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대한민국 프로야구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이 실력에 비해 과도하게 사랑받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대한민국 프로야구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이 실력에 비해 과도하게 사랑받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 WBSC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마지막은 결국 '새드 엔딩'이었다. 패자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완패한 것을 비롯하여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도미니카에 패하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예견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선수 선발부터 시작하여 대회 운영, 그리고 경기 내용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일부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 이번 올림픽의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기도 했다.

물론, 경기 외적으로 상당 부문 불이익을 받았을 수도 있고(예 :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 현지 경기장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점, 일부 맹활약이 기대됐던 선수들의 부진 등 변명거리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페널티는 대한민국 대표팀만 안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개최지인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들도 충분히 감수해야 할 내용이었다. 그러한 일본도 도미니카 공화국에 9회까지 1-3으로 리드를 당하다가 역전에 성공했고, 미국전에서도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는 등 하마터면 안방에서 망신을 당할 뻔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한 점을 극복하고 최종 결승에서 미국에 2-0 승리를 거두며, 기어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과도하게 사랑받는다고 생각 안 하세요?

이렇게 국제무대에서 야구 국가대표팀이 망신을 당하는 장면을 생성해 낼 때마다 엉뚱한 곳에 그 원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프로 선수들이 고교 혹은 중학 무대에서 기본을 잘 못 배워서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 고교야구의 나무 방망이 사용이 거포의 탄생을 막았다는 이야기 등 형님들의 잘못은 애먼 아우들에게 잘못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마야구 선수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국제 무대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면, 프로야구 형님들이 아마야구 아우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도 상당히 어불성설인 셈이다. 그러한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제 살 깎아먹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이미 프로야구는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크고 작은 논란을 만들어 내며 스스로의 무덤을 팠다. 특정 구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갑자기 리그를 중단한 점(그로 인하여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정직하게 지킨 구단만 선의의 피해자가 됐다는 점), 이런 과정에서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술파티를 벌이다가 추가 확진자를 양상해 낸 점, 그로 인하여 질병으로 인한 선수들의 도덕적 불감증이 대두됐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하여 많은 야구팬들이 여러 차례 실망감을 표출한 바 있는데, 정작 KBO에서는 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성적만 내면 이 모든 악재를 극복하고 '도쿄 키즈'를 만들 수 있다는 헛된 희망만 품고 있었다. '반드시 대표팀이 성적을 내야만 한다.'라는 부담이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견제와 더불어 대표팀에 적지 않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이후 프로야구는 5경기가 모두 중계될 것이며, 야구팬들도 (관중 입장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어김없이 야구장을 찾거나 야구 경기를 시청할 것이다. 문제는 선수단이나 구단이 이러한 팬들의 관심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매 경기 중계 방송이 나가는 것도, 야구팬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 봐도 프로야구는 그 실력에 비해 상당히 과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시청률이 하락하면 매스 미디어에서도 5경기 중계에 난색을 표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될 경우 프로야구 중계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이미 '프로야구의 암흑기'라 불렸던 1999~2000년대 초반에 재현된 바 있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 볼 만한 것은 KBO리그가 국제무대에서 큰 망신을 당한 이후 이를 예방주사 삼아서 나름대로 이후 대회에서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2006 WBC 4강 이후 그 성과에 만취하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머물자 이를 반면교사 삼아 2008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의 성과를 만든 바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이번 올림픽 노메달에 그친 것이 다행일 수 있다. 노메달 이후 WBC나 프리미어12에서 또 다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KBO리그는 올림픽 이후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올림픽 노메달에 따른 야구팬들의 냉엄한 심판, 그리고 올림픽에 가려졌던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자들에 대한 심판이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KBO리그 구성원들 전원이 '본인들 실력에 비해 팬들의 과도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자각한 이후 그라운드 안팎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일이다. 만약에 이후에도 '팬들에 대한 사인 거부'와 같은 뉴스가 보도된다면, 프로야구는 100명 미만의 관중수를 기록했던 1999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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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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