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간의 열전을 펼친 2020 도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을 미룬 2021년에서야 올림픽이 개최된데다 사상 초유의 무관중 대회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최선을 다했다. 메달 색깔은 결코 중요하지 않았다. 많은 땀방울을 흘린 선수들이 후회없는 도전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기적을 일궈낸 배구 4강 신화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메달을 노린 한국 여자배구는 아쉽게 4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 배구의 올림픽 4강 진출은 기적과도 같은 성과였다. 

대표팀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이 학폭 논란으로 퇴출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한국은 1개월 전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3승 12패에 그치는 등 이번 올림픽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 나선 김연경은 허벅지 핏줄이 터져가는 고통을 참아냈으며, 김희진도 무릎 부상의 여파를 극복하고 매 경기 투혼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한국보다 세계랭킹에서 앞선 도미니카, 일본을 제압하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8강 터키전은 최대 고비처였다. 세계랭킹 4위 터키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물리치고,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도미니카, 일본, 터키전에서 풀세트로 끌고간 탓일까. 결국 체력 저하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브라질과의 4강전,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으로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후회없이 싸웠다. 대표팀 주장이자 맏언니였던 김연경은 최선을 다한 동료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스마일 일병' 우상혁, 한국 육상 역사를 써냈다 

우상혁은 이번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기록하며, 4위로 마감했다. 메달권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육상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종전 역대 최고 성적은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1988 서울올림픽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 1996 애틀란타올림픽 높이뛰기 이진택의 8위. 

특히 우상혁은 승패를 떠나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기장을 찾은 일부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도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긍정의 에너지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4cm를 더 높게 뛰었다. 5년 전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2m26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한 우상혁은 5년 사이에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뤄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997년 이진택(2m34)의 한국 신기록을 24년 만에 경신하는 기쁨을 누렸다. 

마지막 2m 39 시도에서 아쉽게 실패했지만 후회없는 도전을 마감한 우상혁은 국군체육부대 소속 답게 거수경례를 한 뒤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우하람, 한국 다이빙 역대 최고 성적... 여자 농구-남자 럭비도 선전 

우하람은 이번 올림픽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총점 481.85점을 기록, 4위를 기록했다. 한국 역대 다이빙 종목 가운데 최고 성적. 

우하람은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서 11위에 머문 바 있다. 5년 만에 순위를 7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경기 후 우하람은 "메달을 못땄지만 기분이 안 좋지는 않다"라며 "올림픽에서 4위를 한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대회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출전해 3전 전패로 마감했다. 큰 점수차로 망신을 당할거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스페인과 세르비아 등 강호들을 상대로 4점 차로 패할만큼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2000 시드니올림픽 4강 신화 이후 침체기에 빠진 한국 여자농구는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은 5전 전패 29득점 210실점으로 12개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럭비는 한국에서 불모지에 가깝다. 실업팀은 겨우 3개에 불과하다. 본선에 오른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1923년 국내에 럭비가 도입된 이후 98년 만에 첫 올림픽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올림픽 본선 경기에서 선수들은 120% 이상의 힘을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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