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빈은 화끈한 경기운영을 즐긴다.

기원빈은 화끈한 경기운영을 즐긴다. ⓒ 기원빈 제공

 
'더 데인저' 기원빈(31·팀파시)은 라이트급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유명세 자체는 아직 높지 않지만 빼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성적을 쌓으며 실력파 파이터로 커리어를 올려가고 있다. 일본 글래디에이터FC, 한국 더블G FC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마니아 팬들 사이에서는 진작부터 숨은 강자로 주목받은 바 있다.

기원빈은 화끈하다. 난타전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정신없이 치고받고 구르는 이른바 진흙탕 싸움에 능하다. 맷집, 힘 등도 좋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두둑한 뱃심과 근성이 있기에 가능한 파이팅 스타일이다. 그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영역을 따지지 않고 온몸을 불사르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

기원빈은 전 UFC 파이터 남의철과 더불어 반전매력으로도 유명하다. 링 안에서는 누구보다도 거칠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밖에서는 부드럽고 배려심 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아는 이들은 하나같이 "겸손하고 사려 깊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취미로 배우는 일반부를 거쳐 국내외 단체 챔피언으로까지 성장한 노력파 기원빈, 그가 보여주는 열정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기원빈 선수와의 인터뷰는 8월 1일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통해 진행되었다.
 
진흙탕 싸움의 달인
 
- 안녕하세요. 실력파로 통하는 올라운드 파이터 기원빈 선수를 인터뷰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글래디에이터FC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요. 글래디에이터 외에 어떤 무대에서 활동하셨는지요?
"안녕하세요. 저도 인터뷰 감사합니다! 저는 로드FC, 더블G FC, 글래디에이터, 슈토, 딥, 링스 등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주로 활동을 했고, 현재 일본 글래디에이터FC, 한국 더블G FC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니고 있습니다."
 
- 격투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언제 파이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프라이드FC나 복싱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걸 하겠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성인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교 앞 체육관을 취미로 다니게 되면서 격투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등록하기 전부터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호기롭게 선수들과 운동해도 좋다고 이야기했고, 관장님이 여자 선수랑 시킨 스파링에서 탭을 치며 좌절과 함께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입문 계기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군대를 가서 생각을 정리하던 차에 이 종목에 인생을 걸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하고 전역 후부터 제대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원빈은 나날히 성장해가는 것이 목표다.

기원빈은 나날히 성장해가는 것이 목표다. ⓒ 기원빈 제공

 
- 상대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빈틈을 노려 카운터를 노리는 스나이퍼형 타격가와 달리 적극적으로 먼저 치고 들어가고, 거리가 가까워졌다 싶으면 더티복싱도 끈적하게 시도하시는 것을 자주 봤어요. 한방보다는 기세를 잡아 밀어붙이는 패턴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가 제대로 본 것인가요?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격투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게 대부분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진흙탕 싸움도, 카운터 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한방으로 끝내겠다고 생각하진 않고, 모든 영역에서 상대와 겨뤄보는 걸 선호하죠. 상대가 잘하는 부분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한 편입니다."
 
- 맷집도 좋고, 투지도 좋은데 안면가드가 자주 빈다는 지적도 있어요. 선수 개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의 큰 단점 중 하나입니다. 인앤아웃 스텝 때문에 가드가 많이 비고, 너무 보고 치려고 해서 턱이 들리는 습관이 있는데 계속 수정하면서 보완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는 부분이라 특별히 생각도 많이 하고 연구하는 중입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경기와 아쉬웠던 경기가 궁금합니다.
"마음에 들었던 경기는 없습니다… 제가 특히 만족을 잘 못합니다. 매번 어떤 부분이든 아쉬워서… 그래도 꼽자면 태국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인 티라윳 카오랏 선수와 했던 경기예요. 사람들이 보기에 제 경기 중 제일 지루했던 경기였을 수도 있겠지만 타격전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작전 수행을 한 경기였어요. 저와 팀에서는 제일 만족한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경기는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최근에 한 옥래윤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많이 생각납니다. 너무 작전에 대해 집착해서 초반부터 말렸는데도 중간에 수정을 못하고 고집을 부리다 져서 아쉬움이 커요."
 
- 롤모델로 삼고 있는 파이터가 있으시다면 그 이유까지 들어보고 싶어요.
"먼저 가장 가깝게 있는 사람들 중에선 찬성이형입니다.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고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성격이나 행실도 그렇고 정말 여러 부분에서 리스펙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롤모델'이라고 하면 제가 그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비춰진 것으로만 평가해야 하는지라 어려워서 정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롤모델이라고 한다면 이소룡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파이터라고도 할 수 있으니…

엉뚱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경기력이나 스타일, 체력 이런 것으로 롤모델을 정할 순 없고, 이소룡은 그의 무술로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부분이나 창의적인 생각들. 전부 다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의 전장인 MMA에서 찾아보고 싶고 닮고 싶습니다."
 
- 아직 한창인 나이와 발전속도를 봤을 때 미래가 밝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여기서 멈출 기원빈 선수가 아닌지라 향후 포부 등이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너무 부족하고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가장 가까운 방어전에서 이기는 게 목표이고, 많은 선수들과 싸워가면서 발전하며 성장해가는 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기회가 올 거라 믿고, 그 순간을 잡기 위해 언제나 준비할 것입니다. 어디에 가서 챔피언이 되고 이런 것도 목표이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제가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 전까진 포기하지 싶지 않아요.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랑꾼 기원빈
 
 친한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지금의 아내에게 기원빈은 첫눈에 반했다고 말한다.

친한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지금의 아내에게 기원빈은 첫눈에 반했다고 말한다. ⓒ 기원빈 제공

 
- 기원빈 선수 카톡 프로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본인 사진은 없고 어떤 여성분 사진만 있어서 다른 분 카톡인가 순간 오해했거든요. 나중에 아내 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아내 분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신 것 같아요. 어떻게 만나셨고, 결혼까지 이어진 것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내는 친한 친구가 소개를 시켜줘서 만나게 되었어요. 처음 보자마자 좋았고 성격에 더 반했었어요. 그렇게 고백해서 연애하게 되었고 100일날 같이 축하하며 제가 1000일에 청혼한다고 그랬었죠. 그렇게 잘 만나다 그날이 되어 청혼했고, 다행히 받아줘서 결혼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 역시 사랑꾼이신 것 같습니다. 조금 추상적인 질문같지만 기원빈 선수에게 아내란 어떤 존재일까요?
"직업 특성상 운동도 오래하고 생각도 많이 하다 보니 시간을 같이 못 보낼 때도 많아요. 항상 부족한 남편일 텐데도 언제나 배려해주고 먼저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제가 부모님에게도 의지를 안 하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아내에게 의지하게 되고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저보다도 어른스럽고 사려 깊어서 많이 배웁니다. 아내는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죠."
 
 팀동료 및 지인들과 함께

팀동료 및 지인들과 함께 ⓒ 기원빈 제공

 
- 파이터가 아닌 인간 기원빈으로서의 목표와 미래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
제 꿈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건 아닙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라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에게 많은 동기부여도 주고싶고 제 생각도 공유하고 싶고… 그러려면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다른 선수들처럼 타고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몸치에 가깝습니다. 그런 사람이 노력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고 알리고 싶습니다. 미래에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도와주고 싶고 올바른 길로도 인도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생각하고 있는 꿈들은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 실력으로 증명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월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로테이션) / 월간 점프볼에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