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 박장식

 
2021-2022 시즌 컬링 믹스더블 종목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할 국가대표로 춘천시청 김민지 선수와 강원도청 이기정 선수가 최종적으로 선발되었다.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는 7월 27일부터 8월 9일까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컬링경기장에서 열린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1차전, 2차전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에 선발되었다. 두 선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12월 있을 예선에 출전한다.

초장부터 기세가 무서웠다. 지역예선 전승에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 본선에서도 토너먼트 방식의 1차전을 패배 없이 통과한 김민지-이기정 듀오는 2차전에서도 7번의 경기를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모두 승리하며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선수들이 지역예선에서 국가대표 선발까지 세운 기록은 19승 0패. 팀 결성 이후 19연승을 달린 데다, 한 번의 패배도 거두지 않은 것. 무시무시한 기세로 모든 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선수들의 비결은 충분한 경험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었다.

승, 승, 승... 위력투로 가져간 국가대표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기를 펼치는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기를 펼치는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 박장식

 
당해낼 팀들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선수의 경험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기정 선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믹스더블 국가대표로 나서 경기를 치렀다. 당시 대회 초반 분위기를 이끌어갔던 이기정 선수는 같은 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믹스더블로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민지 선수도 올림픽 경험만 없을 뿐 많은 경험을 쌓았다. 춘천시청의 스킵으로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온 김민지는 2019년 열린 세계컬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컬링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안겼고, 같은 해 열린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등 국제대회 성과가 적잖다.

그런 팀들이 만났으니 시너지 효과가 났다. 3년 가까이 믹스더블을 했던 이기정이 경험을 살려 작전을 짜고, 김민지는 여러 스톤이 한 데 모이기 쉬운 믹스더블에서 스톤을 깨내기 위해 꼭 필요한 강한 투구 능력을 갖췄다. 필요할 땐 막고, 쳐낼 땐 쳐내는 전략은 다른 선수들을 따돌리는 데 충분했다.

지역예선에서 자신들의 팀 동료 등을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둔 김민지-이기정 듀오는 본선 1차전 예선 토너먼트에서 고교팀, 실업팀 출신 선수들을 연파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는 베테랑으로 구성된 전북도청 남윤호- 엄민지 조,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연맹 김지윤-문시우 조마저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팀 결성 이후 12연승을 달성한 선수들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선수들은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결국 7일부터 9일까지 2차전에서도 두 선수는 함께 풀 리그 경기를 치른 모든 팀을 이기고 7연승을 추가로 올렸다. 승리를 올린 상대에는 이기정 선수의 쌍둥이 형 이기복 선수의 조도 끼어 있었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1위로 마감한 만큼 3차전을 치르는 것도 무의미했다. 당초 11일까지 치러질 예정이었던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은 전무후무한 19연승 대기록과 함께 김민지, 이기정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넘겨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3년 전에는 너무 부족... 이번에는 메달 따겠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 박장식

 
이기정 선수는 2년 만에, 김민지 선수는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심지어 올림픽 시즌 태극마크이다. 하지만 태극마크까지 갈 길이 멀다. 김민지- 이기정 오는 12월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 나서야 한다. 미국, 일본, 러시아컬링연맹 선수 등 쟁쟁한 상대를 뚫고 단 두 국가에게 허락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야만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라며 웃었다. 김민지 선수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는 두 장밖에 티켓이 남지 않았으니 잘 준비하겠다"면서 "일본이나 미국, 에스토니아 같은 나라의 선수들을 조심해야 하는데, 꼭 최종 예선에서 승리를 따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민지 선수는 처음하는 믹스더블에서 국가대표의 금자탑까지 밟았다. "믹스더블을 처음 해봤는데 이렇게 되어서 너무 좋다"는 김민지 선수는 "팀을 결성하고 치른 모든 경기를 이길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기정 선수는 첫 번째 올림픽을 회상하며 "너무 부족함이 많았다"며 "그 때는 어렸고, 여러 면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정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는 지난 올림픽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베이징에서 잘 하고, 2026년에 있을 올림픽에서는 4인조에서도, 믹스더블에서도 나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지 선수 역시 "평창 올림픽 때는 관람석에서 '팀 킴' 언니들 경기를 즐기면서 봤지만, 이번에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첫 부분을 장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게 될 것 같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민지-이기정 조 선수들은 8월 중하순부터 국가대표 역임을 확정지은 경기장에서 훈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 남자 대표팀 경북체육회 '팀 김수혁' 역시 같은 시기 함께 선수촌에 입촌해 베이징으로의 여정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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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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