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MBC <나 혼자 산다>는 금요일 밤을 대표하는 예능 중 하나지만 요즘의 위상은 한창 시절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출연진들의 잇단 구설수, 식상한 내용에 시청자들은 하나둘씩 <나 혼자 산다>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결국 제작진은 황금기 멤버 전현무를 다시 영입하는 등 재정비에 나서긴 했지만 눈에 띄는 효과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의외의 초대손님이 정체기 혹은 뒷걸음질 치던 이 예능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바로 MBC <놀면 뭐하니?> 'MSG워너비'로 재평가 받고 있는 가수 박재정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일 방송분을 통해 처음 등장한 그는 축구 유니폼이 가득한 집 풍경을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묘한 관심을 일으켰다. 보컬 그룹 활동과 더불어 관찰 예능에도 나서면서 그동안 <나 혼자 산다>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던 진정성을 작게 나마 보태고 있다.

독립 후 부모님과의 재회... 뜻밖의 수면 장애 고백​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지난 30일 두번째로 <나 혼자 산다>를 찾아온 박재정의 하루는 부모님의 식당을 찾아가는 일부터 시작되었다. <놀면 뭐하니?> 방영 당시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식당의 일과는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워낙 바쁜 활동 탓에 독립 후 근 두달만에 찾아 왔다는 그는 반찬 정리부터 영업 준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방송 효과 덕분에 식당을 찾는 분들이 늘면서 부모님은 영업에 여념이 없었다. 

​끊임없이 몰려 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조금 한산해질 무렵, 뒤늦은 식사를 함께 하면서 부모님은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손님들이) 거의 다 네 팬이야"라는 말로 <놀면 뭐하니?> 이후 달라진 상황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시기도 했다고. 그러나 아들의 독립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중 의외의 사실이 공개됐다. 

사실 지난해 박재정은 제대로 잠 한숨 자기 어려울 만큼 수면 장애를 겪었다고 한다. 그는 "일도 없었고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잠이 안 오고 생각만 많아졌다"고 고백했다.

"잘못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돼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면 끝이 없더라. 지금은 행복한 상태다."

동생과의 우애...늦은 밤 쏠쏠한 재미 선사​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어머님이 챙겨준 각종 밑반찬과 생필품을 한가득 손에 들고 박재정이 찾아간 곳은 동생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어느 가게였다.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하기 위해 무더운 여름날 버스를 타고 찾아간 그는 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여느 형제와는 다르게 서로 살갑게 대하면서 박재정은 그동안 궁금했던 일상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연기자 지망생이라는 동생을 위해 그는 MSG워너비로 함께 활동하며 친분을 쌓은 이동휘와의 전화 통화를 주선해주기도 한다. 평소 롤모델로 생각했던 선배 배우와 전화로나마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동생은 인사 도중 음이탈을 할 만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베란다에 둘러 앉아 삼겹살 함께 나눠 먹는 형제는 보는 이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줬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은 "저에겐 과분한 형이다. 5만 줘도 되는데 7~8이상을 아낌없이 준다"고 고마움을 표해 박재정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왁자지껄한 소동이나 근사한 이벤트 같은 내용 없이도 이날 <나 혼자 산다>는 늦은 금요일 밤 쏠쏠한 재미를 선사해줬다. 

시청자가 바라는 평범한 일상의 귀환​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30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그동안 <나 혼자 산다>는 마치 다른 세상 속 이야기를 보는 듯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성공한 연예인들이 주로 출연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화면에 등장하는 화려한 일상과 친목 모임 등은 "우리와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야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외부 나들이나 각종 이벤트까지 덧붙여지다보니 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물음표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박재정의 <나 혼자 산다> 등장은 요즘 예능을 통해 새롭게 관심 받는 인물의 출연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서 사라졌던 평범한 일상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수원 삼성과 해외 유명 축구팀 유니폼과 용품들로 가득채워진 집안 풍경은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방송 효과라는 도움이 존재했지만 모처럼 끊이지 않는 주문과 예약으로 발 디딜 틈 조차 없을 만큼 북적이는 식당의 모습에 흐뭇해 하는 박재정은 표정은 고생하는 부모님을 둔 자녀의 심정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오디션 우승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 후 여러 해 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가수의 '주목'과 맞물려 <나 혼자 산다>는 보는 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물론 시끌벅적한 모임이나 엉뚱한 에피소드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소탈하고 진솔함을 전해주는 초대손님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평범한 일상 이야기의 귀환이야 말로 <나 혼자 산다>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던 바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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