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자축구 대표팀 레베카 퀸의 도쿄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보도하는 미 NBC 방송 갈무리.

캐나다 여자축구 대표팀 레베카 퀸의 도쿄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보도하는 미 NBC 방송 갈무리. ⓒ NBC

 
2020 도쿄올림픽이 폐막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6일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메달리스트가 연달아 나왔다.

이날 캐나다 여자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전·후반에 연장전까지 치러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여자축구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열린 이후 캐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에 스웨덴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더불어 캐나다의 미드필더 레베카 퀸은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로는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냈지만, 당시에는 커밍아웃하지 않았던 퀸은 지난해 9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공개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퀸을 포함해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 미국 여자 스케이트보드 앨러나 스미스 등 3명의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가 출전해서 퀸이 유일하게 메달을 따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15년부터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다만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하려면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L(1리터당 10나노몰)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퀸은 올림픽 공식 중계사인 NBC 방송에 "우리 팀의 모든 선수가 나를 동등하게 대해줬고, 금메달까지 따서 기쁘다"라며 "하지만 과거의 올림픽에서 세상의 편견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선수가 있다는 것이 슬프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 통산 10번째 메달 딴 필릭스

 
미국 여자 육상스타 앨리슨 필릭스는 400m 결선에서 49초46으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네 밀러-위보(바하마)가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지만,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필릭스였다.

필릭스는 이날 동메달을 획득함으로써 개인 통산 10번째 올림픽 메달(금 6개·은 3개)을 따내면서 여자 육상 선수로는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빠짐없이 메달을 따냈던 필릭스는 도쿄올림픽에서 마침내 여자 육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앨리슨 필릭스의 개인 통산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미국 선수단 공식 트위터 계정

앨리슨 필릭스의 개인 통산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미국 선수단 공식 트위터 계정 ⓒ 미국올림픽선수단트위터

 
2018년 딸을 출산한 필릭스는 자신을 후원하는 스포츠용품회사가 임신 기간에는 후원금을 깎으려고 하자 부당함을 호소했고, 이 스포츠용품회사는 여론의 반발에 밀려 결국 필릭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후원금을 모두 지급한 바 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이 아니라 평등과 변화를 위해 뛴다"라고 각오를 밝혔던 필릭스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여자 선수들 위한 스포츠브랜드를 설립하기도 했다.

어느덧 육상 선수로는 36세의 노장이 된 필릭스는 "(지금까지 많은 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메달은 매우 특별하다"라며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고 벅찬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IOC, 선수 강제 송환하려던 벨라루스 코치들 '퇴출'

한편, 벨라루스 여자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를 자국으로 강제 송환하려했던 벨라루스 선수단 코치 2명이 올림픽에서 퇴출당했다.

IOC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 코치 2명에 대한 출입 자격을 취소했다"라며 "이들은 올림픽 경기장·선수촌에서 떠나달라는 요구를 곧바로 이행했으며, 앞으로 별도의 소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벨라루스 육상 대표팀 코치들은 단거리가 주종목인 치마노우스카야에게 사전 협의도 없이 계주 종목에 출전할 것을 통보했다. 치마노우스카야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코치들을 비판하자, 벨라루스 선수단은 치마노우스카야에게 귀국을 명령했다.

그러나 벨라루스로 돌아갈 경우 처벌받게 될 것을 우려한 치마노우스카야는 도쿄 공항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겨우 강제 귀국을 피했다. 제3국으로 망명을 희망한 치마노우스카야는 인도적 차원에서 비자를 발급해준 폴란드에 지난 4일 도착했다. 

IOC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6일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개탄스러운 사건"이라며 "치마노우스카야가 폴란드에 안전하게 도착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와 반면에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 측은 퇴출 명령을 받은 두 코치가 곧 벨라루스로 귀국할 것이라면서도, IOC의 결정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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