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최종 순위 4위로 노메달에 그쳤다. 일부 선전한 선수에 대한 호평도 있으나 KBO리그에서의 이름값에 비해 도쿄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증폭되고 있다. 대표팀 1선발 에이스 노릇을 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삼성 원태인의 부진도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원태인은 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첫 경기인 조별리그 이스라엘전 선발 투수로 낙점되어 중책을 맡았다. KBO리그 전반기 유일한 10승 투수(10승 4패 평균자책점 2.54)로 다승 1위인 그에게 당연한 기회가 돌아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만일 이스라엘전에 호투했다면 준결승전과 같은 토너먼트의 중요한 경기의 선발로 다시 나설 가능성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전에서 원태인은 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되었다. 상대 타순이 한 바퀴 돌자 맞아 나갔다. 성인 대표팀 승선이 처음이며 프로 데뷔 후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 등판 경험이 없었던 탓일 수도 있다. 

※ 삼성 원태인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이날 한국은 연장 10회 끝에 이스라엘에 6-5로 신승했다. 하지만 야구 종목 참가국 6개국 중 가장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를 받은 이스라엘 타선을 제대로 막지 못한 원태인에게 이후 다시는 선발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대표팀의 실질적인 선발 원투 펀치는 이의리(KIA), 고영표(kt)로 굳어졌다. 두 투수는 각각 두 번의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갔다.  

원태인의 부진은 패자준결승 미국전이 치명적이었다. 한국이 1-2로 뒤진 6회 말 1사 1루에서 그가 마운드를 물려받았지만 3명의 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1볼넷으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실점했다. 부랴부랴 조상우(키움)가 1사 만루에서 원태인을 구원 등판했으나 승계 주자를 모두 실점해 1-7로 벌어져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한국은 2-7로 완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원태인은 도쿄 올림픽에서 4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5.1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9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8.44에 머물렀다.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인 그가 도쿄 올림픽에서는 첫 경기 선발 등판 이후 불펜으로 전환되어 보직이 익숙하지 않아 부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2km/h로 국제무대에서 통할 만큼 압도적이지 않은 약점이 노출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도쿄 올림픽의 여파는 후반기 KBO리그 순위 싸움을 좌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원태인과 같이 자신의 보직이 아닌 불펜에 대기하며 수시로 몸을 풀고 경기 도중에 등판한 선발 투수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돌아갔을 수도 있다. 

더구나 올해로 프로 3년 차인 원태인 지난 2년간 후반기에 부진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2019년에는 전반기에 3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2.86 피OPS 0.638, 후반기에 1승 3패 평균자책점 9.45 피OPS 0.979로 후반기에 좋지 않았다. 지난해는 전반기에 5승 2패 평균자책점 3.56 피OPS 0.772, 후반기에 1승 8패 평균자책점 6.15 피OPS 0.844로 역시 후반기에 난조였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까지 겹쳐 과연 그가 체력에 대한 어려움 없이 후반기에 꾸준함을 이어갈지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전반기를 1위 kt 위즈에 2경기 차로 뒤진 3위로 마쳐 2014년 이후 7년 만의 통합 우승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있다. 원태인이 도쿄 올림픽 부진을 입에 쓴 보약으로 삼아 삼성의 통합 우승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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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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