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격파한 도미니카 공화국, 일본, 터키 모두 대한민국보다 높은 세계랭킹에 위치한 팀들이다. 남자배구와 달리 5점 차이 리드도 쉽게 안심할 수 없고 세계 랭킹의 격차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여자배구의 특성이다.

그러나 미국(세계랭킹 1위)과 더불어 여자배구 양대산맥에 자리한 브라질(세계랭킹 2위)의 벽은 확실히 높았다. 8월 6일 오후 9시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에서 대한민국은 브라질에게 1시간 22분만에 0-3(16-25, 16-25, 16-25)으로 패하면서 세르비아와 8일 동메달 결정전을 펼치게 되었다.

이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던 바 있는 대한민국은 당시와 달라진 경기력으로 이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기록 중인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터키 전에서는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상대의 기를 꺾는 데 성공했지만 브라질은 한 박자 빠른 공격과 높이로 좀처럼 블로킹을 허용하지 않았다. 35세 노장 로드리게스는 가공할 탄력으로 대한민국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면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7점을 기록했다.

로드리게스의 파워와 더불어 윙 스파이커 브라가의 빠른 템포의 공격은 대한민국 수비진을 시종일관 괴롭혔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상대의 강서브에 리시브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완충하는 횟수가 터키와의 8강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접전 상황에서 행운이 따라줘야 하는데 브라질 선수들도 볼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이면서 대한민국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3세트 0-0 상황에서 랠리가 이어질 때 점수를 얻었다면 대한민국의 기세가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마저도 이뤄지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리드를 허용했고, 이때부터 사실상 대한민국은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였다.

대한민국의 강서브와 허를 찌르는 연타 공격에 대해서도 브라질은 많은 준비를 갖춘 모습이었다. 틈을 내주지 않으니 대한민국은 더더욱 반격의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의 아름다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도 어느덧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세르비아와의 예선전 당시에는 대한민국은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다. 세르비아도 세계 정상급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브라질보다는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하다. 터키와의 8강전 당시 보여준 전력을 가동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이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아름다운 여정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첫 동메달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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