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도미니카의 화력 싸움에서 완패하며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홈런 3방과 함께 13안타를 허용하며 6-10으로 패했다. 대회 시작 후 첫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던 한국은 마지막 3경기에서 일본과 미국, 도미니카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며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박해민이 2안타1타점1득점1도루로 활약했고 주장 김현수와 6번으로 타순을 내린 강백호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1회 4실점, 8회 5실점으로 도미니카에게 두 차례 빅이닝을 허용하며 10점을 내준 것이 뼈 아팠다. 이로써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야구는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1회 대거 4실점 후 5회 역전 성공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야구가 동메달을 따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크게 기뻐했다. 물론 3,4위전 상대가 일본이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은 유력한 메달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한 한국 야구는 큰 성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야구종목 출전국이 6개국에 불과하고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도미니카와의 3,4위전에서 이스라엘과의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61구를 던지며 콜드게임 승리에 기여했던 우완 김민우가 선발로 등판했다. 허경민을 2번으로 전진배치한 한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강백호가 6번, 양의지가 8번으로 타순이 내려간 채 선발에 복귀했다. 도미니카는 지난 1일 한국전에서 5.1이닝7피안타3볼넷1실점으로 호투했던 1977년생 노장 라울 발데스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1회부터 1사3루 위기에서 훌리오 로드리게스와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0-3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김민우는 5번 요한 메이세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마운드를 내려 왔고 한국은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한 점을 더 내줬다. 반면에 한국은 1회말 공격에서 1사 후 허경민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정후의 잘 맞은 타구가 직선타 더블아웃이 되면서 만회점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2회부터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려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통해 마운드를 안정시켰고 2회말 공격에서 김현수, 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한국은 3회에도 선두타자 박해민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허경민이 루킹삼진, 이정후가 병살로 물러나면서 추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4회 1사2루 위기에서 박세웅을 마운드에 올려 파울플라이와 삼진으로 급한 불을 껐다.

한국은 4회말 공격에서도 선두타자 김현수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추격했고 박세웅은 5회 투구에서 로드리게스와 프란시스코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메이세스와 멜키 카브레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5회말 공격에서 양의지, 김혜성, 박해민의 연속안타와 허경민의 땅볼, 박해민의 3루 도루와 도미니카의 폭투, 강백호의 적시타를 묶어 단숨에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3승1패 후 3연패, 노메달로 돌아가는 한국야구

김경문 감독은 6회부터 이번 올림픽 전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불펜 에이스'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고 조상우는 2사 만루에서 도미니카의 4번타자 프란시스코를 삼진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도미니카 역시 에이스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를 올려 마운드를 안정시켰지만 조상우 역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 무실점으로 45개의 공을 던져 2이닝을 책임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8회부터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오승환은 1사만루 위기에서 폭투로 6-6 동점을 허용했고 프란시스코에게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2타점 적시타, 메이세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스코어가 6-10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한국은 8회 선두타자 오재일이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9회에도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지만 점보 디아즈를 공략하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아무도 출전하지 못하는 올림픽에서 사실 각 나라의 전력은 대동소이하다. 결국 선수들의 집중력과 승리에 대한 의지,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선수기용, 그리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개최국 일본 정도는 아니라도 일본과 시차가 없는 곳에 위치한 한국은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나라들에 비해 한결 유리한 조건에 있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러 가지 유리했던 조건들을 살리지 못했고 7경기에서 3승4패를 기록하며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승리를 통해 병역혜택을 기대했던 6명의 젊은 선수들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약하거나 상무입대를 알아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잔인하지만 미국에게 2연패를 당하고 도미니카에게 두 자리 실점을 하는 것이 현재 'FA 100억 시대'가 열린 프로 리그를 보유한 한국 야구가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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