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감까지 몇 시간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을 맞바꾼 팀이 나왔다.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그 주인공이다.

두 팀은 31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2: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kt에서는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영입하게 됐고, 롯데에서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 이강준을 품었다.

kt와 롯데의 트레이드, 이번이 역대 네 번째

이날 전까지 kt와 롯데는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진행한 적이 있다. 2015년 5월 2일에는 투수 박세웅을 포함해 5:4 트레이드가 있었고, 2017년 4월 18일에는 2:2 트레이드로 내야수 오태곤과 투수 배제성이 kt로 향했다.

가장 최근 트레이드였던 2020년 12월 4일에는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이 kt로 이적하고, 롯데는 투수 최건과 2022년 2차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았다. 이번이 양 팀의 역대 네 번째 트레이드였다.

이강철 감독의 총애를 받을 정도로 kt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강준이었지만,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준이 좋은 투수임에도 kt 입장에서는 당장 급한 부분을 메워야 했던 것이 눈에 띄는 트레이드다.
 
 kt 위즈로 이적하게 된 오윤석과 김준태

kt 위즈로 이적하게 된 오윤석과 김준태 ⓒ 롯데 자이언츠

 
경험 많은 오윤석, 내야진에 큰 힘 보탤 것으로 기대

2014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이듬해 1군서 데뷔한 오윤석은 2019년부터 많은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10월 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에 33경기에 출전하는 등 퓨처스(2군) 팀보다 1군에서 머무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붙박이 주전 내야수로 거듭나진 못한 상태였고, 후반기 돌입 이전에 kt의 부름을 받았다.

현재 롯데 내야진은 포화 상태에 가깝다. 특히 주전 2루수 안치홍이 30일 롯데 구단과 FA 2년 연장 옵션을 실행하면서 이적 없이 2023년까지 뛰기로 합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안치홍 이외에도 나머지 내야수들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오윤석으로서는 더 이상 롯데 내에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kt로 이적하게 된 것이 선수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kt 구단 역시 트레이드 이후 기대감을 드러냈다. kt 이숭용 단장은 "오윤석은 내야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해 수비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테랑 2루수 박경수를 받쳐주는 역할도 가능하고, 다른 포지션에서 힘을 보탤 수도 있어 오윤석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확실한 안방 보강 원했던 kt가 택한 카드, 김준태

오윤석과 함께 kt로 이적한 김준태는 지난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주전 포수 역할을 맡았다. 타율 0.225 5홈런 43타점 OPS 0.671로 기록이 만족스럽진 않았으나 팀의 어려운 가운데서도 안방을 잘 지켜주었다.

올 시즌에도 47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기회를 받은 김준태는 6월 말 왼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까지는 아직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팀을 옮겼어도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kt가 김준태를 품은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전 포수 장성우와 함께 무게감을 더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주로 허도환, 이홍구가 백업 포수로 활약했으나 kt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이숭용 단장은 "김준태는 포수로서 수비 능력뿐만 아니라 선구안과 빠른 배트 스피드 등 타격 잠재력이 우수한 선수다"며 영입 배경을 밝혔다. 복귀 이후 김준태가 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발전했던 김준태의 가능성을 엿봤고, 그 선택이 옳았음을 이제는 선수가 증명해야 한다.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김준태가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kt의 이번 트레이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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