최유빈은 타자를 더 선호하여 4번 타순을 꿰차게 됐다.
 
장충고 4번 타자 최유빈 투수도 잘 한다는 최유빈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타격에 전념, 홈런포를 양산하고 있다.

▲ 장충고 4번 타자 최유빈 투수도 잘 한다는 최유빈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타격에 전념, 홈런포를 양산하고 있다. ⓒ 김현희

 
이에 대해 최유빈은 "투수를 하는 것보다 타격을 할 때의 손 맛이 더 좋다"라며 각별한 타격 사랑을 자랑했다. 저학년 때부터 2, 3학년 형님들을 제치고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는 대로 포지션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그러한 최유빈 역시 청룡기 2연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타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광주진흥고에 패했지만, 사실 경기 중반까지는 우리가 앞서고 있었다. 안타깝게 패한 만큼, 청룡기에서는 반드시 우승하여 2연패를 이뤄내도록 하겠다."

장충고의 투-타를 이끌고 있는 박태강과 최유빈은 이번 2차 신인지명 회의의 다크호스들이기도 하다. 물론, 학생야구 선수들로서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좋은 원석들이 프로팀의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즐거운 일이다. 올림픽 노메달로 침체가 예상되는 프로야구에 이렇게 좋은 유망주들이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는 것도 꼭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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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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