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가 메시와 재계약하지 못했던 배경에는 유럽 슈퍼리그가 있었다. ​

6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오넬 메시와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바르셀로나와 메시 양측 모두 재계약에 합의했지만, 스페인 라리가의 선수 등록 규정과 재정 문제 때문에 불발됐다고 전했다. 이에 축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메시가 기존 연봉의 50% 삭감을 하며 재계약을 맺는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이후라 더욱 충격적이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 그 자체인 메시를 떠나보내게 됐다. 메시는 그 유명한 냅킨 계약으로 2001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이후 바르셀로나와 20년을 함께 하면서 리그 우승 10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7회 등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자신 역시 6번의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 자리에 등극했지만, 고작 재정 문제로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됐다.

라리가는 구단 총수입과 비교해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이 넘지 않도록 하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재정 타격을 받은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었다. 올해 선수 연봉 상한선이 3억 4700만 유로(약 4700억 원)로 크게 줄어 현재 1억 3800만 유로(약 1866억 원)의 연봉을 받는 메시와 계약이 불가능해졌다. 재계약을 위해 앙투안 그리즈만, 사무엘 움티티 등 고액 연봉자들의 판매를 통해 돈을 마련해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유럽 슈퍼리그

유럽 슈퍼리그 ⓒ the super league 공식 홈페이지

 
결국 라리가의 샐러리캡을 충족하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결별을 발표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메시의 재계약 상황은 단순히 바르셀로나의 재정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라리가와 CVC펀드의 계약, 그리고 한동안 유럽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유럽 슈퍼리그가 있다. BBC의 기자이자 'Lionel Messi and the Art of Living'의 저자인 앤디 웨스트는 '라리가와 투자펀드 CVC가 체결한 새로운 거래를 바르셀로나가 받아들이면, 즉시 약 2억 파운드(약 3179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메시와 재계약하기 충분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슈퍼리그 구상을 포기한 채 라리가에 장기간 헌신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후안 라포르타 회장은 메시와 재계약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클럽의 손실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우리는 라리가의 재정 페어플레이를 준수하려면 메시와 계약할 수 없었다.'라고 밝히며 클럽의 끔찍한 재정상황에 대해 알렸다. 이어 '메시와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라리가가 마련한 CVC펀드 계약에 동의해야 했지만 향후 50년 동안 구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메시의 새로운 계약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포르타 회장은 메시와 재계약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향후 50년 동안 구단의 중계권을 빼앗아가는 라리가의 새로운 투자 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라리가와 CVC펀드의 계약에 동의하면 장기간 구단의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이는 곧 바르셀로나가 추진하는 유럽 슈퍼리그의 무산과 직결된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슈퍼리그를 추진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메시와 결별 발표가 있은 지 몇 분 뒤 CVC가 구단의 개입이나 지식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사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바르셀로나와 입장을 같이했다. 이 모든 연결고리는 유럽 슈퍼리그를 향하고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와 메시의 재계약을 둘러싼 상황은 바르셀로나와 라리가의 힘겨루기로도 보인다. 라리가는 유럽 슈퍼리그를 계속하려면 메시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에 라포르타 회장은 유럽 슈퍼리그라는 대답을 메시와의 결별 성명을 통해 확실하게 알렸다.

바르셀로나와 후안 라포르타 회장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보다 유럽 슈퍼리그의 가능성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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