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펜싱 샤브르 대표팀(김지연, 윤지수, 최수연, 서지연)이 31일 일본 마쿠하리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샤브르 단체 동메달 결정전 이탈리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7.31

한국 여자 펜싱 샤브르 대표팀(김지연, 윤지수, 최수연, 서지연)이 31일 일본 마쿠하리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샤브르 단체 동메달 결정전 이탈리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7.31 ⓒ 연합뉴스

 
한국 펜싱이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지연(33), 윤지수(28), 최수연(31), 서지연(28)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11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이탈리아를 45-42로 꺾었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남자 사브르의 김정환이 유일하게 동메달을 따냈지만 남자 사브르(금메달), 여자 에페(은메달), 남자 에페(동메달)에 이어 여자 사브르까지 단체전에서 4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날 첫 경기인 8강전에서 세계랭킹 5위인 난적 헝가리를 상대로 접전 끝에 45-40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내친김에 결승 진출까지 기대했지만,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세계랭킹 1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너무 강한 상대였다. 한국은 26-45로 완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패색 짙던 한국, '승부사' 윤지수가 살렸다 

그러나 동메달을 놓고 싸워야 할 상대도 러시아 못지않게 강한 세계랭킹 2위 이탈리아였기에 실망할 여유도 없었다. 더구나 한국은 주전 선수인 최수연이 준결승을 치르며 어깨 부상이 악화되자 후보 선수인 서지연이 대신 나서게 댔다.

예상대로 이탈리아는 강했다. 1라운드에 나선 에이스 김지연부터 상대 선수인 이레네 베키한테 먼저 5점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근소하게 따라가며 어렵게나마 승부의 긴장감을 유지하던 한국은 4, 5라운드에 나선 서지연과 김지연이 각각 베키, 미켈라 바티스톤에게 잇달아 1-5로 눌리면서 15-25로 순식간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한국을 살려낸 것은 윤지수였다. 6라운드에서 로셀라 그레고리오와 맞붙은 윤지수는 먼저 1점을 내주며 15-26으로 무려 11점 차까지 벌어졌지만, 이후 무서울 정도로 맹공을 펼치면서 11점을 올렸다. 반면에 잃은 점수는 5점에 불과해 26-30으로 따라붙었다.

7라운드에 나선 서지연도 이 기세를 이어받아 바티스톤을 몰아붙여 도저히 어려울 것 같던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먼저 35점에 도착했다. 

부상·불운 이겨내고 따낸 귀중한 메달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윤지수가 다시 8라운드에 나서 40-38로 리드를 지켰고, '맏언니' 김지연이 마지막 9라운드를 맡아 고레고리오를 상대로 접전 끝에 5점을 빼앗으며 승리에 필요한 45점을 모두 채운 뒤 동생들과 함께 울먹이며 감격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동메달은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온갖 부상과 악재를 이겨내고 획득한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한때 출전을 포기할뻔했다가 재기에 성공했다. 

80~90년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며 통산 117승을 거둔 '명투수' 윤학길의 딸로 더 유명한 윤지수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후보 선수였으나, 이번 대회에서 주전으로 나선 데 이어 이탈리아를 상대로 과감한 공격을 펼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최수연도 어깨 부상을 참고 8강전과 준결승을 버텼고, 이를 대신에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서지연도 갑작스러운 출전에도 불구하고 제 몫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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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펜싱 김지연 윤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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